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측근 2명 처형”…남은 ‘그의 사람들’은

입력 2013.12.03 (22:42)

수정 2013.12.04 (15:09)

"그는 음주·가무에 능하고 사교성이 뛰어나며 인간미도 있다."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 재학 시절부터 '팔방미인'으로 두각을 나타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한 번이라도 만나본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평가했다.

김일성 주석의 딸 김경희 노동당 비서와 결혼하면서 일약 '왕족'으로 출세한 장성택은 타고난 사교성으로 노동당 간부로 입문했을 때부터 주변에 사람이 많았다.

국가정보원이 3일 장성택의 핵심 측근인 리룡하 당 행정부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을 공개처형한 후 "장성택 소관 조직과 연계 인물들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장성택의 사람들'이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장성택과 연관된 인사는 크게 ▲장성택의 심복 ▲그와 인간적으로 가까운 인물 ▲과거에는 그의 심복이었지만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 직접 접촉하면서 장성택 영향권에서 벗어난 인물 등 3부류로 나눌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3가지 부류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부류의 인물들, 즉 '장성택의 사람'들 대부분이 작년 11월 신설된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이라는 점이다.

국가체육지도위 부위원장인 리영수 노동당 근로단체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우리의 경찰청장), 로두철 내각 부총리 등 3명과 위원인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 리종무 체육상, 오금철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등은 장성택의 심복으로 분류된다.

리영수는 청년동맹 간부 출신으로 1980년대 후반에는 당 청년사업부에서, 2000년대 후반에는 당 행정부에서 장성택을 가까이서 보좌한 그의 오랜 측근이다.

군부대 체육단 농구선수 출신인 최부일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농구 '개인교사'를 할 때 장성택과 친분을 쌓았으며 올해 2월 인민보안부장으로 임명될 때도 당 행정부장인 장성택의 입김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국제합영총회사 이사장, 조선대풍국제투자그룹 이사 등을 지낸 로두철은 전형적인 경제관료로 경제개혁을 주제로 장성택과 오랫동안 교감을 나눠온 인물이다.

문경덕은 장성택이 당 청년사업부장으로 있을 때 그 밑에서 청년동맹 간부를 지냈으며 2000년대 후반 당 행정부에서 장성택을 보필하다가 그의 후광에 힘입어 2010년 평양시당 책임비서로 일약 승진했다.

리종무는 2011년부터 1년간 조선축구협회 위원장으로 있을 때 '축구광'인 장성택과 급속히 가까워진 것으로 보이며 2012년 10월 장성택의 최측근인 박명철의 후임으로 체육상에 올랐다.

오금철은 '혁명유자녀' 교육기관인 만경대혁명학원 재학 당시 장성택의 1년 후배로 알려졌다.

장성택은 20대 때부터 평생을 노동당에서만 일해왔고 따라서 대부분의 노동당 출신 인사는 장성택과 애써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의 심복까지는 아니지만 국가체육지도위 위원에 이름을 올린 김기남·최태복·박도춘·김양건·김영일·김평해·곽범기 노동당 비서,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 한광상 당 재정경리부장 등 노동당 인사들은 그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

역시 국가체육지도위 위원인 박봉주 내각총리는 화학공업상으로 있던 2002년 10월 장성택과 함께 경제시찰단에 포함돼 서울을 방문했으며 그 이듬해 장성택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내각총리에 올랐다.

한편 장성택은 김정일 시대에 친형제인 장성우 전 3군단장, 장성길 전 류경수105탱크 사단장 등을 통해 군부에도 인맥을 쌓았지만 김정은 체제 들어 군부 핵심인사들이 모두 물갈이되면서 현재 군부 내에는 '장성택 사람'이 거의 없다.

예전에는 장성택의 '그늘' 밑에 있었지만, 김정은 체제 들어 장성택의 견제세력으로 급부상한 대표적인 인물로는 최룡해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이다.

장성택보다 4년 어린 최룡해는 그를 형처럼 따르며 매우 가깝게 지냈지만, 지난해 4월 장성택보다 공식서열이 높은 당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승진하면서 장성택과 경쟁 관계가 됐다.

김원홍도 장성택의 비위를 맞추던 인물이었지만 작년 4월 국가보위부장으로 임명된 이후 김정은 제1위원장과 직접 접촉하면서 장성택에 각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룡해와 김원홍은 장성택의 국가체육지도위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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