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명진 “김효재 수석에게 돈 봉투 보고” 윗선 폭로

입력 2012.02.09 (12:46)

수정 2012.02.09 (15:05)

<앵커 멘트>

박희태 의장의 사퇴에는 돈봉투를 돌려받은 뒤 이를 김효재 정무수석에게 보고했다는 전 비서 고명진씨의 검찰 진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이른바 윗선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검찰이 오늘 박의장의 최측근인 조정만 비서관을 소환하는 데 이어 곧 김효재 수석도 직접 불러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김건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이른바 '뿔테남'으로 지목돼 검찰 조사를 받아온 박희태 의장의 전 비서 고명진 씨가 돈 봉투 사건의 '윗선'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고 씨는 최근 검찰에서, 문제의 돈 봉투를 고승덕 의원실로부터 돌려받은 뒤, 이를 당시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보고하고, 당시 재정을 총괄한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에게 돈봉투를 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돌려받은 3백만 원을 모두 개인적으로 썼다며, 윗선에 대해 철저히 함구해왔던 고씨가 기존 진술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고 씨는 언론사 보낸 고백의 글에서, "책임 있는 분이 권력과 아랫사람의 희생만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결단을 내렸다"고 심경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진실을 감추기 위한 거짓말이 들불처럼 번져 사건과 관련 없는 사람들까지 허위진술을 강요받는 상황이 됐다며, 검찰 조사과정에서 윗선의 압력이 있었음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오늘 조정만 비서관을 세번째로 불러 고 씨 진술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할 방침입니다.

또 조만간 김효재 수석도 소환해 돈 봉투 살포 지시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검찰은 오늘 전격 사퇴한 박희태 의장 역시 어떤 식으로든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어서, 사건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건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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