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SK ‘막강 왼팔 박희수 부러워’

입력 2012.09.05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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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인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로 화려하게 돌아온 '국보급 투수' 선동열 감독의 올해 꿈은 쓸만한 왼손 투수를 키우는 것이었다.

외국인 투수도 선발과 중간이 모두 가능한 왼팔을 원했고, 스프링캠프에서 좌완 박경태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제대로 풀린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일본에서 뛴 알렉스 그라만이 부상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이탈했고, 기대를 모은 메이저리그 출신 호라시오 라미레스도 기량 미달로 집에 돌아갔다.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평가한 왼팔 양현종은 제구력 난조로 기대를 밑돌았고 박경태와 진해수 등 왼손 불펜 요원은 왼손 타자 봉쇄라는 제 임무를 망각하기 십상이었다.

믿음직한 왼손 투수가 없는 KIA는 5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서 불펜 난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3-6으로 패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더욱 어려워졌다.

3-3으로 맞선 8회 1사 1루에서 박경태는 2루로 뛰던 주자 박정권을 견제로 잡아낼 수 있었다.

그러나 박경태로부터 공을 받은 1루수 조영훈이 2루에 악송구, 주자를 살려주면서 KIA는 위기를 맞았다.

김강민을 몸 맞는 볼로 내준 뒤 1사 1,2루에 바통을 물려받은 왼팔 진해수는 올라오자마자 왼손 타자 임훈에게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고 결승점을 줬다.

팽팽하던 승부가 순식간에 기울면서 힘이 빠진 KIA는 9회 2점을 더 주고 와르르 무너졌다.

올해 KIA 왼손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5점을 넘는다.

KIA가 승부처에서 왼손 투수 탓에 고전한 반면 SK는 '전가의 보도'인 왼팔 박희수가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하면서 승리를 가져갔다.

4-3으로 달아난 뒤 공수교대 후 8회 1사 2루 동점 위기에 올라온 박희수는 첫 타자 차일목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연속 삼진을 솎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9회에도 마운드를 지킨 그는 안타 1개를 맞았으나 세 타자를 범타로 잡고 승리를 지켰다.

박희수는 올해 선발진이 무너진 SK에서 셋업맨과 소방수를 오가며 7승1패6세이브, 23홀드를 올리며 와이번스 마운드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68⅓이닝 동안 삼진을 76개나 잡아낸 그는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완벽하게 막아내는 투수로 진화했다.

평균자책점은 1.45로 박희수로부터 점수를 빼앗기가 쉽지 않다.

박희수는 "지난번 선발 투수 윤희상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는데 오늘 뜻을 이뤄 다행이다"면서 "힘든 건 사실이나 때맞춰 태풍도 오고 비가 내려 적당히 페이스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시즌 시작 전 목표가 홀드왕을 차지하는 것이었는데 안지만(삼성·21홀드)이 바짝 쫓아왔다"며 "안지만과 좋은 경쟁을 벌여 꼭 이기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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