박지성, ‘부활의 날개’ 활짝 펼친다

입력 2009.11.13 (09:52)

수정 2009.11.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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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덴마크 축구대표 평가전 관전포인트

한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덴마크 에스비에르의 블루워터아레나 스타디움에서 덴마크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대표팀이 유럽 팀과 격돌하는 것은 허정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이며, 2007년 2월 런던에서 벌인 그리스와 평가전(1-0 승) 이후 2년9개월 만이다.
이번 경기는 승패를 떠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서 반드시 극복해야 할 유럽 팀을 상대로 해법을 찾는 기회다.
한국-덴마크 경기의 관전 포인트를 살펴본다.
◇박지성 부활의 날개 펼까
대표팀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이번 경기에 과연 뛸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컸다. 무릎 부상 후유증 때문이다.
박지성은 지난달 대표팀에 합류해 세네갈과 평가전을 치르고 맨유에 복귀한 뒤 오른 무릎이 부어 올라 치료와 재활과정을 거치면서 7경기 연속 출전하지 못했다.
대표팀 합류 전 4경기까지 포함하면 최근 11경기 연속 결장이었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박지성에게 좀 더 휴식이 필요하다며 대표팀 합류에 난감해 하기도 했다. 하지만 허정무 감독은 몸 상태를 직접 확인하겠다면서 불러들이기로 해 박지성의 뜻과는 무관하게 구단과 대표팀의 `기 싸움' 양상으로 일이 번지는 듯했다.
박지성은 현재 경기를 뛰는데 아무 문제가 없을 만큼 몸 상태가 좋아졌다.
13일 오전 대표팀에 파견된 맨유의 수석 피지컬 트레이너 토니 스트러드윅 씨는 대표팀 의무팀과 코치진을 만나 그동안 박지성을 구단에서 어떻게 치료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관리해나갈 것인지를 이야기하고 나서 이제 경기 출전은 문제없다고 확인해줬다.
스트러드윅 씨는 2008년부터 심박 수와 혈액 내 젖산 농도, 근육 파워를 측정한 과학적 자료를 대표팀 의무팀에 전달하며 최근 박지성이 왜 소속팀 경기에 뛰지 못했는지를 설명했고, 박지성을 둘러싼 여러 가지 오해도 풀었다.
이제는 박지성이 보여줄 차례다.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이고 대표팀에서는 물론 소속팀에서도 하루빨리 다시 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박지성으로서는 이번 경기를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유럽 해법 찾아라
유럽에 배정된 월드컵 본선 티켓은 13장. 본선 조별리그 8개조 중 5개 조에는 유럽 두 팀이 포진한다는 이야기다. 덴마크가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과 같은 조가 될 수도 있다.
유럽은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에 도전하는 허정무호로서는 반드시 넘어서야 할 벽이다.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에서 유럽 축구는 크나큰 좌절을 안겼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유럽팀과 18차례 맞붙었지만, 안방에서 열린 2002년 한일 월드컵(3승1무2패)을 제외하고, 1954년 스위스 대회 헝가리와 첫 경기(0-9 패)부터 2006 독일 대회 스위스와 조별리그 3차전(0-2 패)까지 원정경기에서는 4무8패로 단 한 번 이겨보지 못했다.
모르텐 올센 감독이 지휘하는 덴마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7위(한국 48위)로, 이번 남아공 월드컵 유럽예선에서도 포르투갈, 스웨덴 등을 따돌리고 조 1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강팀이다.
한국은 덴마크와 A대표팀 간 경기를 2006년 홍콩 칼스버그컵 때 처음 치렀는데 1-3으로 졌다.
1998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킹스컵(1-2 패)과 2010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컵(0-2 패)에서는 덴마크 리그 선발팀이 참가했는데도 모두 패했다.
태극전사들은 이번 덴마크와 경기를 통해 유럽팀을 극복할 수 있는 해법과 자신감을 얻어야 한다.
◇잔디와 날씨 적응이 변수
대표팀은 20시간이 넘게 장거리 이동을 했다. 한국과 덴마크는 8시간의 시차도 있다. 덴마크에 도착한지 나흘 만에 치르는 이번 평가전은 이래저래 쉽지 않은 경기다.
특히 겨울철 유럽 특유의 날씨와 그라운드 사정이 변수다.
대표팀은 덴마크에 도착한 이후 햇빛을 본 적이 없다. 3∼5℃ 사이 기온에 온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이어졌다. 현지 교민 말로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이 같은 날씨가 계속된다고 한다. 경기 당일도 비가 예보됐다.
날씨가 이렇다 보니 잔디 상태가 좋을 리 없다. 덴마크 도착 후 첫 훈련을 한 2부리그 클럽 프레데리시아의 홈 구장 모냐사 파크는 물론 경기를 치를 에스비에르의 블루워터아레나 스타디움의 그라운드는 진흙탕에 가까웠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부상이 걱정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차두리(프라이부르크)는 "분명히 유럽에는 이보다 좋은 잔디를 가진 경기장이 많지만 어쩔 수 없다. 날씨도 안 좋고 최상의 조건은 아니지만 거기게 맞춰 준비하고 경기해야 한다"면서 "독일에 오래 있어보니 이맘 때가 되면 항상 해가 안 나고 비가 계속 와 잔디가 길고 깊다. 근육 부상도 많이 생긴다. 잘 먹고, 잘 준비하고, 잘 쉬어서 선수들이 부상없이 경기를 뛰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기성용(서울)도 "그라운드 사정이 상당히 안 좋은 것 같다. 플레이하는데 많이 미끄럽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어 좀 더 많이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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