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면 곤란할 것” 호주 감독 느긋

입력 2013.03.04 (19:18)

수정 2013.03.04 (22:08)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자칫 1라운드에서 탈락할 수 있는 긴장된 처지에서 맞대결을 앞두고 있지만, 한국과 호주의 분위기는 딴판이었다.

4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열리는 호주와의 B조 2차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나온 류중일(삼성) 감독은 "반드시 이기고, 큰 점수 차이로 이기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두 번의 대회에서 각각 4강 진출과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거둔 한국은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완패, 이날 또 지면 탈락이 확정되는 상황이다.

이날 이기더라도 5일 예정된 대만과의 3차전은 물론이고 다른 팀들의 경기 결과에 따라 운명이 바뀌는 처지이다 보니 작은 가능성이라도 잡으려면 대승을 거둬야 한다.

류 감독은 "내일은 없다"면서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해서 점수 차이를 벌려 줬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선수들도 묵묵히 연습을 거듭하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이날 톱타자로 나서는 이용규(KIA)는 "6~7점은 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주자가 있는 상황이라면 볼카운트 1S-3B에서라도 치겠지만 주자가 없다면 무조건 2S-3B까지 간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6번 타자로 전진 배치된 최정(SK)도 "타격감은 계속 좋았다"면서 이날도 마음껏 배트를 휘두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1패를 떠안아 불리한 위치에 처한 호주의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이날 지더라도 다음날 결과에 따라 2라운드에 진출할 가능성이 희박하게나마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에서 벗어나 있는 모습이었다.

호주의 존 디블 감독은 "당연히 이겨야 하는 경기이고 부담이 크지만, 한국보다는 적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야구가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지만 우리는 아니기 때문"이라며 "한국이 지면 곤란해질 것"이라고 설명하자 기자회견장에는 폭소가 터졌다.

디블 감독은 이에 앞서 기자회견장에 들어오자마자 "호주 기자들은 어디에 있느냐?"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한국과 대만, 일본의 기자들밖에 없었다.

기자회견에서 지난 경기를 복기하며 아쉬움을 토로한 한국의 류중일 감독과 달리 디블 감독은 "지금까지 잘해왔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함께 참석한 호주의 4번 타자 저스틴 휴버도 "지금껏 잘했으나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고 자평하는 등 전체적으로 성적에 쫓기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디블 감독은 "한국의 4번 타자인 이대호가 굉장히 좋았다"면서 "클린업 트리오가 모두 좋은 실력을 갖췄고 3루수 최정도 잘한 만큼 이들을 잘 요리해야 한다"고 경기에 나서는 자세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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