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시, ‘아랍의 봄’으로 쫓겨난 5번째 통치자

입력 2013.07.04 (19:29)

수정 2013.07.04 (19:29)

이집트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결국 군부의 개입으로 권좌에서 물러남에 따라 지난 2010년 말부터 아랍권을 휩쓴 '아랍의 봄' 이후 다섯 번째로 물러난 통치자로 기록됐다.

무르시 대통령은 아랍의 봄에 따라 물러난 다른 아랍권 지도자가 장기 독재한 것과는 달리 불과 민주적 선거로 집권한 지 1년여 만인 지난 3일(현지시간) 물러나 최단 집권 기록도 세웠다.

이집트는 지난 2011년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퇴진한 바 있어 아랍권에서 유일하게 지도자 2명을 축출한 국가가 됐다.

30년간 '현대판 파라오'로 군림한 무바라크는 자국 법정의 심판을 받은 첫 아랍권 독재자란 기록도 갖고 있다.

그는 사퇴 이후 15개월여 만에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카이로 남부의 토라 교도소에 수용됐다.

무르시 이전에 축출된 다른 4명의 장기 독재자는 숨진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본국에서 쫓겨난 상태다.

아랍의 봄으로 가장 먼저 권좌에서 물러난 벤 알리 튀니지 전 대통령은 지난 2011년 1월 사우디 아라비아로 망명했다. 튀니지 법원은 지난해 궐석재판에서 벤 알리에게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리비아의 카다피는 '42년간 세계 최장수 독재'라는 기록을 남기고 2011년 10월 20일 고향 시르테 인근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다만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권좌를 부통령이던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에게 물려줬으나 국민의회당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살레 전 대통령은 2011년 11월 걸프협력이사회(GCC)의 중재안에 따라 자신과 측근까지 면책을 보장받고서야 권좌에서 내려왔다.

이처럼 아랍의 장기 독재자들이 대부분 비참한 최후를 맞았으나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내전이 3년째 이어지도록 자리에서 물러날 줄 모르고 있다.

아사드 대통령은 30년 동안 집권한 아버지를 이어 대통령직에 오른 지 13년째 접어들었다. 그는 내년에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어 과도정부를 구성해 시리아 사태를 해결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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