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역사부정 실체]⑨ 친일·지일파 교수를 떠받치는 건 일본의 돈!

입력 2021.04.14 (08:00) 수정 2021.04.1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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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그의 정식 직함은 '미쓰미시 일본법학 교수'(Mitsubishi Professor of Japanese Legal Studies)다. 일본 기업 미쓰비시가 하버드대에 기부한 돈으로 교수직이 만들어졌고, 램지어 교수는 1998년부터 '미쓰비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램지어 교수의 월급과 연구비를 미쓰비시 기업이 부담한다는 뜻으로, 미쓰비시가 지금까지 하버드대에 지원한 금액은 2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추산한다.

일본 기업이 기부한 기금으로 설치·운영되는 서구 대학의 교수직은 더 있다. 프린스턴 대학교 동아시아학과에는 닛산 일본학 교수가 있는데, 이 교수는 램지어 교수의 2019년 위안부 관련 논문('위안부와 교수들') 작성에 도움을 줬다.

오스틴 텍사스 대학 역사학과에는 미쓰비시 중공업 일본학과장이, 같은 대학 아시아학과에는 미쓰비시 중공업 일본학 교수가 있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엔 닛산 일본학연구소가 있는데, 교수 4명과 연구원 3명이 소속돼 있다.

일본 기업 기부금으로 설치된 대학교수직 숫자와 지원금이 얼마나 되는지는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는다.

■친일·지일 학자 집중 지원…'아베 펠로우십' '사사카와 USA'


일본 정부가 공공외교 일환으로 친일파·지일파 연구자를 키우기 위해 운영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아베 펠로우십'이 있다.

미국과 일본 간 학문적 교류를 증진시킨다는 목적 아래, 정치·경제·사회학 분야를 망라한 정책연구자들을 매년 10명 이상 선발해 현장 연구를 지원한다.

1991년부터 2019년까지 아베 펠로우십 지원을 받은 연구자들을 살펴보니, 미국 241명, 일본 123명 등 총 370명이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아베 펠로우십 예산은 230만 달러(25억 7천만 원)였다.

아베 펠로우십을 운영하는 기관은 일본국제교류재단(Japan Foundation)의 일미센터 , 영문명 Center for Global Partnership(CGP)이다. 1991년 미일 안전보장조약 30주년을 기념해 특사로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타로 당시 외무상(아베 신조 전 총리의 부친)이 제안해, 일본 정부가 JF에 500억 엔(5,086억 원)을 추가 출자해 설립된 기관이다.

CGP의 2019년 예산은 아베 펠로우십 230만 달러 외에도 정책연구지원 360만 달러, 인사초청 20만 달러 등 총 610만 달러(68억 1천만 원)였다. 운영비 150만 달러를 합치면 760만 달러(84억 9천만 원)에 이른다. 재단 인력은 뉴욕과 도쿄에 모두 18명이 있다.

일본은 또 '사사카와 USA'라는 싱크탱크도 운영하고 있다. A급 전범인 사사카와 료이치가 설립했는데, 그는 아베 신조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와도 가까웠다.

사사카와 USA는 기본 연구기능 외에도 미국 의회 일본연구모임의 회의와 방일 지원, 정책연구 지원, 아시아계 미국인 초청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일본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자, 연구자와 박사논문 집필자에게 일본에서 연구·조사할 기회도 제공한다.

사사카와 USA의 2019년 예산은 480만 달러(53억 6천만 원)였다. 마크 램지어 교수는 사사카와 USA가 운영한 '일본학 자문위원회' 자문위원으로 3년 간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대미 공공외교 기관으로는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 미국사무소가 있다. 그런데 KF 본부와 미국사무소를 합친 대미 공공외교 예산은 2019년 기준 350만 달러(39억 1천만 원)로 JF CGP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나마 JF CGP 예산엔 JF 본부의 대미 예산은 포함돼 있지 않다. CGP와 사사카와 USA의 예산을 합하면 차이는 3.5배 수준으로 벌어진다. KF 미국사무소 인력은 3명으로 JF CGP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한일 공공외교 기관의 전체 예산과 인력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일본국제교류재단(JF)과 한국국제교류재단(KF)을 비교했을 때, 2019년 기준 JF가 KF보다 예산은 4.7배, 인력은 2.2배, 해외사무소 수는 약 3배 많았다.


■日, '전략적 대외 발신' 에 한 해 7,549억 원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일본 정부의 '전략적 대외 발신' 예산이다.

정부 차원에서 "일본의 정책과 체제를 홍보하고, 특히 일본 문화 등의 다양한 매력을 홍보함으로써 친일파·지일파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에 활용된다.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 조사실 자료를 보면, 지난해에 742억 엔(7,549억 원)이 책정됐다.

일본 정부는 이 예산으로 국내외 싱크탱크와의 협력, 해외 미디어를 통한 홍보 강화, 홍보력 있는 지식인 파견 또는 초대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한다.

일본의 정책과 문화가 정부기관과 공공외교 전담 기관, 기업 등의 막대한 돈을 통해 이 시간에도 세계 학계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친일파·지일파 교수는 거저 주어진 게 아니다.

*자료 제공: 한국국제교류재단(K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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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역사부정 실체]⑨ 친일·지일파 교수를 떠받치는 건 일본의 돈!
    • 입력 2021-04-14 08:00:53
    • 수정2021-04-14 08:01:09
    취재K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그의 정식 직함은 '미쓰미시 일본법학 교수'(Mitsubishi Professor of Japanese Legal Studies)다. 일본 기업 미쓰비시가 하버드대에 기부한 돈으로 교수직이 만들어졌고, 램지어 교수는 1998년부터 '미쓰비시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램지어 교수의 월급과 연구비를 미쓰비시 기업이 부담한다는 뜻으로, 미쓰비시가 지금까지 하버드대에 지원한 금액은 2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추산한다.

일본 기업이 기부한 기금으로 설치·운영되는 서구 대학의 교수직은 더 있다. 프린스턴 대학교 동아시아학과에는 닛산 일본학 교수가 있는데, 이 교수는 램지어 교수의 2019년 위안부 관련 논문('위안부와 교수들') 작성에 도움을 줬다.

오스틴 텍사스 대학 역사학과에는 미쓰비시 중공업 일본학과장이, 같은 대학 아시아학과에는 미쓰비시 중공업 일본학 교수가 있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엔 닛산 일본학연구소가 있는데, 교수 4명과 연구원 3명이 소속돼 있다.

일본 기업 기부금으로 설치된 대학교수직 숫자와 지원금이 얼마나 되는지는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는다.

■친일·지일 학자 집중 지원…'아베 펠로우십' '사사카와 USA'


일본 정부가 공공외교 일환으로 친일파·지일파 연구자를 키우기 위해 운영하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아베 펠로우십'이 있다.

미국과 일본 간 학문적 교류를 증진시킨다는 목적 아래, 정치·경제·사회학 분야를 망라한 정책연구자들을 매년 10명 이상 선발해 현장 연구를 지원한다.

1991년부터 2019년까지 아베 펠로우십 지원을 받은 연구자들을 살펴보니, 미국 241명, 일본 123명 등 총 370명이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아베 펠로우십 예산은 230만 달러(25억 7천만 원)였다.

아베 펠로우십을 운영하는 기관은 일본국제교류재단(Japan Foundation)의 일미센터 , 영문명 Center for Global Partnership(CGP)이다. 1991년 미일 안전보장조약 30주년을 기념해 특사로 미국을 방문한 아베 신타로 당시 외무상(아베 신조 전 총리의 부친)이 제안해, 일본 정부가 JF에 500억 엔(5,086억 원)을 추가 출자해 설립된 기관이다.

CGP의 2019년 예산은 아베 펠로우십 230만 달러 외에도 정책연구지원 360만 달러, 인사초청 20만 달러 등 총 610만 달러(68억 1천만 원)였다. 운영비 150만 달러를 합치면 760만 달러(84억 9천만 원)에 이른다. 재단 인력은 뉴욕과 도쿄에 모두 18명이 있다.

일본은 또 '사사카와 USA'라는 싱크탱크도 운영하고 있다. A급 전범인 사사카와 료이치가 설립했는데, 그는 아베 신조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와도 가까웠다.

사사카와 USA는 기본 연구기능 외에도 미국 의회 일본연구모임의 회의와 방일 지원, 정책연구 지원, 아시아계 미국인 초청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일본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자, 연구자와 박사논문 집필자에게 일본에서 연구·조사할 기회도 제공한다.

사사카와 USA의 2019년 예산은 480만 달러(53억 6천만 원)였다. 마크 램지어 교수는 사사카와 USA가 운영한 '일본학 자문위원회' 자문위원으로 3년 간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대미 공공외교 기관으로는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 미국사무소가 있다. 그런데 KF 본부와 미국사무소를 합친 대미 공공외교 예산은 2019년 기준 350만 달러(39억 1천만 원)로 JF CGP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나마 JF CGP 예산엔 JF 본부의 대미 예산은 포함돼 있지 않다. CGP와 사사카와 USA의 예산을 합하면 차이는 3.5배 수준으로 벌어진다. KF 미국사무소 인력은 3명으로 JF CGP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한일 공공외교 기관의 전체 예산과 인력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일본국제교류재단(JF)과 한국국제교류재단(KF)을 비교했을 때, 2019년 기준 JF가 KF보다 예산은 4.7배, 인력은 2.2배, 해외사무소 수는 약 3배 많았다.


■日, '전략적 대외 발신' 에 한 해 7,549억 원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일본 정부의 '전략적 대외 발신' 예산이다.

정부 차원에서 "일본의 정책과 체제를 홍보하고, 특히 일본 문화 등의 다양한 매력을 홍보함으로써 친일파·지일파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에 활용된다.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 조사실 자료를 보면, 지난해에 742억 엔(7,549억 원)이 책정됐다.

일본 정부는 이 예산으로 국내외 싱크탱크와의 협력, 해외 미디어를 통한 홍보 강화, 홍보력 있는 지식인 파견 또는 초대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고 설명한다.

일본의 정책과 문화가 정부기관과 공공외교 전담 기관, 기업 등의 막대한 돈을 통해 이 시간에도 세계 학계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친일파·지일파 교수는 거저 주어진 게 아니다.

*자료 제공: 한국국제교류재단(K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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