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하면 행복합니다] 출판사 외면에…‘점자 도서’ 태부족

입력 2015.02.19 (21:35)

수정 2015.02.19 (22:17)

<앵커 멘트>

오늘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도서 출판이 난관에 부딪힌 문제를 살펴봅니다.

출판사들이 저작물 유출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점자도서 제작에 필요한 원고파일 제공을 거부해 시각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최준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학 개강을 앞두고, 대학생들은 새 학기를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 대학생 김준형 씨는 걱정이 큽니다.

점자 교재 제작이 늦어져 자칫 교재 없이 강의를 들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준형(시각장애 1급 대학생) : "수업을 따라갈 수도 없고, 과제 수행하기도 어렵고.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불이익을 받는 건 학생이잖아요. 성적을 잘 받아야 하는데, 성적이 안 되는 거죠."

책 한 권을 구입해 스캔과 교열 등의 과정을 거쳐 점자 단말기 전용 파일로 만드는 데는 평균 40일이 걸립니다.

출판사가 컴퓨터 파일 형태로 책을 제출하면 일주일 안에도 가능한 일이지만, 출판사들은 저작물이 유출될 수 있다며, 거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보성(국립장애인도서관/자료개발과 사무관) : "사실 디지털 파일이 유출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고요. 막연한 걱정, 우려 이런 게 가장 큰 문제점인 것 같습니다."

심지어 국립장애인도서관이 컴퓨터 파일 제출을 요구해도 출판사의 절반 이상이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학습권 보장을 위해 시각장애인이 구입한 도서에 대해서는 출판사의 파일 제출을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인터뷰> 김두현(서울점자도서관장) : "도서를 구매한 시각장애인이 바로 바로 원하는 자료를 대체자료 형태로 받아서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겠습니다."

25만 명에 달하는 국내 시각장애인들이 배울 권리에서마저 소외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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