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 쐐기골 쏘고 빅리거 위용

입력 2010.05.16 (22:18)

수정 2010.05.16 (22:46)

빅리그 맹활약 후 A매치 해결사로..월드컵 골 기대

이청용(22.볼턴)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두고 주축 해외파로서 기대에 들어맞는 실력을 증명했다.

이청용은 16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에콰도르와 평가전에서 1-0으로 앞서던 후반 39분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을 터뜨렸다.

특유의 발재간과 공간을 보는 넓은 시야로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점은 기대됐지만 직접 해결을 한 것은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이청용은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아 수비수를 한 명 제치고 김보경에게 패스했고, 원터치로 페널티지역 안으로 다시 들어온 볼을 골로 연결했다.

마무리가 될 때까지 평정을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순식간에 이뤄진 2대 1 플레이라서 에콰도르 수비는 볼을 잡으려다가 흘리는 실책을 저지르고 말았다.

이청용은 침착하고 정확하게 골문 안으로 볼을 차넣었다.

쐐기골을 박은 후에도 이청용은 이날 경기가 월드컵 출정식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한 듯 관중과 공감하려고 근처 관중석 주위를 뛰며 두 팔로 날갯짓을 해댔다.

이청용은 경기 후 "시즌 끝내고 바로 뛰었는데 출발이 굉장히 좋았다"며 "이런 기세를 이어간다면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국민이 아주 즐거워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시즌을 마친 뒤 변화한 점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얻었고 그것을 이어갔다는 게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리미어리그를 치러내면서 플레이가 바뀐 게 있다면 헤딩을 잘하게 됐다"며 "볼을 다툴 때 다른 선수를 따돌리는 요령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나도 경계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여기는 모든 선수가 팀 승리만을 위해 모였고 모두가 진정한 프로 중의 프로"라며 애써 몸을 낮췄다.

이청용은 박지성과 후반 중반에 교체돼 들어오면서 왼쪽 미드필드를 소화한 데 대해서는 "그냥 오른쪽이냐 왼쪽이냐 차이만 있을 뿐이지 역할에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열린 월드컵 출정식에서 장내 아나운서를 통해 이청용이 호명되자 경기장은 떠나갈 듯한 함성으로 흔들렸다.

이청용은 자신의 달라진 위상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때로는 부담스럽고 어느 한순간에 팬들이 확 돌아서 버릴까 겁이 나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이내 "계속 열심히 해서 더 잘하면 더 많은 응원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활짝 웃었다.

한편 이청용은 이날 골을 터뜨린 뒤 반지에 키스하는 세리머니를 펼쳐 최고의 해결사인 `골든 보이' 안정환을 연상시켰다.

이청용은 "여자 친구를 위해 전부터 준비해온 반지 세리머니를 했다"며 "월드컵에서 이 세리머니를 할지는 선수들과 따로 상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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