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18) “미, 트럼프 반감 강하고 ‘받아쓰기’ 요구 일반화”

입력 2018.07.15 (09:13) 수정 2018.07.1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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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친서(한글본)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 트위(2018.7.12)김정은 친서(한글본)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 트위(2018.7.12)

다음은 미국에 대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했는데?)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부터 미국 언론이 굉장히 비판적이다. 합의 자체가 마음에 안 든 것보다는 트럼프에 대한 반감이 정상회담 합의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보게 하는 거 같다. 우리가 볼 때는 트럼프가 용기를 내서 김정은과 비핵화를 위한 통 큰 합의를 해 반가운 일인데, 미국 입장에서 볼 때는 미국의 국가 이익을 떠나서 트럼프가 뭔가 못마땅한 것 때문에 비판한 것이 아닌가.

”미 언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에 북한 진정성 묶어 비판“

그 연장선장에서 12일에 유해 송환(실무 회담)이 될 것처럼 얘기했다가 안 되니까 바로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북한의 진정성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하고 있다. 북한의 진정성에 대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주류 언론의 비판도 북한의 진정성 문제, 진정성 시비에서 시작한 거다. 북한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해 시설을 공개했다고 보고.

또 하나는 12일에 (회담을) 하겠다고 북한이 확답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12일에 만나자 해놓고 북쪽에서 폼페이오와 얘기하는 과정에서 확답도 안 줬는데, 자기(폼페이오)는 어그리(동의)한 것으로 생각했다가 헛발질 한 거다. 뒤통수 맞았다기보다는 헛발질 한 거다. 거기에 대해 청와대에서 북한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마라, 친서를 보내고 잘 해보자는 얘기를 여러 번 했는데 그럴 일 있겠느냐(는 거고). 또 15일에 만나자는 역제의를 했기 때문에, 그 자체가 12일 회담이 확정된 게 아니었다는 얘기고,

또 하나는 장성급으로 격을 높이자고 한 것은 실무적으로 와서 인수인계 절차만 논의하지 말고 그 문제와 관련한 실비보상 문제, 그건 장성급이 해야 할 거다. 15일에 만나서 어떤 얘기가 오고갈지, 내막적으로 어떤 게 오갈지 예단할 수 없지만, 실비보상에 합의해도 그 얘기는 당분간 못 할 거다.”

“미, ‘외교’ 아닌 ‘받아쓰기’ 요구…우리 국민들도 익숙해져”

(친서에 비핵화가 안 들어간 건 어떻게 보면 북쪽 입장에선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북쪽 입장에선 비핵화를 하고 싶다, 그런데 북‧미수교에 대한 희망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얘기다. 자기네(미국)는 북‧미수교에 대해 일체 얘기를 안 해도 되지만, 북한은 비핵화에 대해 얘기한다는 건 얼마나 일방적이냐. 상호주의적 관점이 없다.

얼마 전에 아산정책연구원의 김지윤 연구원을 만났는데, 이렇게 얘기하더라. 미국이란 나라는, 자기네는 외교가 필요 없는 나라로 생각한다는 거다. (미국은) 초강대국이기 때문에, 외교는 대등한 나라들과의 거래를 하는 게 외교인데, 조그만 나라들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한다는 거다. 소위 디플로머시(외교)가 아니라 딕테이션(받아쓰기)만 하면 된다는 거다. 거기에 익숙해 있다, 우리 국민들도. 어떻게 미국이 북한과 1대 1로 주거니 받거니 거래하는 식으로 협상을 하려고 하느냐. 더구나 부시 정부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지난 10년 동안에, 오바마 정부를 포함해서 전략적 인내 기간 동안에 북핵은 배드 비헤비어(나쁜 행동)라는 관념이 있다.

배드 비헤비어, 도덕적으로 나쁜 행위니까 일방적으로 그만 두게 해야 한다. 이런 고정 관념이 상당 정도 굳어진 상태에서 트럼프가 그걸 뛰어넘기 어렵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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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브리핑 (18) “미, 트럼프 반감 강하고 ‘받아쓰기’ 요구 일반화”
    • 입력 2018-07-15 09:13:12
    • 수정2018-07-15 09:32:48
    정치
김정은 친서(한글본)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 트위(2018.7.12)
다음은 미국에 대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했는데?)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부터 미국 언론이 굉장히 비판적이다. 합의 자체가 마음에 안 든 것보다는 트럼프에 대한 반감이 정상회담 합의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보게 하는 거 같다. 우리가 볼 때는 트럼프가 용기를 내서 김정은과 비핵화를 위한 통 큰 합의를 해 반가운 일인데, 미국 입장에서 볼 때는 미국의 국가 이익을 떠나서 트럼프가 뭔가 못마땅한 것 때문에 비판한 것이 아닌가.

”미 언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에 북한 진정성 묶어 비판“

그 연장선장에서 12일에 유해 송환(실무 회담)이 될 것처럼 얘기했다가 안 되니까 바로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북한의 진정성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하고 있다. 북한의 진정성에 대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주류 언론의 비판도 북한의 진정성 문제, 진정성 시비에서 시작한 거다. 북한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해 시설을 공개했다고 보고.

또 하나는 12일에 (회담을) 하겠다고 북한이 확답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12일에 만나자 해놓고 북쪽에서 폼페이오와 얘기하는 과정에서 확답도 안 줬는데, 자기(폼페이오)는 어그리(동의)한 것으로 생각했다가 헛발질 한 거다. 뒤통수 맞았다기보다는 헛발질 한 거다. 거기에 대해 청와대에서 북한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마라, 친서를 보내고 잘 해보자는 얘기를 여러 번 했는데 그럴 일 있겠느냐(는 거고). 또 15일에 만나자는 역제의를 했기 때문에, 그 자체가 12일 회담이 확정된 게 아니었다는 얘기고,

또 하나는 장성급으로 격을 높이자고 한 것은 실무적으로 와서 인수인계 절차만 논의하지 말고 그 문제와 관련한 실비보상 문제, 그건 장성급이 해야 할 거다. 15일에 만나서 어떤 얘기가 오고갈지, 내막적으로 어떤 게 오갈지 예단할 수 없지만, 실비보상에 합의해도 그 얘기는 당분간 못 할 거다.”

“미, ‘외교’ 아닌 ‘받아쓰기’ 요구…우리 국민들도 익숙해져”

(친서에 비핵화가 안 들어간 건 어떻게 보면 북쪽 입장에선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북쪽 입장에선 비핵화를 하고 싶다, 그런데 북‧미수교에 대한 희망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그런 얘기다. 자기네(미국)는 북‧미수교에 대해 일체 얘기를 안 해도 되지만, 북한은 비핵화에 대해 얘기한다는 건 얼마나 일방적이냐. 상호주의적 관점이 없다.

얼마 전에 아산정책연구원의 김지윤 연구원을 만났는데, 이렇게 얘기하더라. 미국이란 나라는, 자기네는 외교가 필요 없는 나라로 생각한다는 거다. (미국은) 초강대국이기 때문에, 외교는 대등한 나라들과의 거래를 하는 게 외교인데, 조그만 나라들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생각한다는 거다. 소위 디플로머시(외교)가 아니라 딕테이션(받아쓰기)만 하면 된다는 거다. 거기에 익숙해 있다, 우리 국민들도. 어떻게 미국이 북한과 1대 1로 주거니 받거니 거래하는 식으로 협상을 하려고 하느냐. 더구나 부시 정부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지난 10년 동안에, 오바마 정부를 포함해서 전략적 인내 기간 동안에 북핵은 배드 비헤비어(나쁜 행동)라는 관념이 있다.

배드 비헤비어, 도덕적으로 나쁜 행위니까 일방적으로 그만 두게 해야 한다. 이런 고정 관념이 상당 정도 굳어진 상태에서 트럼프가 그걸 뛰어넘기 어렵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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