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위 우승 화제 ‘부족한 2% 채웠다’

입력 2009.11.16 (15:12)

미셸위(20.나이키골프)는 프로 전향 이후 처음 출전한 2006년 4월 미국여자프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최고의 화제 선수였다.
2003년에 이어 3년 만에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서 선두와 3타차 2위로 경기를 시작한 미셸위는 장타와 힘이 넘치는 아이언샷을 마음껏 뽐내며 카리 웹(호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등과 우승 경쟁을 펼쳤다.
17번 홀까지 선두에 1타차까지 따라붙은 미셸위는 18번 홀(파5)에서 티샷을 300야드까지 날린 뒤 5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살짝 넘어갔지만 버디 사냥은 당연해보여 연장전 합류를 기대했다.
그러나 핀에서 7.6m 거리에서 웨지로 살짝 굴린 세 번째 샷은 홀을 지나쳤고 3m 버디 퍼트도 홀 언저리를 스치며 빗나갔다. 결국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하고 고비에서 주저앉는 순간이었다.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LPGA 투어 정규 멤버로 출전한 2009년 2월 하와이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 SBS 오픈.
10번 홀까지 안젤라 스탠퍼드(미국)에 3타차로 앞서 고대하던 첫 우승에 바짝 다가선 미셸위는 11번 홀(파4)에서 티샷이 해저드에 빠져 1벌타를 받고 세 번째 샷을 해야 했고 이마저도 그린을 지나치면서 이 홀에서 한꺼번에 2타를 잃고 말았다.
주춤하던 스탠퍼드는 힘을 얻은 듯 13번 홀(파3)부터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 순식간에 미셸위를 2타차로 따돌리고 선두를 탈환했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세계골프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던 미셸위가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은 일은 일일이 열거하기가 민만할만큼 많았다. 주로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하고 어이없는 실수나 결정적인 한방이 없었던 탓이었다.
그만큼 첫 우승 도전사는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16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과달라하라 골프장에서 열린 로레나 인비테이셔널에서 미셸위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플레이를 보여줬다.
최종 라운드 12번 홀(파4)에서 티샷을 카트 도로로 날린데다 두 번째 샷도 바로 앞 나무를 맞고 튀어나오는 위기를 맞은 위성미는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며 위기를 보기로 넘겼다.
폴라 크리머(미국)가 1타 차 2위로 쫓아오던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도 미셸위는 두 번째 샷이 벙커로 날아갔지만 오히려 버디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처럼 미셸위가 첫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약점이던 쇼트게임과 그린 플레이에서 눈에 띄게 실력이 향상된데다 정신력까지 강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린을 놓치면 거의 틀림없이 보기로 홀아웃하곤 했던 미셸위는 이번 대회에서 72홀을 도는 동안 56회 그린에 공을 떨궜고 보기를 6개로 틀어막았다.
특히 퍼팅 실력은 몰라보게 나아졌다. 1∼2m 거리의 짧은 퍼트를 놓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은 위성미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었다.
이번 대회에서 미셸위는 나흘간 퍼트를 120번 시도해 라운드 평균 30개로 적은 편이 아니었지만 올 시즌 그린에 공을 올렸을 때 퍼트 수가 1.76개로 투어 전체에서 공동 5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향상된 실력을 보였다.
또 올해 투어에서 라운드당 평균 4.16개의 버디로 1위를 달리고 있기도 하다.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미셸위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10승, 챔피언스투어에서 14승을 거둔 데이브 스탁턴으로부터 퍼팅 레슨을 받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쇼트 게임이 좋아지면 반대로 거리가 주는 경우가 꽤 있지만 미셸위는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269야드로 투어 5위에 올라 장타자의 모습을 여전히 유지했다.
미셸위는 이날 우승을 차지한 뒤 "지고 있던 부담을 덜었다"며 기쁘면서도 한 편으로는 그동안 불편했던 마음고생에서 벗어난 소감을 함께 밝혔다.
골프 전문지 골프월드의 칼럼니스트 론 시락은 이날 인터넷판에 '이제 더 이상 멈춤은 없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미셸위의 이번 우승은 위대한 선수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신적인 면의 성숙함과 함께 기량 면에서도 완숙의 경지를 향해 가고 있는 미셸위가 이번 우승을 발판으로 어디까지 뻗어나가게 될지 전 세계 골프팬들의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