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들도 못 이룬 위업…박인비가 해냈다

입력 2013.07.01 (07:24)

수정 2013.07.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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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25·KB금융그룹)가 세계 골프계 '살아있는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메이저 대회 우승은 말 그대로 생애 한 번 하기도 어려운 엄청난 사건이다.

하지만 박인비는 올해 열린 세 차례 메이저 대회를 독식하면서 세계 여자 골프를 사실상 평정했다.

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사우샘프턴의 서보낵 골프장에서 끝난 제68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박인비는 올해 앞서 열린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LPGA 챔피언십을 휩쓴 데 이어 메이저 3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여자 골프에서 시즌 개막 후 열린 메이저 3개 대회를 연달아 제패한 것은 한국 전쟁이 벌어진 1950년의 베이브 자하리아스 이후 박인비가 두 번째다.

남자 골프까지 영역을 넓히면 1953년 벤 호건(미국)이 마스터스와 US오픈, 브리티시오픈을 내리 제패한 기록이 있다.

벤 호건부터 따져도 무려 60년 만에 박인비가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그 60년 사이에 아널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골프의 전설'들이 시즌 개막 후 메이저 3연승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모두 실패했다.

파머는 1960년에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우승했지만 브리티시오픈에서 한 타 차 2위에 머물러 개막 후 메이저 3연승에 실패했다.

또 니클라우스는 1972년에 마스터스, US오픈을 차례로 제패한 뒤 브리티시오픈까지 노렸지만 리 트레비노에게 역시 1타 뒤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우즈는 메이저 4연승을 한 기록이 있다.

2000년 US오픈부터 2001년 마스터스까지 메이저대회를 휩쓸어 '타이거 슬램'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하지만 '천하의 우즈'도 시즌 개막 후 메이저 3연승은 이뤄내지 못했다. 이 기록에 우즈가 가장 근접했을 때는 2002년이었지만 브리티시오픈에서 공동 28위에 머물렀다.

여자골프에서는 팻 브래들리(미국)가 1986년에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LPGA 챔피언십을 석권하고 US여자오픈에 나섰지만 1라운드에서 76타를 치는 부진 끝에 공동 5위에 머물렀다.

브래들리는 그해 뒤모리에 클래식에서 우승해 한 해 메이저 3승을 달성했다. 여자골프에서 한 해에 메이저 3승을 기록한 최근 사례가 바로 박인비 이전에 브래들리였다.

소렌스탐은 2005년 US여자오픈에서 시즌 개막 후 메이저 3연승에 도전했지만 공동 23위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개막 후 3연승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역시 '캘린더 그랜드 슬램'에 대한 가능성 때문이다.

이제 전 세계 골프팬들의 관심은 올해 남은 두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박인비가 승수를 추가할 수 있느냐에 쏠리게 됐다.

여자골프에 메이저 대회는 작년까지 나비스코 챔피언십,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 브리티시여자오픈 등 4개였지만 올해부터 에비앙 마스터스가 추가됐다.

박인비는 이 가운데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만 우승하지 못했다. 에비앙 마스터스에서는 메이저 대회로 승격하기 전인 지난해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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