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그렇다면 아이티의 굶주림이 어느정도인지 알아봅니다.
현지 판사조차 밥을 구하러 헤매고 다니는 아이티 수도의 거리를 한창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진 발생 엿새째 아이티는 산 자와 죽은 자가 함께 거하는 곳이 됐습니다.
산 자는 죽은 자 옆에서 그대로 잠을 자고 먹을 것을 찾아 나섭니다.
살아남은 자들에게 이젠 죽음보다 굶주림이 문제입니다.
<녹취> “아무 것도 없어요. 배가 고파요.”
이번 지진으로 부모를 잃고 대통령궁 앞 피난소에 온 다섯 남매.
사흘째 굶었지만 음식을 주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굶주림은 신분을 묻지 않고 찾아온 아이티의 현실이 됐습니다.
지방법원 판사인 오나 씨도 거리로 나섰습니다.
교회 대피소에라도 가면 먹을 걸 구할 수 있을까 싶어섭니다.
그러나 천막 자리조차 구하기 어려운 상황.
가까스로 천막은 쳤지만 음식은 없습니다.
<인터뷰> 오나(판사) : "먹을 것을 구하러 왔는데 오늘밤도 굶어야 하네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막막합니다."
그래도 이 사람은 행복한 편입니다.
오늘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 때문입니다.
이걸로 오늘 한 가족의 굶주림을 해결해야 합니다.
<녹취> "지난 5일 동안 먹은 것이 아무 것도 없어요."
이제 지진의 공포는 이제 굶주림의 분노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먹을 물과 음식을 찾아 거리를 헤메는 아이티 사람들, 이들이 내일 무엇을 먹을 수 있을지는 오직 신만이 알고 있습니다.
아이티 수도 포르토 프랭스에서 KBS 뉴스 한창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