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기는 의정 갈등…의료 공백 언제까지?

입력 2024.12.31 (21:48) 수정 2024.12.31 (22:1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의대 정원을 2천 명 늘린다는 발표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벌써 열 달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의사들은 병원을 떠났고, 환자들 피해는 쌓여만 갑니다.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의정 갈등은 끝이 보이지 않는 상태로 해를 넘기게 됐습니다.

주현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10개월 전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3천여 명에서 5천여 명으로 2천 명 늘린다고 발표했습니다.

의료계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졸속 추진"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주요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전공의 1만 2천여 명이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 1만 천여 명은 학교를 떠났습니다.

정부는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에게 면허를 정지하겠다고 압박했고, 경찰도 의사협회 집행부에 대한 수사에 나섰습니다.

갈등은 점점 커졌습니다.

의대 교수들마저 2천 명 증원을 철회하라며 사직에 들어갔습니다.

의료 공백에 각급 병원에선 수술 지연, 진료 차질과 거절 등 환자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김선경/췌장암 4기 환자 : "전이가 폐, 간, 갑상선, 그다음에 복막에… 의료 파업이 진행되면서 (진료) 예약이 잘 안돼서 굉장히 어려웠고요."]

[이미신/환자 보호자 : "사람을 살려놓고 봐야될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이렇게 파업을 하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불안해서…."]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해 국회와 정부, 의료계가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의료계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축소를 요구하면서 한 달 만에 대화가 중단됐습니다.

그런 와중에 비상계엄 포고령에 미복귀 전공의를 처단한다는 문구가 포함되면서 의료계는 완전히 등을 돌렸습니다.

2025학년도 의대 입시는 정부의 증원 계획대로 이미 수시 모집을 끝내고, 지금은 정시 모집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5학년도 정원은 되돌리기 어려운 상태가 됐고, 이제 2026학년도 정원을 어떻게 할지가 초점입니다.

국회에선 야당 중심으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감축이 가능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새 집행부 선거를 앞둔 의사협회는 비대위 체제라 협상 동력이 떨어진 상탭니다.

결국 의료계와 정부, 정치권이 증원 규모 등에 대한 입장 차이를 줄여야 하는데, 새해에도 갈등 해소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 뉴스 주현지입니다.

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채상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해 넘기는 의정 갈등…의료 공백 언제까지?
    • 입력 2024-12-31 21:48:42
    • 수정2024-12-31 22:10:17
    뉴스 9
[앵커]

의대 정원을 2천 명 늘린다는 발표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벌써 열 달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의사들은 병원을 떠났고, 환자들 피해는 쌓여만 갑니다.

탄핵 정국까지 겹치면서, 의정 갈등은 끝이 보이지 않는 상태로 해를 넘기게 됐습니다.

주현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10개월 전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3천여 명에서 5천여 명으로 2천 명 늘린다고 발표했습니다.

의료계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졸속 추진"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주요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전공의 1만 2천여 명이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났고 의대생 1만 천여 명은 학교를 떠났습니다.

정부는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들에게 면허를 정지하겠다고 압박했고, 경찰도 의사협회 집행부에 대한 수사에 나섰습니다.

갈등은 점점 커졌습니다.

의대 교수들마저 2천 명 증원을 철회하라며 사직에 들어갔습니다.

의료 공백에 각급 병원에선 수술 지연, 진료 차질과 거절 등 환자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김선경/췌장암 4기 환자 : "전이가 폐, 간, 갑상선, 그다음에 복막에… 의료 파업이 진행되면서 (진료) 예약이 잘 안돼서 굉장히 어려웠고요."]

[이미신/환자 보호자 : "사람을 살려놓고 봐야될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이렇게 파업을 하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불안해서…."]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해 국회와 정부, 의료계가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의료계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축소를 요구하면서 한 달 만에 대화가 중단됐습니다.

그런 와중에 비상계엄 포고령에 미복귀 전공의를 처단한다는 문구가 포함되면서 의료계는 완전히 등을 돌렸습니다.

2025학년도 의대 입시는 정부의 증원 계획대로 이미 수시 모집을 끝내고, 지금은 정시 모집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5학년도 정원은 되돌리기 어려운 상태가 됐고, 이제 2026학년도 정원을 어떻게 할지가 초점입니다.

국회에선 야당 중심으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감축이 가능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새 집행부 선거를 앞둔 의사협회는 비대위 체제라 협상 동력이 떨어진 상탭니다.

결국 의료계와 정부, 정치권이 증원 규모 등에 대한 입장 차이를 줄여야 하는데, 새해에도 갈등 해소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 뉴스 주현지입니다.

영상편집:고응용/그래픽:채상우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