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없는 컵대회 ‘뜨거워질 혜택 없나’

입력 2010.07.15 (08:57)

수정 2010.07.1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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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 컵대회인 포스코컵 2010 4강 진출팀이 모두 가려졌다. 14일 열린 8강전 네 경기 중 세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희비가 엇갈리는 등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하지만 리그 컵대회를 바라보는 K-리그 구단의 시선은 여전히 시큰둥하다.



전북 현대-울산 현대의 8강 경기에서도 리그 컵대회가 처한 현실은 잘 드러났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홈 경기임에도 주축 선수들을 거의 모두 빼고 프로 무대에서 한 번도 뛴 경험이 없거나 출전이 적었던 백업 멤버들 위주로 팀을 꾸렸다.



비록 최 감독조차 "깜짝 놀랄 만큼 잘해줬다"고 밝혔을 만큼 `무명의 2진'들이 맹활약해 울산을 2-0으로 완파했지만, 전북은 애초부터 이날 경기 결과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은 모습이었다.



최 감독은 "팀을 운영하는 감독으로서는 경기에 많이 못 나가는 선수들에게도 동기 부여가 필요했다"면서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 FA컵, 리그 컵대회 등 4개 대회를 준비하면서 다 욕심을 낼 수는 없다. 경기를 계속 치르면서 피로가 누적돼 부상자가 나올 수도 있다. 홈 팬을 생각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며 주전들을 뺄 수밖에 없었던 답답한 상황을 전했다.



전북은 당장 17일 대전 시티즌과 K-리그 원정경기를 치르고, 21일에는 강릉시청과 FA컵 16강전을 벌여야 한다. 이제 리그 컵대회에서도 4강에 올라 28일 경남FC와 4강 진출을 다투는 등 앞으로 사나흘 간격으로 경기가 이어진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K-리그에서는 6위에 올라 있는데, 앞으로 몇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4년 만의 정상 탈환을 목표로 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강에 진출해 있다.



최 감독은 "무엇보다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이 대회는 자격이 돼야 나갈 수 있으니까"라면서 리그 컵대회에 비중을 덜 둘 수밖에 없는 이유를 콕 꼬집었다.



AFC 챔피언스리그와 정규리그, FA컵 등을 모두 놓고 볼 때 리그 컵대회는 이미 K-리그 팀의 우선순위에서 맨 뒤로 밀려나 있다. 리그 컵대회에서는 우승해도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것이 적기 때문이다.



K-리그(1∼3위)와 FA컵(1위)은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려 있고, 아시아 무대로만 나가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참가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리그 컵대회 우승팀에는 우승 상금 1억원이 돌아가는 것이 고작이다.



우승 상금도 K-리그(3억원), FA컵(2억원)에 비해 적다.



전북과 맞대결한 울산의 김호곤 감독이 "전북을 이해할 수 있다. 리그 컵대회에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내거는 등 메리트가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고심하다 최근에는 지난해 리그컵 우승팀에 시즌 개막 전 열릴 국제클럽대항전 참가 기회를 주고 있지만, 구단에는 그리 매력적이지 못한 듯하다.



리그 컵대회 우승팀에 바로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주기 어렵다면 컵대회 우승팀을 K-리그 플레이오프에 참가시켜 경쟁 기회라도 주자는 등 여러 대안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뾰족한 해법은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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