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예산’ 푸대접 받는 문화재

입력 2008.02.2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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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보급 목조 문화재를 점검하는 연속기획,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예산 문제를 짚어봅니다.
문화재는 예상배정때 항상 푸대접을 받아왔습니다.
김성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보 62호 금산사 미륵전, 웅장한 목조 건축물로 국내 유일의 3층 법당입니다.

외부 벽화는 4백년이 넘다 보니 비바람에 지워졌습니다.

2,3층의 벽화는 원형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여서 당장 떼어내 보존처리를 해야 합니다.

뒤늦게 복원을 위한 정부 예산 3억원이 배정됐습니다.

떼어낸 벽화를 보관할 수장고 조차 제대로 지을 수 없는 돈입니다.

<인터뷰> 원행 금산사 주지: "현재 3억이 지원됐고 앞으로 3억 포함해서 20억 이상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속리산 8개 봉우리가 감싸고 있는 충북 보은의 법주사, 그 가운데 국보 55호 팔상전은 군더더기 없는 날렵한 미를 과시합니다.

그러나 건물의 미를 완성해주는 단청은 칠해진지 40년 가까이 되다 보니 생기를 잃고 바랬습니다.

법주사측은 새 단장을 원하지만 예산 지원이 없어 사업을 포기했습니다.

보물 916호로 단아한 자태를 뽐내는 원통보전의 상태는 더 심각합니다.

기둥의 가운데가 터져나가고 윗부분은 뒤틀리며 부러졌습니다.

그러나 단청 작업에만 예산이 배정돼 해체 보수는 엄두도 못냅니다.

<인터뷰> 정유훈(보은군청 문화관광과): "외부에 단청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추후에 상황을 지켜본 뒤 보수하는 걸로..."

올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목조 문화재 보수와 관리를 위해 9,000억원의 예산을 문화재청에 요청했지만 1,900억원만 배정됐습니다.

문화재청 전체 예산 규모도 4,278억원으로 정부 전체예산의 0.19%입니다.

<인터뷰> 김원기(문화재청 재정기획관): "첨단 방재시스템을 구축하고 긴급한 사유지 매입하기 위해서는 현 예산의 배인 9천억원 내지 1조가 필요한 것 같고..."

예산을 늘리는 것과 함께 문화재 관리를 위한 별도의 기금을 마련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됩니다.

갑작스런 재난 대비와 장기적인 보수 작업을 위해 안정적인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재훈(문화재위원): "기금이 문화재를 애호하는 정신을 국민속에 계속 이어가는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겁니다."

한류로 문화강국을 자부하는 한국, 한강의 기적을 자랑하는 한국, 21세기 IT 산업을 이끈다는 한국, 숭례문 화재는 여기에 더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KBS 뉴스 김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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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쥐꼬리 예산’ 푸대접 받는 문화재
    • 입력 2008-02-22 21:15:22
    뉴스 9
<앵커 멘트> 국보급 목조 문화재를 점검하는 연속기획,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예산 문제를 짚어봅니다. 문화재는 예상배정때 항상 푸대접을 받아왔습니다. 김성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보 62호 금산사 미륵전, 웅장한 목조 건축물로 국내 유일의 3층 법당입니다. 외부 벽화는 4백년이 넘다 보니 비바람에 지워졌습니다. 2,3층의 벽화는 원형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여서 당장 떼어내 보존처리를 해야 합니다. 뒤늦게 복원을 위한 정부 예산 3억원이 배정됐습니다. 떼어낸 벽화를 보관할 수장고 조차 제대로 지을 수 없는 돈입니다. <인터뷰> 원행 금산사 주지: "현재 3억이 지원됐고 앞으로 3억 포함해서 20억 이상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속리산 8개 봉우리가 감싸고 있는 충북 보은의 법주사, 그 가운데 국보 55호 팔상전은 군더더기 없는 날렵한 미를 과시합니다. 그러나 건물의 미를 완성해주는 단청은 칠해진지 40년 가까이 되다 보니 생기를 잃고 바랬습니다. 법주사측은 새 단장을 원하지만 예산 지원이 없어 사업을 포기했습니다. 보물 916호로 단아한 자태를 뽐내는 원통보전의 상태는 더 심각합니다. 기둥의 가운데가 터져나가고 윗부분은 뒤틀리며 부러졌습니다. 그러나 단청 작업에만 예산이 배정돼 해체 보수는 엄두도 못냅니다. <인터뷰> 정유훈(보은군청 문화관광과): "외부에 단청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고 추후에 상황을 지켜본 뒤 보수하는 걸로..." 올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목조 문화재 보수와 관리를 위해 9,000억원의 예산을 문화재청에 요청했지만 1,900억원만 배정됐습니다. 문화재청 전체 예산 규모도 4,278억원으로 정부 전체예산의 0.19%입니다. <인터뷰> 김원기(문화재청 재정기획관): "첨단 방재시스템을 구축하고 긴급한 사유지 매입하기 위해서는 현 예산의 배인 9천억원 내지 1조가 필요한 것 같고..." 예산을 늘리는 것과 함께 문화재 관리를 위한 별도의 기금을 마련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됩니다. 갑작스런 재난 대비와 장기적인 보수 작업을 위해 안정적인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재훈(문화재위원): "기금이 문화재를 애호하는 정신을 국민속에 계속 이어가는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겁니다." 한류로 문화강국을 자부하는 한국, 한강의 기적을 자랑하는 한국, 21세기 IT 산업을 이끈다는 한국, 숭례문 화재는 여기에 더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KBS 뉴스 김성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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