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마지막 태극마크’…아름다운 퇴장

입력 2013.03.06 (08:59)

수정 2013.03.0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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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 참가한 이승엽(37·삼성)의 각오는 "마지막 태극마크가 되리라는 생각에 어떻게든 대표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승엽은 또 야구대표팀에서 조용히 뒤를 받치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싶어했다.

그는 자신에게만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면서 "후배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나눠주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제 '국민타자' 이승엽이 국가대표로 뛰는 경기를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한국이 WBC 1라운드에서 2승1패롤 거두고도 탈락하는 바람에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한 이승엽도 정들었던 태극마크를 떼게 됐다.

국가대표 이승엽의 야구 인생은 화려했다.

그는 시드니올림픽 동메달을 시작으로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6년 제1회 WBC에선 4강 신화를 썼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준결승 일본전과 결승 쿠바전에서 연이어 홈런을 터뜨리며 전승 금메달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그러면서도 후배들에게 병역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려고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은 출전을 고사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이승엽은 팀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상대 선발이 왼손 투수였던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왼손 타자인 그는 경기 초반 벤치를 지키기도 했다.

하지만 팀이 기대하는 '해결사' 역할까지 내려놓은 것은 아니었다.

네덜란드와 첫 판에서 0-5로 완패해 벼랑 끝에서 치른 호주와의 2차전 때 2루타 두 방으로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타이완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0-2로 끌려가던 8회 선두타자로 나서 바뀐 투수 궈훙즈에게 2루타를 뽑아 3-2,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승엽은 이번 대회 세 경기에서 10타수 4안타로 4할 타율을 기록했고 1타점, 3득점을 올리며 제 몫을 했다.

이승엽의 아름다운 퇴장에 팬들은 아쉬워한다.

한국대표팀에 아직 이승엽만한 타자가 없다면서 안타까워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그러면서도 팬들은 그동안 그의 활약과 헌신에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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