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KS 승리’ 이재우 “이런 날이 또 있을까”

입력 2013.10.28 (22:24)

수정 2013.10.29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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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베테랑 오른손 투수 이재우(33)가 생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에서 선발승을 따냈다.

이재우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KS 4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역투를 펼쳐 승리를 거뒀다.

긴 이닝을 소화하지는 않았지만 삼진을 8개나 솎아내며 삼성 방망이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재우의 호투로 두산은 KS 3승(1패)째를 기록, 12년 만의 KS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다.

이재우는 이날 생애 처음으로 KS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2005년과 2008년에 각각 3경기씩 KS에서 모습을 나타냈으나 선발 등판은 이날이 처음이다.

첫 선발이라는 부담이 클 수도 있었지만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두 차례나 받고 오뚝이처럼 일어선 이재우는 베테랑의 면모를 충분히 발휘했다.

이재우는 2005년 두산과의 KS 3차전 이후 전날까지 KS에서 7연승을 달리는 등 잠실에서는 한 번도 무릎 꿇은 적 없는 사자군단을 상대로 노련한 투구를 펼쳐 삼성의 콧대를 납작하게 눌러버렸다.

올해 정규시즌 삼성과 맞대결에서 3차례 구원 등판해 5이닝을 던지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경험이 이날 위력적으로 되살아났다.

더욱이 삼성 방망이가 이번 KS에서 죽을 쑤는 터라 이재우는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삼진 하나를 포함해 삼자 범퇴로 1회를 봉쇄한 이재우는 2∼3회 연달아 상대 주자에게 3루 베이스를 허용했다.

하지만 2회 2사 1, 3루에서 이재우는 이지영을 맞아 볼 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과감하게 직구를 뿌려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에도 2사 후 볼넷 2개와 안타 하나를 빼앗겨 만루의 위기를 연출했지만 후속 박석민을 선 채로 삼진 아웃시켰다.

이재우는 "3회 위기였지만 막을 수 있다는 생각에 교체하지 않기를 바랐다"며 "끝까지 믿고 맡겨줘 위기를 넘겼다"고 돌아봤다.

두 차례 위기를 이겨낸 이재우는 이후 차분함을 되찾았다.

특히 이날 이재우의 마지막 이닝인 5회는 노련함의 백미였다.

4회를 삼자 범퇴로 마감한 이재우는 5회 기세 좋게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5회 선두 타자 정병곤을 4구 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운 이재우는 다음 타자 배영섭에게 볼 세 개를 연달아 던져 볼넷을 내줄 뻔했다.

하지만 곧바로 130㎞대의 느린 직구 3개를 배짱 좋게 집어넣어 삼진을 엮었고, 후속 김태완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이재우는 "내 인생에 이런 날이 또 있을까 싶다"며 "이 자리에 있는 게 신기하다"고 웃었다.

더불어 "이러려고 3년 동안 재활한 것 같다"며 "공 하나하나에 온 힘을 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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