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일으켜 세운 ‘볼 코치의 마법’

입력 2012.07.31 (05:50)

수정 2012.07.3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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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기분이 가라앉은 것을 알고 마지막까지 북돋워주셨어요. 그 말씀이 큰 힘이 됐습니다."



박태환(23·SK텔레콤)이 30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딴 뒤 자신의 전담 지도자인 마이클 볼(50·호주) 코치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다.



박태환이 올림픽 2연패 꿈을 앗아간 실격파동을 이겨내고 이번 대회 자유형 400m에 이어 200m에서도 은메달을 딸 수 있었던 데에는 호주 출신의 명장 볼 코치 덕이 컸다.



볼 코치는 이번 대회에 호주 대표팀 코치로 참가했다.



볼 코치는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제자 스테파니 라이스가 3관왕(여자 개인혼영 200m와 400m, 계영 800m)을 차지하면서 올해의 호주 수영 코치상을 받기도 한 세계적 지도자다.



호주 대표 선수들을 챙기기에도 바쁜 처지지만 볼 코치는 박태환이 28일 자유형 400m 예선에서 부정 출발했다는 이유로 실격당하자 이를 바로잡고자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박태환은 볼 코치를 2010년 1월 처음 만났다.



그 후 2년 반이 흐른 지금 박태환은 볼 코치를 단순한 수영 지도자가 아닌 아버지처럼 생각하고 따른다고 주저 없이 말할 정도가 됐다.



볼 코치는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출전한 세 종목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좌절에 빠진 박태환에게 다시 수영하는 즐거움을 찾아준 지도자다.



박태환은 볼 코치의 지도를 받은 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자유형 100·200·400m에서 우승, 3관왕에 올랐고 지난해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자유형 400m 정상 자리를 되찾아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박태환은 런던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호주, 캐나다, 미국 등에서 지역대회에 출전했다.



볼 코치는 이때 최대한 많은 종목에 출전시키는 등 박태환을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이를 이겨낼 수 있도록 조련해왔다.



어떠한 돌발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극복할 수 있도록 미리 단련한 것이다.



볼 코치는 이번 대회에서 실격 파동 뒤 치른 자유형 200m를 앞두고도 "훈련을 잘 소화했으니까 훈련한 만큼만 하면 된다"며 자칫 방향을 잃고 헤맬 수 있었던 박태환에게 길을 보여줬다.



볼 코치의 격려는 결국 박태환을 다시 일어서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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