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결과에 만족…내일이 고비”

입력 2011.05.19 (18:59)

수정 2011.05.1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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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다 침침할 정도라 3언더파도 어려울 것으로 봤는데 오늘 결과에 만족한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한 최경주(41·SK텔레콤)가 왜 그의 별명이 '탱크'인지 보여준 하루였다.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 골프대회 1라운드.



최경주는 오후조인 오전 11시30분에 배상문(25·우리투자증권), 김비오(21·넥슨)와 함께 티샷을 하게 돼 있었지만 "눈에 막이 낀 것 같고 떨리는 바람에 라이를 읽기도 어려웠다"고 하소연했다.



17일 저녁 늦게 제주도에 도착해 컨디션 조절은 커녕 시차도 적응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에 나서야 했던 최경주는 "경기 시작할 때가 미국 시간으로 밤 12시, 새벽 1시였다"고도 말했다.



게다가 오전조에 비해 오후 바람이 강하게 불어 여러모로 불리했지만 최경주는 2번 홀 보기 이후 버디만 6개를 쓸어담으며 선두에 1타 차 공동 2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최경주는 "사실 이 바람은 (살고 있는) 댈러스로 치자면 평소에 부는 수준이라 익숙했다"며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제아무리 탱크라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솔직히 털어놨다.



"몸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피곤했다"는 그는 "그러나 많은 팬이 오셔서 격려를 해주셨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평일 오후였지만 1천 명이 넘는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아 최경주,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 등 인기 선수들을 따라다녔다.



최경주는 "내일은 (고향인) 완도에서도 배를 타고 오신다고 하는데 (대회 입장객이) 3만 명은 넘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그는 또 "사실 1라운드 시작하기 전에 2언더파 정도만 쳐도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5언더파가 나와 만족한다"고 말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말을 잘 듣지 않았던 퍼트가 이날은 잘 통했다.



퍼트를 26개로 막은 최경주는 "20m 안팎의 긴 거리 퍼트 상황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해 긴 퍼트 연습을 많이 하고 들어갔다. 그린 주위에서 띄우기보다 굴리는 작전을 많이 사용했는데 점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욕심을 아예 버리자"고 생각했다는 최경주는 강한 바람에 맞서 무리한 샷을 시도하기보다 바람을 적절히 이용하며 어프로치샷과 퍼트에서 승부를 건 전략이 주효한 셈이다.



20일 2라운드는 오전 6시50분에 시작하는 최경주는 "평소 오전조로 칠 때 출발 3시간 전에 기상하는데 내일이 고비다.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그는 "아침에 바람이 조용할 때 매 홀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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