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라이벌전’ 제어 못한 심판

입력 2010.06.21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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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와 아프리카 대륙의 간판선수들은 '죽음의 조'답게 열띤 공방전을 벌였으나, 심판이 선수들의 열기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해 흠을 남겼다.



21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월드컵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의 조별리그 G조 2차전 경기는 막판 흥분한 선수들이 몸싸움을 벌이면서 어수선하게 끝이 났다.



평소 예의바른 플레이로 명성이 높았던 카카(레알 마드리드)는 연달아 옐로카드를 받고 막판 경기장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브라질로서는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는 경기였고, 코트디부아르는 드로그바가 부상을 딛고 출전을 강행하면서까지 이겨야만 16강 진출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경기였던 만큼 선수들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격렬하게 부딪혔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진행한 스테판 라노이(프랑스) 주심을 비롯한 심판진은 이렇게 뜨겁게 달아오른 선수들의 열기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했다.



결국 브라질이 3-1로 앞선 후반 막판 억울한 희생자가 나왔다.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코트디부아르의 카데르 케이타(갈라타사라이)가 카카와 몸을 부딪히고 나서 경기장에 나뒹굴었고, 라노이 주심은 카카에게 옐로카드를 내밀었다.



앞서 한 차례 코트디부아르 선수들과 신경전을 벌이다 경고를 받았던 카카는 결국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하지만 느린 그림으로 확인된 장면은 케이타가 카카를 향해 돌진하고는 부딪히지도 않은 얼굴을 감싸쥐는 모습이었다.



케이타의 과장된 몸짓에 심판이 완전히 속아 넘어간 것이다.



카카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라노이 주심의 석연찮은 판정에 먼저 희생된 것은 코트디부아르였다.



후반 6분 터진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의 추가골이 문제였다. 파비아누는 페널티지역 안에서 절묘한 볼 트래핑으로 단숨에 수비수 세 명을 제치고 코트디부아르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파비아누는 두 번이나 핸드볼 반칙을 저질렀다.



처음 높게 띄워 날아온 공을 받을 때 파비아누의 손에 공이 맞았고, 마지막으로 수비수를 제치며 띄운 공을 받을 때는 아예 의도가 눈에 보이는 동작으로 오른팔을 갖다 대 공을 트래핑했다.



그러나 심판진 중 누구도 명백한 두 차례의 반칙을 잡아내지 못했다.



골을 넣고 나서는 더욱 부적절한 장면이 나왔다.



라노이 주심은 세리머니를 마치고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는 파비아누에게 웃으면서 말을 건넸고, 이에 파비아누는 손을 내저으며 사실이 아니라는 시늉을 했다.



라노이 주심 역시 이상한 낌새를 채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석연찮은 부분이 있었음에도 심판진과 상의도 없이 골을 인정한데다 지적은커녕 선수와 웃으며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은 분명 '판관'으로서 적절치 못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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