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가상 아르헨전’ 예방주사

입력 2010.05.16 (21:42)

수정 2010.05.1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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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평가전 일정을 시작한 축구대표팀이 '가상의 아르헨티나'인 에콰도르를 상대로 남미 축구의 스피드와 개인기에 맞설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을 맛봤다. 결론은 스피드와 결정력. 그리고 집중력이었다.

축구대표팀은 16일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에콰도르와 평가전에서 '막내 공격수' 이승렬(서울)과 '막내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이청용의 추가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대표팀은 지난 2008년 1월 허정무 감독의 데뷔전으로 치렀던 남미의 강호 칠레와 평가전에서 0-1로 패한 이후 2년 4개월여 만에 에콰도르를 상대로 승리를 챙기며 남미 축구에 대한 자신감을 찾았다.

이승렬의 골이 터지는 과정은 그동안 한국 축구의 과제로 지적돼온 '간결한 패스-결정력 높은 슛'의 완성판을 보여줬고, 이청용의 추가골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결과였다.

◇유연한 전술변화 '완성도 높이기'

허정무 감독은 에콰도르와 평가전에서 이동국(전북)-염기훈(수원) 투톱을 중심으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김재성(포항)의 좌우 날개에, 기성용(셀틱)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세워 공격을 전개했다.

지난 10일 소집됐지만 선수들이 전부 소집되지 않아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이지 못했지만 대표팀은 전반 초반 이동국을 정점으로 염기훈과 박지성, 김재성이 유기적으로 자리를 바꿔가며 효율적인 공격 루트를 찾는데 애를 썼다.

이청용의 백업으로 생존경쟁에 나선 김재성은 오른쪽 측면에서 속도를 높여 공격에 가담했고, 빈공간을 효과적으로 찾아들어 가면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전방에서 포스트 플레이를 펼친 이동국은 공격과 함께 적극적인 1차 수비 가담을 펼치며 공수 양면에서 힘을 보탰지만 후반 14분 완벽한 골 기회를 놓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후반 21분 이동국을 대신해 투입된 이승렬은 염기훈의 백헤딩 패스를 받아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수비수 2명을 제치는 과감한 돌파에 이은 정확한 왼발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려 '스피드업'이 절실한 대표팀에 활력소가 됐다.

이청용 역시 후반 막판 흐트러지기 쉬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상대 수비수와 골키퍼가 엉키는 장면에서 추가골을 만들어 냈다. 스피드업과 집중력의 효과적인 조화였다.

◇공수 간격조절 '조직력을 살려라'

남미 강호 에콰도르를 2-0으로 꺾으면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지만 과제도 남겼다. 전반에 미드필더와 수비수의 간격조절이 원활치 않으면서 에콰도르 공격진이 편하게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내줬던 것은 아쉽기만 했다.

역습상황에서 전진했던 수비수들이 공격이 차단된 상황에서 미드필더와 적절한 간격을 유지해주지 않고 너무 빨리 내려서면서 미드필드 지역에 공간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불어 상대 공격진이 측면으로 침투할 때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정확한 위치 선정을 못 해 압박의 효과도 제대로 나타나지 않은 것도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결국 지난 10일 소집돼 수비조직력이 완성되기 전인 만큼 오는 24일 일본과 평가전을 앞둔 대표팀으로선 주전 선수들을 빨리 확정해 치밀한 조직력을 가다듬어야만 한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공격수들이 수비에 가담할 때 미드필더와 수비진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수비가 너무 빨리 물러나도 공간을 내주게 된다"며 "압박하는 과정에서도 상대의 공격 속도에 맞춰 압박에 나설 선수의 숫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 해설위원은 더불어 "코너킥과 프리킥 등 세트 피스 상황에 볼의 투입 속도가 더욱 빨라져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상대 수비수들에게 차단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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