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가 먼저, 신약개발은 ‘뒷전’

입력 2007.11.0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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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법 리베이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이는 결국 약을 최종 소비하는 환자입니다.
소비자 피해 연간 최대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리베이트 비용 때문에 신약개발도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박중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제약업체가 의사와 약사에게 주는 불법 리베이트, 약값은 환자가 내지만 혜택은 약을 처방한 의사나 조제한 약사가 받는 셈입니다.

게다가 환자는 리베이트 금액만큼 약값을 더 부담해야 합니다.

리베이트 폐해가 담합이나 독과점보다 더 큰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녹취>노상섭(공정위 제조2팀장):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의사나 약사에게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가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정위가 추산하고 있는 제약업계의 불법 리베이트로 인한 소비자 피해액은 연간 최대 3조 원 남짓.

국내 의약품 연간 매출액 10조 원 가운데 30% 정도에 이릅니다.

그만큼 약값이 거품이라는 얘기입니다.

최근 5년 동안 우리나라 약값 인상률이 OECD 회원국 평균의 배를 넘는 것도 이런 거품 탓입니다.

<인터뷰> 곽순희(경기도 광주시 탄벌동): "서민 입장에서는 많이 부담되죠. 어쩌겠어요. 비싸면 비싼 대로 사야죠."

리베이트 비용이 많다 보니 신약개발도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한 제약업체의 회계보고서입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매출액의 1.9%에 불과합니다.

<녹취> 제약사 관계자: "R&D 비용이 외국에 비하면 새발에 피죠. 과다한 경쟁으로 인해서 들어가는 비용들 있죠. 이런 것 연구개발쪽으로 돌릴 수 있는거죠."

이번에 적발된 제약업체의 평균 연구개발비 비중은 매출액의 4.3%, 미국과 일본의 3분의 1에도 못미칩니다.

<녹취> 제약사 관계자: "원래 의약품 개발현황이 워낙 취약하고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이 별로 없잖아요."

실제로 국내 240여 개 제약업체 가운데 자체적으로 신약을 개발한 업체는 10여 곳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개량 신약'이라는 이름의 사실상 '복제약'을 내놓거나 외국 제약사로부터 영업권을 받아 약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명진(보건산업진흥원 팀장): "이 정도 수준을 갖고서는 국내 시장을 지키기가 어려운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제약업계에 만연된 불법 리베이트,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제약업계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입니다.

KBS 뉴스 박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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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비가 먼저, 신약개발은 ‘뒷전’
    • 입력 2007-11-01 21:22:18
    뉴스 9
<앵커 멘트> 불법 리베이트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이는 결국 약을 최종 소비하는 환자입니다. 소비자 피해 연간 최대 3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리베이트 비용 때문에 신약개발도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박중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제약업체가 의사와 약사에게 주는 불법 리베이트, 약값은 환자가 내지만 혜택은 약을 처방한 의사나 조제한 약사가 받는 셈입니다. 게다가 환자는 리베이트 금액만큼 약값을 더 부담해야 합니다. 리베이트 폐해가 담합이나 독과점보다 더 큰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녹취>노상섭(공정위 제조2팀장):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의사나 약사에게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가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공정위가 추산하고 있는 제약업계의 불법 리베이트로 인한 소비자 피해액은 연간 최대 3조 원 남짓. 국내 의약품 연간 매출액 10조 원 가운데 30% 정도에 이릅니다. 그만큼 약값이 거품이라는 얘기입니다. 최근 5년 동안 우리나라 약값 인상률이 OECD 회원국 평균의 배를 넘는 것도 이런 거품 탓입니다. <인터뷰> 곽순희(경기도 광주시 탄벌동): "서민 입장에서는 많이 부담되죠. 어쩌겠어요. 비싸면 비싼 대로 사야죠." 리베이트 비용이 많다 보니 신약개발도 뒷전으로 밀리고 있습니다. 한 제약업체의 회계보고서입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는 매출액의 1.9%에 불과합니다. <녹취> 제약사 관계자: "R&D 비용이 외국에 비하면 새발에 피죠. 과다한 경쟁으로 인해서 들어가는 비용들 있죠. 이런 것 연구개발쪽으로 돌릴 수 있는거죠." 이번에 적발된 제약업체의 평균 연구개발비 비중은 매출액의 4.3%, 미국과 일본의 3분의 1에도 못미칩니다. <녹취> 제약사 관계자: "원래 의약품 개발현황이 워낙 취약하고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이 별로 없잖아요." 실제로 국내 240여 개 제약업체 가운데 자체적으로 신약을 개발한 업체는 10여 곳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개량 신약'이라는 이름의 사실상 '복제약'을 내놓거나 외국 제약사로부터 영업권을 받아 약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정명진(보건산업진흥원 팀장): "이 정도 수준을 갖고서는 국내 시장을 지키기가 어려운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제약업계에 만연된 불법 리베이트,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제약업계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입니다. KBS 뉴스 박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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