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대장 칭호’‥어떤 의미일까?

입력 2010.09.28 (15:16)

군 경험이 전혀 없는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과 그의 고모 김경희(당 경공업부장), 최룡해(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 김경옥(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4명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가 부여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정일 위원장의 아들과 여동생이 끼어 있기는 하지만 이처럼 군 출신이 아닌 순수 민간인에게 `인민군 대장' 칭호가 주어진 것은 최고권력자 `1인통치 체제'의 북한에서도 전례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따라서 이들에게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것 자체가 현 상황을 `비상국면'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반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김정은과 김경희가 대장 칭호를 받은 것은 군의 상위 정책지도기관인 당 중앙군사위원회나 국방위원회로 가기 위한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북한 정권의 핵심 인사들은 `정치군인'으로서 당 중앙군사위나 국방위의 위원 자리와 다른 주요 당직을 겸하는 경우가 흔한데, 김정은과 김경희가 호칭상 `대장'이 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20대 후반에 불과한 김정은의 나이와 일천한 경력, 김경희가 여성이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선군체제'의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보다는 당 중앙군사위에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정일 자신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당 중앙군사위에는 현재 5명의 위원이 있는데, 이을설이 가장 높은 `원수'이고 이하일ㆍ조명록ㆍ김영춘이 바로 아래인 `차수'이며, 김명국은 `대장'이다.

`대장' 지위면 당 중앙군사위 위원으로 가도 손색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가 하면 `원수-차수-대장-상장(중장)-중장(소장)-소장(준장)'의 6단계로 구분되는 인민군의 장성 계급 체계에서 김정은한테 `대장' 칭호가 주어진 대목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소장은 "김정은한테 `대장 칭호'을 부여한 것처럼 정치군인을 임명하는 것은 북한 군의 독특한 체제"라면서 "오극렬(대장)의 예를 볼 때 대장 칭호면 국방위 부위원장도 가능하지만 때마침 당대표자회가 열려 당 중앙군사위 쪽이 더 유력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과 김경희에게 `대장 칭호'를 준 것은 군에 관여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한을 부여했다는 뜻"이라면서 "김정은에게 군권을 넘기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고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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