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은퇴 후 진로는 심사숙고”

입력 2010.11.0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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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일본과 챔피언전은 보너스..거취는 심사숙고

"이것 아니면 다른 것이라는 식은 나답지 않잖아요. 후회가 남지 않을 선택을 하려고 한두 달 더 심사숙고하려 합니다"

SK 와이번스의 주장 김재현(35)을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이제 세 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한 김재현은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국내 고별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고 이제 선수로서는 타이완, 일본 프로야구 우승팀과 자웅을 겨루는 클럽 챔피언십 세 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타이완 우승팀 슝디 엘리펀츠와 경기를 하루 앞둔 3일 선수단과 함께 타이완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 도착한 김재현은 누구보다도 편안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3경기밖에 안 남았다"는 말에 한숨과 웃음이 섞인 탄성을 짧게 내쉰 김재현은 "하지만 나에게 마지막은 역시 한국시리즈였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보너스 같은 느낌"이라며 미소 지었다.

김재현은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어떤 길을 걸을지는 아직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어차피 길은 두 가지다. 야구와 관련된 일을 계속 하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일을 찾거나"라고 말을 꺼낸 김재현은 "27~28년 동안 내 전부를 차지했던 게 야구다. 어떤 길을 택하든 후회가 남아서는 안 되니까 앞으로 1~2달 정도 더 심사숙고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현 스스로 '야구냐, 아니냐'를 무 자르듯 나눠 놓고 고민하는 게 '김재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 아니면 다른 것'이라는 식은 나답지 않다.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은 온 힘을 다해 매진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나는 무엇을 하더라도 하나의 목표를 세워 두고 전력을 기울이며 살고 싶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김재현은 벌써 그라운드를 떠날 준비를 착착 해놓고 있었다.

타이완으로 떠나오면서도 자신의 장비를 모두 후배 임훈의 가방에 담아서 가져왔다. 아끼던 장비를 후배들에게 다 물려주고 가려는 생각이다.

김재현은 "일본과 클럽챔피언십까지 끝나고 나면 가방 그대로 임훈이 가져가면 된다. 나는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떠날 것"이라면서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가야 하지 않겠느냐. 다만 선수 생활 마지막에 입었던 유니폼만 하나 가져가고 싶다"고 웃었다.

김재현은 4~5일 벌어지는 슝디와 경기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후배들을 향한 굳은 믿음이 승리를 확신하는 이유다.

김재현은 "우리 팀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느슨해져 있다가도 경기에 들어가면 달라지는 능력이 있다. 한국시리즈 때도 첫 경기를 해 보고 '됐다' 싶더라. 다들 말없이 서로 느슨해지지 않도록 질책하고, 또 '나 때문에 경기를 망쳐서는 안된다'는 의지가 눈에 보인다. 후배들에게 내가 많이 배웠던 부분"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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