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장타 라인업·선발 1+1작전’ 삼성 제압

입력 2013.10.28 (22:10)

수정 2013.10.28 (22:28)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난관에 봉착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장타 라인업'과 '선발 1+1 작전'의 성공에 힘입어 삼성 라이온즈를 제압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에 1승만을 남겨놨다.

두산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이전과 다른 모습의 라인업을 내놨다.

그동안 주전으로 타선을 지키던 이원석과 오재원, 홍성흔이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되자 두산은 기동력을 포기하는 대신 장타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타순을 짰다.

4, 5번에 오른손 거포 최준석과 왼손 거포 오재일을 함께 투입한 가운데 주로 8번으로 뛰던 최재훈 대신 양의지를 선발 포수로 투입, 6번에 전진 배치했다.

1루수 포지션이 겹치는 최준석과 오재일을 동시에 출전시키기 위해 최준석에게 지명 타자를 맡겼다.

1∼2차전 때 하위 타순이 점수를 뽑아 승리했다면, 이날은 이원석과 오재원의 공백으로 자리가 모두 뒤바뀐 내야수비에 8, 9번 타자인 허경민과 김재호가 전념하도록 하고, 3∼7번에서 득점을 올려 끝장을 보겠다는 심산이었다.

황병일 두산 수석코치는 포스트시즌을 맞아 "절대 기동력만으로 우승할 수 없다"며 "장타 한 방을 때릴 타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거포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부상자 속출로 인한 고육지책이었으나 두산이 내놓은 '한방' 작전은 이날 멋지게 맞아떨어졌다.

두산은 1회말 1사 후 정수빈이 1루수 왼쪽으로 떨어지는 번트 안타를 때려 살아나가자 3번 타자 김현수가 볼넷을 얻어내 1사 1, 2루의 기회를 맞았다.

다음 타자 최준석은 3볼-1스트라이크에서 상대 선발 배영수의 146㎞짜리 직구를 때려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연결, 2루 주자 정수빈을 홈으로 불러들여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 또다른 거포 오재일이 고의4구를 얻어내 1사 만루의 기회를 이어가자 양의지의 중견수 희생타로 한점을 더 달아나며 중심 타선에서 뿜어져 나온 '한방'의 위용을 만끽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13경기째를 치르느라 지칠대로 지쳤지만, 두산은 마운드에서의 싸움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삼성이 선발 배영수 다음에 차우찬을 내세우는 '선발 1+1 작전'을 쓰자, 두산 또한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선발 이재우의 구위가 떨어지자 데릭 핸킨스를 즉각 마운드에 올렸다.

시즌 중 주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핸킨스와 차우찬은 포스트시즌 들어 불펜으로 활약했다.

앞서 2차전 때 2이닝을 던진 핸킨스는 이날도 2⅔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잡으며 안타를 1개만 내줘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다.

8회초 2사 후 올라온 정재훈이 9회초 정현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아 1점을 내줬지만 다음 투수 윤명준이 진갑용을 상대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내 두산은 2-1로 짜릿한 승리를 가져갔다.

반면 배영수가 1⅓이닝 만에 강판돼 앞서 2경기에서 2⅔이닝을 던진 차우찬에게 이날 6⅓이닝을 부담시킨 삼성은 향후 마운드 운용에 변수가 생겼다.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차우찬에 이어 심창민도 ⅓이닝을 실점없이 막았으나 타선이 두산 투수진에 꽁꽁 묶이는 바람에 삼성은 패배의 쓴잔을 들었다.

아직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아 두산에 비해서는 불펜진에 힘이 있지만 삼성의 가장 믿을만한 롱릴리프 차우찬의 공백은 메우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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