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외야수 신종길(31)이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 두 방의 홈런을 몰아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신종길은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2회와 6회에 솔로 홈런 1방씩을 때렸다.
모두 승부의 갈림길에서 나온 중요한 한 방이었다.
1-1로 맞선 2회에는 여건욱의 높은 체인지업을 받아쳐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비거리 125m 대형 아치를 그렸다.
양 팀 선발 모두가 다소 어렵게 경기를 풀어가는 상황에서 초반 흐름을 가져오는 소중한 홈런이었다.
이어 5-3으로 앞서 있던 6회에는 선두타자로 등장, 전유수의 한복판 슬라이더를 때려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홈런을 만들었다.
SK가 직전 공격에서 1점을 따라붙으며 KIA 불펜 공략에 나서는 분위기였던 터라 단비와 같은 1점이었다.
혼자서 경기를 뒤집고, 쐐기를 박은 셈이다.
시즌 1·2호 홈런을 몰아친 신종길은 2002년 데뷔한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한 경기 두 차례 짜릿한 '손맛'을 봤다.
벌써 13년차인 신종길은 몇 년 전까지 대표적인 '만년 유망주'로 꼽히던 선수다.
신장 183㎝, 몸무게 85㎏으로 체격 조건이 좋고 정확한 타격에 빠른 발까지 갖췄다.
한화 소속이던 2004년에는 역대 최연소 사이클링 히트(20세 8개월 21일)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렇게 잠시 반짝하는 순간은 있었지만 오랫동안 꽃을 피우지 못했다.
롯데와 한화를 거쳐 고향팀 KIA에 입단하기까지 10년 넘게 2할대 초·중반의 통산 타율에 그쳤다.
지난해 김주찬의 부상 공백 속에 주전으로 나선 신종길은 비로소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104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0과 50타점, 29도루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연봉도 1억원을 찍었다.
신종길은 올해 한층 무서운 타자가 되고자 변화를 준비했다.
그러나 오히려 자신의 장점이 흔들리는 바람에 초반에 약간 고전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272로 지난해 기록에는 못 미쳤다.
신종길은 "지난해에는 밀어치는 타구가 많이 나와 좋은 타율을 유지했다"면서 "그에 따라 올해는 몸쪽 승부가 많을 것을 예상해서 당겨치는 준비를 많이 한 것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아 밀어치는 훈련을 한 것이 오늘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며 "나는 홈런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홈런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정확히 맞힌다는 생각으로 타격해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타격감을 찾아가고 있는 신종길이 앞으로도 활약을 이어가 침체한 KIA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