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 문화재, 산불·자연 재해에도 취약

입력 2008.02.16 (21:43) 수정 2008.02.1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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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목조문화재들은 산속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산불이 나면 속수무책입니다.
태풍과 집중호우 등 자연 재해에 의한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성한 기상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보물 479호 동종을 포함한 많은 문화재가 소실된 낙산사 화재, 불은 사찰 내부가 아닌 산불이 옮겨 붙은 것입니다.

새로 지어진 낙산사 주변엔 산불이 잘 번지지 않도록 활엽수 등의 내화수림이 심어졌습니다.

<인터뷰> 법인 스님(양양 낙산사): "키작은 활엽수를 해가지고 불이 나더라도 소나무와는 달리 옮겨붙지 않도록"

그러나 이런 대책은 극히 일부에 불과해 대부분의 전통 사찰이 산불 확산에 대해서는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국보를 포함한 70여 점의 문화재가 있는 합천 해인사, 그러나 팔만대장경을 보관중인 장경판전은 소나무와 잡목이 자라고 있는 산자락에 위치해 산불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인터뷰> 박용규(해인사 종무실장): "판전 뒤편 간벌작업이 시급히 필요한데 예산 지원과 빠른 행정결정이 이뤄져야"

국보 49호 대웅전이 있는 수덕사도 마찬가집니다.

불이 잘 확산되는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심지어 사찰 지붕까지 가지가 뻗어있기도 합니다.

산불이 목조 문화재까지 도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완충지대와 내화수림대를 포함해 최소 50미터 정도의 거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전국의 주요 사찰은 여유거리가 20m 이하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터뷰> 구교상(산림과학원 박사): "사찰림 주변에 있는 소나무들은 밀도가 높기 때문에 솎아베기를 통해 산불 확산을 낮출 수 있는 늦출 수 있는 대책 강구가 중요하겠습니다."

2년 전 남해안에 상륙한 태풍 에위니아, 보물로 지정된 탱화를 보관중인 도림사는 산사태로 매몰됐고, 산불로 인한 화마를 피했던 낙산사의 해수관음전도 기반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폭우로 인한 산사태뿐 아니라 목재에 치명적인 습기. 강풍과 벼락도 문화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문화재 긴급보수의 원인은 호우와 폭설 등이 120건, 산불 6건, 화재 3건으로 자연재해의 비율이 월등히 높습니다.

<인터뷰> 황평우(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폭우나 폭설, 지진 등 이런 것들에 대해서 다양하게 연구돼서 이것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과 훈련과 학습을 병행해 나가야 합니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라 자연재해가 갈수록 빈발하고 대형화되고 있어 미래의 위협까지도 고려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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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조 문화재, 산불·자연 재해에도 취약
    • 입력 2008-02-16 21:03:32
    • 수정2008-02-16 21: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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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목조문화재들은 산속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산불이 나면 속수무책입니다. 태풍과 집중호우 등 자연 재해에 의한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성한 기상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보물 479호 동종을 포함한 많은 문화재가 소실된 낙산사 화재, 불은 사찰 내부가 아닌 산불이 옮겨 붙은 것입니다. 새로 지어진 낙산사 주변엔 산불이 잘 번지지 않도록 활엽수 등의 내화수림이 심어졌습니다. <인터뷰> 법인 스님(양양 낙산사): "키작은 활엽수를 해가지고 불이 나더라도 소나무와는 달리 옮겨붙지 않도록" 그러나 이런 대책은 극히 일부에 불과해 대부분의 전통 사찰이 산불 확산에 대해서는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국보를 포함한 70여 점의 문화재가 있는 합천 해인사, 그러나 팔만대장경을 보관중인 장경판전은 소나무와 잡목이 자라고 있는 산자락에 위치해 산불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인터뷰> 박용규(해인사 종무실장): "판전 뒤편 간벌작업이 시급히 필요한데 예산 지원과 빠른 행정결정이 이뤄져야" 국보 49호 대웅전이 있는 수덕사도 마찬가집니다. 불이 잘 확산되는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심지어 사찰 지붕까지 가지가 뻗어있기도 합니다. 산불이 목조 문화재까지 도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완충지대와 내화수림대를 포함해 최소 50미터 정도의 거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전국의 주요 사찰은 여유거리가 20m 이하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터뷰> 구교상(산림과학원 박사): "사찰림 주변에 있는 소나무들은 밀도가 높기 때문에 솎아베기를 통해 산불 확산을 낮출 수 있는 늦출 수 있는 대책 강구가 중요하겠습니다." 2년 전 남해안에 상륙한 태풍 에위니아, 보물로 지정된 탱화를 보관중인 도림사는 산사태로 매몰됐고, 산불로 인한 화마를 피했던 낙산사의 해수관음전도 기반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폭우로 인한 산사태뿐 아니라 목재에 치명적인 습기. 강풍과 벼락도 문화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문화재 긴급보수의 원인은 호우와 폭설 등이 120건, 산불 6건, 화재 3건으로 자연재해의 비율이 월등히 높습니다. <인터뷰> 황평우(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폭우나 폭설, 지진 등 이런 것들에 대해서 다양하게 연구돼서 이것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과 훈련과 학습을 병행해 나가야 합니다." 특히 기후변화에 따라 자연재해가 갈수록 빈발하고 대형화되고 있어 미래의 위협까지도 고려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김성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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