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사무실 新풍속도] (15) 직장 상사의 ‘갑질’은 전염병이다
입력 2016.05.01 (08:57) 수정 2016.06.17 (11:31) 사무실 新 풍속도 시즌1
'국민 여동생' 박보영이 연예부 수습기자 '도라희'로 나와 전쟁터 같은 직장생활에서 살아남으려고 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영화가 있다. 지난해 개봉한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이다. 영화에서 박보영의 직장 상사 하재관 부장(정재영)은 늘 터지기 일보 직전, 수시로 고함을 질러대며 거친 대사를 쏟아낸다.



영화는 원작 소설과 달리 행복한 결말로 끝난다. 그러나 실제 현실은 어떤가? '도라희'와 같은 수많은 인턴사원은 물론 많은 직장인이 '갑'인 상사들의 횡포에 수모를 당하면서도 '을'이라는 처지 때문에 아무런 항변도 못 하고 그저 당하고만 있지 않은가?

직장인 10명 중 9명 '갑질' 경험

한 취업포털의 직장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실상을 짐작할 수 있다. 직장인 800여 명이 대상이다. 먼저 직장생활 중에 갑질을 경험했는지 여부를 물은 결과 89.1%가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9명꼴이다. 갑질을 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고객이나 거래처 직원보다 '직속상사'라고 답한 직장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응답을 보면 다니는 회사의 CEO나 임원, 오너 일가로부터 갑질을 당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운전기사에게 온갖 '갑질'을 해온 기업주들이 회사 임원이나 직원들에게는 어떻게 대했을까? 아마 못지 않은 횡포를 당하고 있지만 불이익이 두려워 참고 있는 직장인이 많지 않을까?

상사의 '갑질' 유형도 다양하다. 영화 속 '하재관 부장'처럼 거친 반말로 업무를 지시하거나, 아무런 설명도 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며 윽박지르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직장인 두 명 중 한 명 이상이 상사들의 이런 '무례함'을 겪고 있다. 업무와는 무관한 일을 시키거나 제언 등 의견을 뭉개버리는 상사, 심지어 심한 욕설을 쏟아내며 인격을 모독하거나 직원의 업무실적을 가로채는 상사들도 많은 직장인을 괴롭히고 있다.



인터넷에는 이런 횡포를 당하는 직장인들이 익명으로 쏟아내는 하소연이 줄을 잇는다. 몇 년 전 한 직장인 잡지가 운영했던 '내가 당했던 최악의 갑질' 댓글 게시판에는 그야말로 황당한 사례들이 올라 공분을 사기도 했다.



상사들은 왜 갑처럼 군림하려 할까? 갑을 관계와 유사한 기업의 조직구조가 일차적인 원인이다. 평가와 인사권을 부서장에게 집중시킨 기업들은 대개 수직적이고 상명하복식인 문화가 자리 잡는다.

이런 권위적인 문화에서 성장한 부서장들은 대개 자신의 역량과 조직의 힘을 혼동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인사권을 바탕으로 직원들을 마치 하인 부리듯 대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자아 고갈과 도덕적 허가

그러나 모든 직장상사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갑질'하는 상사들에게는 그들만의 심리적 특성이 있다. 미시간 주립대 러셀 존슨 교수는 판매업과 제조업, 복지·교육 관련 기업의 관리자 172명을 관찰 추적해 얼마 전 국제학술지(Journal of Applied Psychology)에 상사들이 갑질하는 이유를 발표했다.

[바로가기] ☞ ‘당신의 상사가 소리 지르는 이유 : 그들은 윤리적이다’(데일리 메일)

우선 갑질하는 상사들은 대부분 '윤리적'이라는 특징이 있다고 존슨 교수는 설명한다. 이를 토대로 이른바 '자아 고갈(ego depletion)'과 '도덕적 허가(moral licensing)'라는 심리적 과정을 거쳐 갑질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먼저 자아고갈. 관리자들은 지속해서 절차적 정당성에 기초한 규정을 준수하고 잠재적인 문제들을 파악하려고 노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에너지가 고갈된다. 이렇게 되면 자기 조절과 통제를 할 수 없어지는 상태에 이른다.

자아고갈 : 충동 등을 제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고갈돼 자기 조절을 하지 못하는 상태. 미국 정신분석가 월터 랭어(Walter C. Langer, 1899~1981)는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1889~1945)가 사람들이 지쳐 저항력이 가장 느슨해지는 늦은 저녁에 주로 연설해 청중을 사로잡았다고 분석한다.자아고갈 : 충동 등을 제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고갈돼 자기 조절을 하지 못하는 상태. 미국 정신분석가 월터 랭어(Walter C. Langer, 1899~1981)는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1889~1945)가 사람들이 지쳐 저항력이 가장 느슨해지는 늦은 저녁에 주로 연설해 청중을 사로잡았다고 분석한다.


자아고갈에 이른 관리자들은 이어 '도덕적 허가'라는 심리적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갑질을 정당화한다. 그동안의 선한 행위를 통해 도덕성에 대한 자기 이미지가 강해져 부하 직원들에게 갑질을 해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는 분석이다.

도덕적 허가 : 선한 행동이 자기탐닉 행위를 정당화하는 단서로 작용해 비도덕적 행위의 개연성을 높이는 현상. 사회적 책임에 앞장섰던 에너지 기업 엔론이 유령회사를 통한 회계 부정 등 온갖 불법을 저지르다 결국 파산한 사례, 선한 행동을 많이 한 소비자가 사치품 구매 등 자기 탐닉에 잘 빠지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도덕적 허가 : 선한 행동이 자기탐닉 행위를 정당화하는 단서로 작용해 비도덕적 행위의 개연성을 높이는 현상. 사회적 책임에 앞장섰던 에너지 기업 엔론이 유령회사를 통한 회계 부정 등 온갖 불법을 저지르다 결국 파산한 사례, 선한 행동을 많이 한 소비자가 사치품 구매 등 자기 탐닉에 잘 빠지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갑질 상사' 유형과 대처법

갑질하는 상사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유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UCLA 심리학과 교수 주디스 올로프 박사가 올해 초 이들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리해 특성을 정리하고 기본적인 대처법을 내놓았다. 사무실에 이런 상사가 있다면 미리 알고 제대로 대처하자.



직장 내 무례함은 전염병이다

상사들의 이런 갑질과 무례함은 전염성이 강하다는 특성이 있어 사무실을 그야말로 난장판으로 만들 수 있다. 지난해 미 플로리다대 연구팀은 대학원생 90명을 대상으로 2명씩 짝을 지어 진행한 실험을 통해 갑질의 이런 전염성을 경고했다.

실험에서 무례한 태도의 파트너를 만난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협상에서 역시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 계속되는 협상 실험에서 무례함은 이런 식으로 급속히 번져나갔다.

지각생에 대응하는 상황을 가정한 두 번째 실험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났다. 연구장이 무례한 태도로 나무라는 모습을 지켜본 실험참가자들은 '막 돼먹은', '뻔뻔한'과 같은 무례함과 관련된 단어를 보다 빨리 인지하는 결과를 보인 것이다.

이어 가상의 서점에서 고객 문의에 답변을 보내는 실험, 고객의 문의 내용이 중립적일 때 실험참가자들은 중립적인 답변 메일을, 문의 내용이 공격적일 때는 적대적인 입장의 답변 메일을 보냈다.

[바로가기] ☞ ‘직장 내 무례함은 어떻게 전염되나?’ (패스트컴퍼니)

무례함의 전염성은 직장인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말 룬드대 심리학자 에바 토켈슨 박사가 호텔과 음식점 종업원 6,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많은 직장인들이 다른 동료나 상사의 무례한 행동을 모방하는 습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직원 중 누군가를 공동행사에서 따돌리거나 악소문을 퍼뜨리는 것 같은 사소한 행위로도 사무실 안에서 무례함의 악순환이 촉발됐다.

연구진은 엄격한 조직문화도 이렇게 무례함이 번질 수 있는 공격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한다.



[바로가기] ☞ ‘상사의 무례함을 목격하면 적대감이 사무실에 질병처럼 번진다’ (데일리 메일)

직장 내 갑질과 관련해 참고할만한 연구결과가 더 있다. 지난해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로테르담 경영대학원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상사와 가까운 자리에 앉아 있을수록 상사의 나쁜 행동을 따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상사가 멀리 떨어져 있는 직원보다 방 안에 같이 있는 직원들이 자신이 받은 부당한 대우를 아래 직원들에게 반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상사와 부하 직원의 자리가 너무 멀면 업무 협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너무 가까워도 상사의 나쁜 행동이 직장 전체로 확산할 수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물리적 거리가 필요하다고 권장했다. 지금 내 자리는 어느 쫌인가?

김종명 에디터의 [사무실 新풍속도] 시리즈
☞ ① “점심은 얼간이들이나 먹는거야”
☞ ② 변기보다 400배 지저분한 ‘세균 폭탄’…그곳에서 음식을?
☞ ③ 당신의 점심시간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 ④ ‘유령 회사’의 시대…일자리는 어디로?
☞ ⑤ 아인슈타인과 처칠, 구글과 나이키의 공통점?
☞ ⑥ 당당히 즐기는 낮잠…NASA의 ‘26분’ 법칙
☞ ⑦ 직장인이 듣고 싶은 '하얀 거짓말'
☞ ⑧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과는 무엇입니까?
☞ ⑨ 남자는 키 여자는 체중?…직장인과 나폴레옹 콤플렉스
☞ ⑩ 직장 내 ‘폭탄’들의 승승장구 비결…왜?
☞ ⑪ 2016 한국인 행복곡선은 L자형?
☞ ⑫ 미래 기업에 ‘사무실은 놀이터다’
☞ ⑬ ‘눈물의 비디오’와 4차 산업혁명
☞ ⑭ “월요일이 너무 싫어”…극복법은?
  • [사무실 新풍속도] (15) 직장 상사의 ‘갑질’은 전염병이다
    • 입력 2016-05-01 08:57:31
    • 수정2016-06-17 11:31:23
    사무실 新 풍속도 시즌1
'국민 여동생' 박보영이 연예부 수습기자 '도라희'로 나와 전쟁터 같은 직장생활에서 살아남으려고 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영화가 있다. 지난해 개봉한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이다. 영화에서 박보영의 직장 상사 하재관 부장(정재영)은 늘 터지기 일보 직전, 수시로 고함을 질러대며 거친 대사를 쏟아낸다.



영화는 원작 소설과 달리 행복한 결말로 끝난다. 그러나 실제 현실은 어떤가? '도라희'와 같은 수많은 인턴사원은 물론 많은 직장인이 '갑'인 상사들의 횡포에 수모를 당하면서도 '을'이라는 처지 때문에 아무런 항변도 못 하고 그저 당하고만 있지 않은가?

직장인 10명 중 9명 '갑질' 경험

한 취업포털의 직장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실상을 짐작할 수 있다. 직장인 800여 명이 대상이다. 먼저 직장생활 중에 갑질을 경험했는지 여부를 물은 결과 89.1%가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9명꼴이다. 갑질을 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고객이나 거래처 직원보다 '직속상사'라고 답한 직장인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응답을 보면 다니는 회사의 CEO나 임원, 오너 일가로부터 갑질을 당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운전기사에게 온갖 '갑질'을 해온 기업주들이 회사 임원이나 직원들에게는 어떻게 대했을까? 아마 못지 않은 횡포를 당하고 있지만 불이익이 두려워 참고 있는 직장인이 많지 않을까?

상사의 '갑질' 유형도 다양하다. 영화 속 '하재관 부장'처럼 거친 반말로 업무를 지시하거나, 아무런 설명도 없이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며 윽박지르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직장인 두 명 중 한 명 이상이 상사들의 이런 '무례함'을 겪고 있다. 업무와는 무관한 일을 시키거나 제언 등 의견을 뭉개버리는 상사, 심지어 심한 욕설을 쏟아내며 인격을 모독하거나 직원의 업무실적을 가로채는 상사들도 많은 직장인을 괴롭히고 있다.



인터넷에는 이런 횡포를 당하는 직장인들이 익명으로 쏟아내는 하소연이 줄을 잇는다. 몇 년 전 한 직장인 잡지가 운영했던 '내가 당했던 최악의 갑질' 댓글 게시판에는 그야말로 황당한 사례들이 올라 공분을 사기도 했다.



상사들은 왜 갑처럼 군림하려 할까? 갑을 관계와 유사한 기업의 조직구조가 일차적인 원인이다. 평가와 인사권을 부서장에게 집중시킨 기업들은 대개 수직적이고 상명하복식인 문화가 자리 잡는다.

이런 권위적인 문화에서 성장한 부서장들은 대개 자신의 역량과 조직의 힘을 혼동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인사권을 바탕으로 직원들을 마치 하인 부리듯 대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자아 고갈과 도덕적 허가

그러나 모든 직장상사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갑질'하는 상사들에게는 그들만의 심리적 특성이 있다. 미시간 주립대 러셀 존슨 교수는 판매업과 제조업, 복지·교육 관련 기업의 관리자 172명을 관찰 추적해 얼마 전 국제학술지(Journal of Applied Psychology)에 상사들이 갑질하는 이유를 발표했다.

[바로가기] ☞ ‘당신의 상사가 소리 지르는 이유 : 그들은 윤리적이다’(데일리 메일)

우선 갑질하는 상사들은 대부분 '윤리적'이라는 특징이 있다고 존슨 교수는 설명한다. 이를 토대로 이른바 '자아 고갈(ego depletion)'과 '도덕적 허가(moral licensing)'라는 심리적 과정을 거쳐 갑질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먼저 자아고갈. 관리자들은 지속해서 절차적 정당성에 기초한 규정을 준수하고 잠재적인 문제들을 파악하려고 노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에너지가 고갈된다. 이렇게 되면 자기 조절과 통제를 할 수 없어지는 상태에 이른다.

자아고갈 : 충동 등을 제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고갈돼 자기 조절을 하지 못하는 상태. 미국 정신분석가 월터 랭어(Walter C. Langer, 1899~1981)는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1889~1945)가 사람들이 지쳐 저항력이 가장 느슨해지는 늦은 저녁에 주로 연설해 청중을 사로잡았다고 분석한다.자아고갈 : 충동 등을 제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고갈돼 자기 조절을 하지 못하는 상태. 미국 정신분석가 월터 랭어(Walter C. Langer, 1899~1981)는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 1889~1945)가 사람들이 지쳐 저항력이 가장 느슨해지는 늦은 저녁에 주로 연설해 청중을 사로잡았다고 분석한다.


자아고갈에 이른 관리자들은 이어 '도덕적 허가'라는 심리적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갑질을 정당화한다. 그동안의 선한 행위를 통해 도덕성에 대한 자기 이미지가 강해져 부하 직원들에게 갑질을 해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는 분석이다.

도덕적 허가 : 선한 행동이 자기탐닉 행위를 정당화하는 단서로 작용해 비도덕적 행위의 개연성을 높이는 현상. 사회적 책임에 앞장섰던 에너지 기업 엔론이 유령회사를 통한 회계 부정 등 온갖 불법을 저지르다 결국 파산한 사례, 선한 행동을 많이 한 소비자가 사치품 구매 등 자기 탐닉에 잘 빠지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도덕적 허가 : 선한 행동이 자기탐닉 행위를 정당화하는 단서로 작용해 비도덕적 행위의 개연성을 높이는 현상. 사회적 책임에 앞장섰던 에너지 기업 엔론이 유령회사를 통한 회계 부정 등 온갖 불법을 저지르다 결국 파산한 사례, 선한 행동을 많이 한 소비자가 사치품 구매 등 자기 탐닉에 잘 빠지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갑질 상사' 유형과 대처법

갑질하는 상사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양한 유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UCLA 심리학과 교수 주디스 올로프 박사가 올해 초 이들을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리해 특성을 정리하고 기본적인 대처법을 내놓았다. 사무실에 이런 상사가 있다면 미리 알고 제대로 대처하자.



직장 내 무례함은 전염병이다

상사들의 이런 갑질과 무례함은 전염성이 강하다는 특성이 있어 사무실을 그야말로 난장판으로 만들 수 있다. 지난해 미 플로리다대 연구팀은 대학원생 90명을 대상으로 2명씩 짝을 지어 진행한 실험을 통해 갑질의 이런 전염성을 경고했다.

실험에서 무례한 태도의 파트너를 만난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협상에서 역시 무례한 태도를 보였다. 계속되는 협상 실험에서 무례함은 이런 식으로 급속히 번져나갔다.

지각생에 대응하는 상황을 가정한 두 번째 실험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났다. 연구장이 무례한 태도로 나무라는 모습을 지켜본 실험참가자들은 '막 돼먹은', '뻔뻔한'과 같은 무례함과 관련된 단어를 보다 빨리 인지하는 결과를 보인 것이다.

이어 가상의 서점에서 고객 문의에 답변을 보내는 실험, 고객의 문의 내용이 중립적일 때 실험참가자들은 중립적인 답변 메일을, 문의 내용이 공격적일 때는 적대적인 입장의 답변 메일을 보냈다.

[바로가기] ☞ ‘직장 내 무례함은 어떻게 전염되나?’ (패스트컴퍼니)

무례함의 전염성은 직장인 설문조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말 룬드대 심리학자 에바 토켈슨 박사가 호텔과 음식점 종업원 6,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많은 직장인들이 다른 동료나 상사의 무례한 행동을 모방하는 습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직원 중 누군가를 공동행사에서 따돌리거나 악소문을 퍼뜨리는 것 같은 사소한 행위로도 사무실 안에서 무례함의 악순환이 촉발됐다.

연구진은 엄격한 조직문화도 이렇게 무례함이 번질 수 있는 공격적인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한다.



[바로가기] ☞ ‘상사의 무례함을 목격하면 적대감이 사무실에 질병처럼 번진다’ (데일리 메일)

직장 내 갑질과 관련해 참고할만한 연구결과가 더 있다. 지난해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 로테르담 경영대학원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상사와 가까운 자리에 앉아 있을수록 상사의 나쁜 행동을 따라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상사가 멀리 떨어져 있는 직원보다 방 안에 같이 있는 직원들이 자신이 받은 부당한 대우를 아래 직원들에게 반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상사와 부하 직원의 자리가 너무 멀면 업무 협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너무 가까워도 상사의 나쁜 행동이 직장 전체로 확산할 수 있는 만큼 어느 정도의 물리적 거리가 필요하다고 권장했다. 지금 내 자리는 어느 쫌인가?

김종명 에디터의 [사무실 新풍속도] 시리즈
☞ ① “점심은 얼간이들이나 먹는거야”
☞ ② 변기보다 400배 지저분한 ‘세균 폭탄’…그곳에서 음식을?
☞ ③ 당신의 점심시간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 ④ ‘유령 회사’의 시대…일자리는 어디로?
☞ ⑤ 아인슈타인과 처칠, 구글과 나이키의 공통점?
☞ ⑥ 당당히 즐기는 낮잠…NASA의 ‘26분’ 법칙
☞ ⑦ 직장인이 듣고 싶은 '하얀 거짓말'
☞ ⑧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과는 무엇입니까?
☞ ⑨ 남자는 키 여자는 체중?…직장인과 나폴레옹 콤플렉스
☞ ⑩ 직장 내 ‘폭탄’들의 승승장구 비결…왜?
☞ ⑪ 2016 한국인 행복곡선은 L자형?
☞ ⑫ 미래 기업에 ‘사무실은 놀이터다’
☞ ⑬ ‘눈물의 비디오’와 4차 산업혁명
☞ ⑭ “월요일이 너무 싫어”…극복법은?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