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9개 구단, ‘돈의 전쟁’ 개봉박두

입력 2013.11.05 (10:44)

수정 2013.11.0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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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리그의 꽃'인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9일 막을 올린다.

전력 보강 또는 유지를 위한 9개 구단의 '돈의 전쟁'이 올겨울을 후끈 달굴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야구규약에 따라 한국시리즈 종료 5일 후인 6일 FA 자격 선수를 공시한다.

해외 진출을 노리는 투수 오승환(삼성)·윤석민(KIA)을 필두로 투수 장원삼(삼성), 내야수 정근우(SK)·손시헌·최준석(이상 두산), 포수 강민호(롯데), 외야수 이용규(KIA)·박한이(삼성)·이종욱(두산) 등이 FA 대상 선수들이다.

소속팀의 핵심으로 뛴 이들이 새 유니폼을 입느냐, 현재 소속팀에 잔류하느냐에 따라 내년 프로야구 판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FA 권리를 행사하려는 선수는 KBO 공시 후 이틀 내인 8일까지 FA를 직접 신청하면 된다.

KBO가 9일 FA 신청 선수를 공시하면 FA 시장이 본격 열린다.

FA 신청 선수는 10일부터 16일까지 원 소속구단과 협상한다. 협상이 결렬되면 17일부터 23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8개 구단과 계약을 논의할 수 있다.

이때도 계약을 못 하면 FA 신청 선수는 24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9개 전 구단과 다시 협상 테이블을 차린다.

FA 신청 선수가 전체 9명 이하면 각 구단은 1명씩, 10∼18명이면 각 구단은 2명까지 FA를 영입할 수 있다.

FA를 영입하는 구단은 해당 선수의 전 소속구단에 전년도 선수 연봉의 200%와 보호선수(20명)를 제외한 1명을 보상한다.

전액 현금으로 보상하려면 전년도 선수 연봉의 300%를 주면 된다.

◇ 역대 최고액 4년 60억원 넘을까

1999년부터 FA 제도가 도입된 이래 역대 최고액은 2005년 거포 심정수가 삼성과 계약하면서 받은 최대 60억원(4년)이다.

심정수는 당시 계약금 20억원, 연봉 7억 5천만원 등 보장 금액 50억원을 손에 쥐었다.

여기에 해마다 성적에 따라 2억 5천만원씩 옵션을 붙여 최대 10억원을 더 받도록 계약했다.

이후 김태균(일본 지바 롯데 진출 후 한화 복귀), 이대호(일본 오릭스 버펄로스)가 FA 최고 몸값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둘 다 해외 진출을 택하면서 심정수의 기록은 여전히 최고로 남아 있다.

올해 대어급 FA가 모두 시장에 나올 예정이어서 심정수의 기록을 넘어설지 관심이 쏠린다.

일발 장타 능력을 지닌 강민호가 포수라는 희소성 덕분에 신기록 수립 0순위 후보로 꼽힌다.

공·수·주 삼박자를 겸비한 날쌘돌이 정근우와 이용규도 공격 첨병으로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강민호와 정근우의 소속팀인 롯데, SK는 이들의 올해 연봉을 5억 5천만원으로 대폭 높여 FA로 다른 구단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두 선수의 보상금액만 각각 최대 16억 5천만원에 달해 다른 구단이 쉽사리 데려가지 못하도록 손을 쓴 셈이다.

그러나 구단의 경쟁이 가열되면 FA의 몸값은 언제든 상승할 수 있어 롯데, SK의 '집안 단속'이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 한화·NC 큰 손으로 활약할까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문 한화와 신생구단 돌풍을 일으킨 NC가 큰 손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짙다.

한화는 김응용 감독의 적극적인 FA 영입 요청에 따라 실탄을 제대로 풀 작정이다.

한화는 류현진을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로 보내고 받은 280억원에 달하는 이적료를 지난해 FA 영입에 한 푼도 못 썼고 결국 최하위라는 비애를 맛봤다.

자금이 넉넉한 만큼 적재적소에 필요한 FA에게 독수리 유니폼을 입히고자 분주히 움직일 참이다.

1군에 진입하자마자 KIA, 한화를 따돌리고 7위에 오른 NC는 2년째인 내년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량급 FA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FA 영입에 열의를 보이는 두 구단이 얼마나 돈을 쏟아붓느냐에 따라 FA 시장가가 결정될 참이다.

KIA는 내부 경쟁력 강화에, 삼성은 집토끼 단속에 치중할 전망이다.

11년 만에 가을 야구를 맛본 LG를 필두로 롯데 등 다른 구단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 변수는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 확대

내년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수를 현재 2명에서 3명으로 1명 늘리되 출전 선수를 2명으로 제한하는 새 용병 제도 운용설이 모락모락 피어나면서 FA 계약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용병 보유수가 늘면 각 구단은 FA보다 쓸만한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 데 집중할 게 분명하다.

FA와 달리 외국인 선수에게 장기 계약으로 거액을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구단 간 물밑 경쟁 구도가 해체되면 FA 평균 예상 몸값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각 구단 사장들로 구성된 KBO 이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 결론을 못 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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