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단 비에 푹 쉬고 ‘역전 맹타’

입력 2009.11.23 (09:14)

수정 2009.11.2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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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덕에 푹 쉰 '골프 지존' 신지애(21.미래에셋)가 맹타를 휘두르며 '올해의 선수상'을 향해 줄달음쳤다.
2라운드에서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신지애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휴스터니안 골프장(파72.6천650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09시즌 마지막 대회인 LPGA 투어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쓸어담고 보기는 1개로 막아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가 됐다.
선두 크리스티 맥퍼슨(미국)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대회 첫날 1라운드 때만 해도 "피곤하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고 하소연했던 신지애로서는 이틀간 비 때문에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이 보약이 된 셈이다.
특히 올해의 선수와 최저타수, 다승 부문에서 경쟁 중인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3개의 제자리걸음에 그치며 신지애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밀려 기쁨이 더했다.
현지 시간으로 전날 날이 어두워져 2홀을 남겼던 신지애는 모두 파로 막았고 1홀만 남겨놨던 오초아 역시 타수를 지켰다. 아직 2라운드가 다 끝나지 않아 순위는 약간 변할 가능성이 있다.
1라운드에서 4타나 앞서갔던 오초아를 가볍게 추월한 신지애는 24일 열리는 최종 3라운드에서 시즌 마지막 대회 우승과 함께 올해의 선수 등극을 예고했다.
신지애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이미 확보한 신인왕, 상금왕에 올해의 선수, 그리고 다승왕까지 4관왕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오초아가 우승하지 않는다면 6위 이내만 입상해도 올해의 선수 트로피는 신지애 몫이다. 오초아는 우승해야만 자력으로 올해의 선수에 오르는 불리한 입장이다. 대회가 4라운드에서 3라운드로 줄어들자 오초아의 처지는 더 다급해졌다.
2라운드에서 타수를 크게 줄인 신지애는 최저 타수 1위도 사정권에 넣었다.
평균타수 2위(70.27타) 신지애가 최종 라운드에서 1위(70.22타) 오초아와 타수 차를 3타 이상 벌리면 역전이 가능하다.
1라운드를 마친 뒤 무려 이틀을 쉰 신지애는 전반에 버디만 4개를 뽑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11번홀(파4) 보기로 잠시 주춤했지만 12번홀(파5)에서 곧바로 버디로 이를 만회한 신지애는 13, 14번홀(이상 파4)에서 2m 정도의 버디 퍼트가 연달아 홀을 돌아 나가는 불운을 겪기도 했으나 16번홀(파5)에서 한 타를 더 줄이며 오초아를 추월했다.
특히 전날 일몰로 경기 중단이 선언되기 직전까지 신지애는 오초아에 1타를 뒤지고 있었지만 경기 중단 사이렌을 울리자마자 신지애는 16번홀에서 버디를 잡고 오초아는 17번홀(파3)에서 1타를 잃어 희비가 엇갈렸다.
신지애는 "비로 이틀 쉰 것과 교민 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내일 하루 남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오초아는 이날 경기를 마친 소감을 말하지 않았다. LPGA 투어 관계자는 "(오초아가) 어떤 말도 하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맥퍼슨은 이날 버디만 5개를 뽑아내며 8언더파 136타를 쳐 단독 선두에 나섰다. 2007년 투어에 입문한 맥퍼슨은 올해 나비스코 챔피언십 등 준우승만 두 번 했고 아직 우승 경험은 없다.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헤더 보위 영(미국)이 오초아와 함께 공동 3위를 달렸고 박세리(32)와 최운정(19) 등이 4언더파로 공동 8위에 올랐다.
최나연(22.SK텔레콤)은 잔여 2개 홀에서 모두 보기에 그쳐 2언더파 142타, 공동 22위로 밀렸다.
크리스티 커(미국), 미야자토 아이(일본)가 김송희(21) 등과 함께 3언더파 141타로 공동 15위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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