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각설 북한 장성택은 김정은 체제 ‘후견인’

입력 2013.12.03 (17:57)

수정 2013.12.04 (15:09)

북한 김정은 체제를 뒷받침해온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실각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장 부위원장은 지난달 6일 평양체육관에서 열린 일본 체대 대표단과 북한 선수단의 농구경기 관람 이후 한 달 가까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신병이상설에 무게를 싣는다.

그러나 장 부위원장은 올해 5월 13일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인민내무군협주단 공연 관람 이후 6월 10일 평양국제축구학교 시찰에 동행할 때까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적이 있다. 이 시찰 이후 7월 8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때까지 공식활동을 하지 않았다.

실각설이 나온 장 부위원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 당 부장의 남편으로 김정은 체제에서 노동당 중심의 정치 시스템 구축과 경제개혁을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 김정은 체제의 주요 인물들은 대부분 장 부위원장의 사람으로 파악되고 있다. 박봉주 내각 총리를 비롯해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은 모두 장 부위원장과 깊은 연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장 부위원장의 실각이 사실이라면 북한 정치 시스템 전반을 뒤흔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장 부위원장이 정치적 어려움을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04년 초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다가 '권력욕에 의한 분파행위'를 이유로 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시 측근이었던 최룡해 현 군 총정치국장도 장 부위원장과 함께 처벌을 받았다.

그러나 2년여 만에 노동당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으로 복귀한 데 이어 당 행정부장으로 임명되면서 권력의 중심에 섰고 실질적인 2인자로 부활했다.

이후 2009년에는 김정일 위원장에게 셋째 아들인 김정은 제1위원장의 후계자 내정을 직접 건의해 현재 김정은 체제의 산파역할을 했다.

2011년 12월 김 위원장의 급사로 서둘러 출범한 김정은 체제에서 어린 김정은 제1위원장을 보좌하며 국정을 운영하는 등 후견인으로 지위를 굳혔다.

2002년 신의주 행정특구를 직접 나서서 지휘했던 장 부위원장은 최근 북한의 경제개발구 등 경제개방정책을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내부적으로 자신의 최측근인 박봉주 내각 총리로 하여금 경제 전반을 챙기도록 하면서 각 생산단위의 자율성 확대를 골자로 하는 경제개혁조치도 추진할 수 있도록 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장 부위원장이 실각했을 경우 이 같은 북한의 경제적 변화노력도 차질을 겪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장 부위원장은 남북관계와 북일관계 등 주변국과 관계 개선에도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이런 흐름의 재개를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그는 지난 2002년 5월 박근혜 대통령이 당시 유럽-코리아 재단 이사 자격으로 방북했을 때 면담을 했던 북한 고위인사 중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인물이다. 박 대통령은 당시 김정일 위원장과의 단독 면담을 하고 김 위원장과 김용순 당 비서, 장성택 당시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과 2시간 정도 만찬을 함께 했다.

함경북도 청진이 고향인 장 부위원장은 올해 67세로 2007년 12월 당 행정부장에 올랐고 2009년 4월 국방위원회 위원이 됐다가 1년2개월 만인 2010년 6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3차 회의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제의에 따라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됐다.

이어 같은 해 9월 제3차 당 대표자회서 당 정치국 후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원, 당 중앙위원에 임명됐다. 올 4월 제4차 당 대표자회에서는 정치국 위원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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