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엄포 비웃는 ‘막장 졸업식’ 뒤풀이 여전

입력 2012.02.10 (21:59)

수정 2012.02.10 (22:00)

<앵커 멘트>

졸업식 폭력을 막겠다고 경찰과 교사들까지 나섰지만 올해도 폭력장면은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습니다.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모두 폭력을 하나의 전통으로 받아 들이는 게 고리를 끊지 못하는 이유로 보입니다.

강나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선착장 주변에 늘어선 졸업생 10여 명을 선배들이 발로 마구 걷어찹니다.

충격이 큰 듯 휘청거리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갈가리 옷이 찢긴 학생들이 밀가루를 뒤집어쓴 채 거리 한복판에서 교가를 부릅니다.

폭력 뒷풀이가 끝난 뒤에는 자랑스럽게 단체사진까지 찍습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졸업 폭력.

학생들은 아예 문제의식조차 없습니다.

<인터뷰> 가해학생(음성변조) : "옛날에는 괜찮았잖아요. 밀가루랑 달걀 던지는 것.. 그런데 이제와서 이렇게 막으면 졸업식 뒤풀이도 안 하면 애들 어떻게 축하해주라고..."

소나무 아래가 새하얀 밀가루로 뒤덮였습니다.

졸업식 뒷풀이가 이뤄진 학교 뒤 야산입니다.

가해 학생들은 학교 전통이라는 이유로 졸업식이 끝난 학생들을 이곳 야산까지 모이게 했습니다.

경찰이 압수한 찢겨진 교복에는 밀가루와 케첩이 잔뜩 묻어있습니다.

피해 학생 십여 명도 폭력을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녹취> "(말해주기 힘드세요?) 그냥 말하기 싫다니까요. (친했던 형들이에요?) 친했죠. 형들이랑은..."

경찰이 강압적인 졸업식 뒷풀이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지만, 폭력에 길들여진 학생들이 달라질지는 미지수입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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