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한 오승환(31)이 일본 프로야구 공략을 위해 '변화구'를 가다듬는다.
오승환은 5일 서울시 송파구 선수촌 병원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에서도 한국에서 하던 대로 하겠다"고 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150㎞를 넘나드는 오승환의 무거운 돌직구는 일본에서도 유명하다.
올해 들어 구사율을 20% 가까이 끌어올린 140㎞대의 슬라이더도 일본이 주목하는 공이다.
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오승환의 한신 입단식에 참석한 일본 취재진은 "두 가지 구종으로 일본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오승환은 "아직 나는 투 피치 투수(두 가지 구종을 주로 던지는 투수)다"라고 했다.
이어 "일단 일본에서도 기본적으로는 직구, 슬라이더로 승부할 생각이다. 필요하다면 새로운 시도도 할 수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럴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필요한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오승환은 5일 "모르는 분도 있겠지만, 올해 스플리터를 던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승환은 올해 후반기부터 스플리터를 가끔 던졌다.
국내 구단 전력분석원이 '체인지업'으로 분류했던 공이다.
오승환은 "내가 상대적으로 손가락이 짧아서 '포크볼'을 제대로 던지지 못한다. 손가락(검지와 중지)을 조금 벌려 스플리터를 던져봤다"고 설명했다.
야구 전문가들은 "완벽한 마무리 오승환의 단점을 굳이 꼽자면, 구종이 단순한 편이라는 점이다. 좌타자를 기준으로 바깥쪽으로 흐르는 공이 있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승환도 고민했던 부분이다.
좌타자의 몸쪽으로 향하는 슬라이더만 던지던 오승환이 올해 가끔 바깥쪽으로 흐르며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시험했다.
그는 "안 던지는 날이 더 많았다"고 했지만 오승환을 상대하는 타자들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공이 온다"며 놀라워했다.
오승환은 "직구와 슬라이더를 제대로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변화가 필요할 땐, 변해야 한다"고 했다.
스플리터까지 장착한다면 마무리 오승환의 매력은 더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