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가을에 보자던 약속 지켰다”

입력 2010.09.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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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에 보자던 시즌 초 약속을 지켰다"



1위로 2010 프로야구 정규리그를 마치는 SK 와이번스 김성근(68) 감독이 오랜만에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한 시즌을 돌아보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성근 감독은 2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와 경기를 마지막으로 한 시즌을 마쳤다.



이미 지난 22일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김 감독은 이날 경기까지 승리하게 되면 84승47무2패로 SK의 팀 역대 최다승 기록까지 갈아치우게 된다.



경기를 앞두고 "시작이 어제 같은데 벌써 끝이구나 싶다"면서 말문을 연 김 감독은 "며칠 동안은 남들이 하는 야구를 보며 ’참 열심히 하는구나’라고 느끼고 즐겨야겠다"며 미소 지었다.



특히 "시즌 초 상황이 나쁠 때 ’가을에 보자. 1위로 야구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켰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2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되찾을 수 있던 계기로 4~5월 16연승 행진을 꼽았다.



"그때 달아난 것이 승인이다. SK 야구는 항상 그런 식이다. 지난 4년 동안 시즌 운영이 항상 그랬고, 경기에서도 초반에 달아난 것을 지키면서 승리한다"는 설명이다.



김 감독은 "우리 야구는 시즌 전 훈련 캠프부터 시작한다. 4년 내내 100%로 시즌을 출발하면서 빠르게 스타트를 끊었다"고 덧붙였다.



SK 지휘봉을 잡은 4년 동안 세 차례나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지만, 김 감독은 "제대로 이겼다 싶은 시합은 1년 동안 몇 차례 되지 않는다. 매 시합 후회가 남고 고통스럽다"면서 앞으로도 SK가 채워야 할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쉬워한 부분은 야구를 대하는 선수들의 ’깊이’다.



"선수들이 어느 정도는 싸울 줄 알지만, 더 깊은 데서 싸워야 한다. ’소프트웨어’의 한계를 넘어야 한다"는 진단이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선수들의 집중력을 예로 들었다.



"코치진은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해하고 예상하는데 오히려 선수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단순히 경기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듯 깊이 있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한 시즌 동안 선수들이 수 읽기에 져서 안타나 도루를 허용했던 경우를 조목조목 되짚으며 다시 한번 깊이를 강조했다.



"선수는 기술이 좋아도 머리가 나쁘면 안 된다. 다른 것을 못하더라도 기억력만 좋으면 잘할 수 있다. 수 읽기에서 져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 끝을 모르고 이어졌다.



이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지만 김 감독은 "마지막 경기를 지켜보러 팬들이 모였는데 당연히 이겨야 한다. 오늘 이기면 이틀 쉬고, 지면 하루만 쉬고 포스트시즌 준비에 들어가겠다"며 이날 경기까지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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