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타이완 야구대표팀의 행보가 거침없다.
타이완은 3일 타이완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B조 2차전에서 네덜란드에 8-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호주를 4-1로 꺾은 타이완은 2연승으로 B조 단독선두가 돼 2라운드 진출이 유리해졌다.
타이완은 5일 열릴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과 맞붙는다.
한국으로서는 걱정스럽다. 2만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타이완은 투·타에서 완벽한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타이완은 이날 왕웨린을 선발로 내세웠다. 왕웨린은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의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타이완 야구의 기대주다.
왕웨린은 이날 2회초 원아웃을 잡을 때까지 탈삼진 세 개를 기록했다.
그런데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더니 안드뤼 존스, 산더르 보하르츠, 커트 스미스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타이완은 바로 판웨이룬을 마운드에 올렸다. 판웨이룬은 타이완 리그에서 2003년부터 8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린 베테랑이다.
그러나 생각지도 않게 일찍 마운드에 올라 몸이 덜 풀린 탓인지 첫 타자 칼리안 삼스에게 몸에맞는 공을 던져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리카르도 다셴코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아 점수는 0-3으로 벌어졌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날 네덜란드 타자들이 기록한 안타는 다셴코의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판웨이룬은 6회까지 4⅔이닝을 책임지면서 볼넷 하나만 더 내줬을 뿐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판웨이룬은 경기 후 "다음 등판 때에는 더 나아진 모습을 보이겠다"면서 "수비가 많이 도와줘 투구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타이완은 7회부터 청런훠(⅓이닝), 왕징밍(⅔이닝), 궈훙즈(1이닝), 천훙원(1이닝)이 이어 던지면서 이렇다 할 위기 한번 맞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마운드에 오른 타이완 투수 가운데에서는 대회 규정에 따라 60개의 공을 던진 판웨이룬만 한국과의 마지막 경기에 뛸 수 없을 뿐이다. 선발 왕웨린을 포함한 나머지 투수들은 모두 한국과 대결에 나설 수 있다.
타이완 타선의 응집력도 매서웠다. 타이완은 이날 7안타로 8점을 냈다.
톱타자 양다이강은 6회에 2점 홈런을 터트리는 등 3타점을 올렸다.
하위 타선에서도 찬스 때마다 제 몫을 해줬다. 6∼8번 타자인 천융지(2타점), 장젠민, 린훙위가 4타점을 합작했다.
4회말 3-3으로 동점을 만든 뒤 계속된 무사 만루 찬스에서 9번 타자 궈옌원과 1번 타자 양다이강이 차례로 큼지막한 외야 플라이로 타점을 올리는 등 팀을 위한 타격은 타이완 타선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