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을 하루 앞둔 한국 야구 대표팀이 마지막 공식 훈련을 벌이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일 타이완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컨디션을 조율했다.
오후 3시반 그라운드에 들어선 선수들은 몸을 풀고 1시간 반 동안 평소처럼 타격과 수비, 주루 연습 등을 소화했다.
첫 경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묵묵히 훈련에 집중하는 선수들 사이에서도 긴장감과 강한 의지가 흘렀다.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타이완 군인 선발팀, 실업 선발팀과의 6차례 연습경기에서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만큼 본선에서는 제대로 실력을 펼쳐 보자는 결의가 가득했다.
2006년 WBC 때부터 대표팀을 지킨 베테랑 이진영(LG)은 "연습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걱정이 많다"면서 "대표팀 선수들이 이런 걱정을 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전했다.
걱정스러운 마음이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들 수도 있지만, 이진영은 이것이 오히려 희망적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습경기에서의 부진을 그냥 흘러넘길 수도 있는데, 대표 선수들이 걱정하는 것을 보고 놀라웠다"면서 "오히려 희망을 본다"고 말했다.
이진영은 이어서 "시즌 개막도 다가오기 때문에 소속팀에서 훈련하던 것과 다르지 않은 강도로 훈련했다"면서 "한국 선수들은 정신력과 집중력이 월등하기 때문에 연습과 본선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투수들도 개막을 앞두고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왼손 장원삼(삼성)은 "아무래도 투수들은 예민한 만큼 연습경기 결과가 좋지 않아 걱정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투수진의 분위기는 좋다"고 전했다.
그는 "여전히 구속이 나오지 않아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이 손에 걸리는 맛은 오늘이 전보다 나아졌더라"면서 "국제 대회가 낯설지 않은 만큼 경기 당일에 잘하려고 편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불펜의 '핵'으로 꼽히는 우완 노경은(두산)은 전날 연습경기에서 시속 147㎞를 찍은 것이 언급되자 "슬라이더에 배트가 나가지 않아서 속는 건지 안 속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면서 "마운드 상태도 너무 좋아서 오히려 힘이 들어가더라"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노경은은 "타이완에서 두 달은 보낸 느낌"이라며 "바로 경기를 시작한다면 모르겠지만 이곳에 오래 있다 보니 긴장이 되지는 않는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