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재, 월드컵 아쉬움 날린 ‘선방’

입력 2010.07.15 (06:53)

수정 2010.07.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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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차기의 달인’이라는 이름값을 하고도 남은 멋진 선방이였다.



1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 수원 삼성의 포스코컵 8강전이 120분간의 `대혈투’ 끝에 승부차기로 들어가자 수원의 `붙박이 수문장’ 이운재의 진가가 빛을 발했다.



이운재는 승부차기에서 앞선 두 명의 키커에게 골을 내주면서 감을 익힌 뒤 부산의 3번째 키커 김근철과 7번째로 나선 이정호의 킥을 온 몸으로 막아내 수원의 6-5 승부차기 승리에 `화룡 점정’을 했다.



이운재는 자타가 공인하는 승부차기의 달인이지만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선방은 더욱 의미가 각별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대표로 선발돼 `월드컵 4회 출전’의 영광을 안았지만 정작 남아공에서는 후배 정성룡에게 주전 자리를 물려준 채 단 1초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을 앞두고 허정무 대표팀 감독으로부터 8강 진출의 `히든 카드’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따로 승부차기 훈련까지 했지만 통한의 패배로 결국 그를 위한 무대는 마련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운재는 이날 월드컵에서 활약하지 못한 아쉬움을 한풀이라도 하듯 경기 내내 신들린 선방을 펼쳤다.



연장전은 물론 승부차기에서도 키커 2명의 슛을 막아내는 명장면을 만들어내며 `거미손’의 무시무시한 위력을 과시했고 새로 사령탑을 맡은 윤성효 감독에게는 리그 데뷔전 승리까지 선물했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때도 8강에서 스페인과 벌인 승부차기를 승리로 이끌었던 그는 대표팀은 물론 K-리그에서도 승부차기만큼은 놓치지 않는 집중력을 발휘해왔다.



2004년에는 포항과 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마지막 키커 김병지의 킥을 막아내며 수원에 우승컵을 안겼고, 2009년 FA컵 성남과의 결승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나 선방하며 우승을 이끌었던 장면도 팬들의 기억에 뚜렷하게 남아있다.



이운재는 지금까지의 화려한 승부차기 경력에 이날 승리를 더하며 K-리그에서의 승부차기 전적을 11승1패로 끌어올렸다.



그는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승부차기 선방의 비결에 대해 "상대보다 먼저 움직이지 않고 항상 키커가 움직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반응하는 것이 요령이라면 요령"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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