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18) “중, 종전선언 뒤 평화협정 체결 지연 시키려 할 것”

입력 2018.07.15 (09:17) 수정 2018.07.1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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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훈련 자료 화면주한미군 훈련 자료 화면

다음은 주한미군, 중국에 대한 정세현 전 통일부 정관과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주한미군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하는지? 천영우 전 외교안보 수석이 비핵화를 위해서라면 주한미군 철수도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까지 주장했다. 대통령은 주한미군은 한·미 이슈지 비핵화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천영우 전 수석은 주한미군과 관련해 북한 내부의 발언에 대해 아는지 우선 묻고 싶다. 2000년 6·15 정상회담 때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한테 한 얘기, 그해 10월 25일 올브라이트 미 국무에게 한 얘기가 똑같은데, (김정일 위원장은) 냉전이 끝나고 나서 남쪽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 대한 우리의 평가는 달라졌습니다, 그 전에는 우리를 억제하는 소위 억지역량으로 역할도 했고 우리를 위협하는 역할도 했지만 냉전이 끝나고 난 뒤 국제 질서가 요동칠 수 있는데 미군이 있기 때문에 조용합디다(라고 얘기했다). 그 얘기는 중국의 군사적 간섭 이런 것을 미군이 있기 때문에 막아줬다는 거다. 또 다른 선례는 통일 전에 서독에 있던 나토군이 통일 후에도 그대로 그 자리에 있으면서 동유럽과 서유럽 사이에 여러 가지 군사적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 것을 봤기 때문에 그럴 거다.

“북, 냉전 해체 뒤 중국 의식 주한미군에 대한 북한의 평가 달라져”

그래서 (김 위원장은) 우리는 주한미군이 있는 조건에서 주둔 조건에서 수교해달라는 얘기를 90년대 초에 미국에 건네 봤습니다(고 했다). 그게 91년 1월 21일 김용순과 아놀드 켄터 사이의 회담이다. 그때 내가 운 좋게도 통일연구원 부원장으로 있는데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있는 노재봉 교수가 지금 큰일 났다, 북한이 이런 얘기를 했는데 어떻게 될지 거기에 대한 대책을 빨리 써서 조용히 나한테만 보내라, 각하한테 보고해야 한다. 그때 나도 이게 진정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 식으로 분석만 하고 말았다. 90년대 초에 이미 전달했다.

이번에도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이 갔을 때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지만 미국이 우리를 적대시하지 않고 체제 보장만 해주면 핵을 가질 하등의 이유가 없다, 수교만 해주면 핵을 내려놓을 텐데 수교만 해주면 주한미군의 주둔도 얼마든지 용인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선대의 유훈입니다, 이렇게 얘기했으리라고 본다. 더 놀라운 것은 정상회담에서 김정일이 그런 얘기를 하니까 김대중 대통령은 눈이 동그래진 거지. 미군이 있는 조건에서 수교를 한다, 그리고 남과 북이, 북과 남이 손을 잡고 바다 미군을 이용해서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 중국은 욕심이 많다, 그걸 (김대중 대통령이) 듣고는 이거는 대단한 전략적 사고다. 그래서 나중에 수교, 클린턴 방북은 그래서 준비가 되는 거다. 그때 옆에 있던 황원탁 수석이 질문을 하는데, 그런데 왜 노동신문에선 툭하면 미군 철수를 주장하냐고 하니까, (김정일 위원장은) 아아 인민들은 거기까지만 알고 있으면 된다고 얘기했다. 천영우 수석은 아직 거기까지만 알고 있는 거다.

이번에 트럼프가 북‧미 정상회담을 척 받은 것은 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각서가 없으면 안 받았을 거다.”

(트럼프가 미군 철수, 주한미군을 데려오고 싶다고 하는데?)
“그건 우리한테 하는 주둔비 문제다. 지금 나토도 돈 내라는 거다. 미군이 나토에 가 있기 때문에 유럽 전체의 경제 정치 이권을 좌지우지 하는 거다. 미군이 여기 있기 때문에 동아시아에서 정치적 발언권이 소위 헤게모니가 유지되는 거다. 헤게모니가 유지되니까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도 압박을 가할 수 있고, FTA를 봐도 그렇고. 마치 우리를 와 있는 것처럼 얘기하면서 몸값 높이려는 거지 북한에 하는 얘기가 아니다.”

제3차 북·중 정상회담(2018.5.19, 베이징, 북한 로동신문 5월 20일 게재)제3차 북·중 정상회담(2018.5.19, 베이징, 북한 로동신문 5월 20일 게재)

“미, 평양에 대사관 설치하면 대중국 전진 기지 생기는 것”

(북‧중 관계는 어떻게 봐야 하나? 트럼프는 훼방꾼이라 하고, 김정은이 활용하는 것처럼도 보이고)
“활용하는 측면이 있는데, 중국을 활용하는 것은 미국이 압박하는 것을 막아주는 동네 형으로 써먹는 거고.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북한과 비핵화를 끌어내는 대가로 북 미수교를 하면 평양에 미국 대사관이 들어간다. 그러면 중국한테는 인중(코와 윗입술 사이에 오목하게 골이 진 곳)다. 그렇게 되면 미군이 평양까지는 안 들어가도, 평택에 있어도 충분한데, 평양에 미국 대사관이 들어가면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헤게모니는 2차 대전 이후 유지돼 왔던 거보다 훨씬 더 강화되는 거다. 말하자면 전진 기지가 생기는 거다.

그래서 중국으로서는 못 올라오게 해야 하고 판문점 이남에 계속 머무르게 해야 하기 때문에 종전선언을 하더라도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전까지 계속, 말하자면 평화협정과 북미수교가 표리의 관계에 있는데, 오히려 시간을 거기서 지연시키려고 할 거다. 트럼프는 그걸 넘어서 들어가고 싶어 하고 싸움판을 북핵 문제를 핑계로 해서 한반도에서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려고 했는데 지금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북한을 끌어안고 베이징과 가장 가까운 곳에 대사관을 세우고 여러 가지 휴민트를 활용해서 중국의 동향을 체크하면서 싸움판을 남중국해로 벌이는 거다. 남중국해에다 올인을 해야 한다.

중국이 남사군도에 군사기지까지 만들었는데, 인도양에서 태평양으로 나오는 길목에 딱 초소를 만들었기 때문에 싸움판을 거기에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도태평양 전략인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아무리 강국이어도 싸움판을 아시아에서 두 곳에 벌일 수 없다. 중요한 곳은 그쪽이다.”

(그 맥락에서 해리스 대사가 온 것을 어떻게 봐야할지?)
“군인 출신을 여기에 둔 것도 군사적으로 한·미 간에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주한미군의 상징적인 인사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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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5 09:17:11
    • 수정2018-07-15 09: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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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훈련 자료 화면
다음은 주한미군, 중국에 대한 정세현 전 통일부 정관과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주한미군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하는지? 천영우 전 외교안보 수석이 비핵화를 위해서라면 주한미군 철수도 고려해야 한다, 이렇게까지 주장했다. 대통령은 주한미군은 한·미 이슈지 비핵화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천영우 전 수석은 주한미군과 관련해 북한 내부의 발언에 대해 아는지 우선 묻고 싶다. 2000년 6·15 정상회담 때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한테 한 얘기, 그해 10월 25일 올브라이트 미 국무에게 한 얘기가 똑같은데, (김정일 위원장은) 냉전이 끝나고 나서 남쪽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 대한 우리의 평가는 달라졌습니다, 그 전에는 우리를 억제하는 소위 억지역량으로 역할도 했고 우리를 위협하는 역할도 했지만 냉전이 끝나고 난 뒤 국제 질서가 요동칠 수 있는데 미군이 있기 때문에 조용합디다(라고 얘기했다). 그 얘기는 중국의 군사적 간섭 이런 것을 미군이 있기 때문에 막아줬다는 거다. 또 다른 선례는 통일 전에 서독에 있던 나토군이 통일 후에도 그대로 그 자리에 있으면서 동유럽과 서유럽 사이에 여러 가지 군사적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 것을 봤기 때문에 그럴 거다.

“북, 냉전 해체 뒤 중국 의식 주한미군에 대한 북한의 평가 달라져”

그래서 (김 위원장은) 우리는 주한미군이 있는 조건에서 주둔 조건에서 수교해달라는 얘기를 90년대 초에 미국에 건네 봤습니다(고 했다). 그게 91년 1월 21일 김용순과 아놀드 켄터 사이의 회담이다. 그때 내가 운 좋게도 통일연구원 부원장으로 있는데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있는 노재봉 교수가 지금 큰일 났다, 북한이 이런 얘기를 했는데 어떻게 될지 거기에 대한 대책을 빨리 써서 조용히 나한테만 보내라, 각하한테 보고해야 한다. 그때 나도 이게 진정성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 식으로 분석만 하고 말았다. 90년대 초에 이미 전달했다.

이번에도 정의용 실장과 서훈 원장이 갔을 때 비핵화는 선대의 유훈이지만 미국이 우리를 적대시하지 않고 체제 보장만 해주면 핵을 가질 하등의 이유가 없다, 수교만 해주면 핵을 내려놓을 텐데 수교만 해주면 주한미군의 주둔도 얼마든지 용인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선대의 유훈입니다, 이렇게 얘기했으리라고 본다. 더 놀라운 것은 정상회담에서 김정일이 그런 얘기를 하니까 김대중 대통령은 눈이 동그래진 거지. 미군이 있는 조건에서 수교를 한다, 그리고 남과 북이, 북과 남이 손을 잡고 바다 미군을 이용해서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 중국은 욕심이 많다, 그걸 (김대중 대통령이) 듣고는 이거는 대단한 전략적 사고다. 그래서 나중에 수교, 클린턴 방북은 그래서 준비가 되는 거다. 그때 옆에 있던 황원탁 수석이 질문을 하는데, 그런데 왜 노동신문에선 툭하면 미군 철수를 주장하냐고 하니까, (김정일 위원장은) 아아 인민들은 거기까지만 알고 있으면 된다고 얘기했다. 천영우 수석은 아직 거기까지만 알고 있는 거다.

이번에 트럼프가 북‧미 정상회담을 척 받은 것은 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각서가 없으면 안 받았을 거다.”

(트럼프가 미군 철수, 주한미군을 데려오고 싶다고 하는데?)
“그건 우리한테 하는 주둔비 문제다. 지금 나토도 돈 내라는 거다. 미군이 나토에 가 있기 때문에 유럽 전체의 경제 정치 이권을 좌지우지 하는 거다. 미군이 여기 있기 때문에 동아시아에서 정치적 발언권이 소위 헤게모니가 유지되는 거다. 헤게모니가 유지되니까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도 압박을 가할 수 있고, FTA를 봐도 그렇고. 마치 우리를 와 있는 것처럼 얘기하면서 몸값 높이려는 거지 북한에 하는 얘기가 아니다.”

제3차 북·중 정상회담(2018.5.19, 베이징, 북한 로동신문 5월 20일 게재)
“미, 평양에 대사관 설치하면 대중국 전진 기지 생기는 것”

(북‧중 관계는 어떻게 봐야 하나? 트럼프는 훼방꾼이라 하고, 김정은이 활용하는 것처럼도 보이고)
“활용하는 측면이 있는데, 중국을 활용하는 것은 미국이 압박하는 것을 막아주는 동네 형으로 써먹는 거고.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북한과 비핵화를 끌어내는 대가로 북 미수교를 하면 평양에 미국 대사관이 들어간다. 그러면 중국한테는 인중(코와 윗입술 사이에 오목하게 골이 진 곳)다. 그렇게 되면 미군이 평양까지는 안 들어가도, 평택에 있어도 충분한데, 평양에 미국 대사관이 들어가면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헤게모니는 2차 대전 이후 유지돼 왔던 거보다 훨씬 더 강화되는 거다. 말하자면 전진 기지가 생기는 거다.

그래서 중국으로서는 못 올라오게 해야 하고 판문점 이남에 계속 머무르게 해야 하기 때문에 종전선언을 하더라도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전까지 계속, 말하자면 평화협정과 북미수교가 표리의 관계에 있는데, 오히려 시간을 거기서 지연시키려고 할 거다. 트럼프는 그걸 넘어서 들어가고 싶어 하고 싸움판을 북핵 문제를 핑계로 해서 한반도에서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려고 했는데 지금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북한을 끌어안고 베이징과 가장 가까운 곳에 대사관을 세우고 여러 가지 휴민트를 활용해서 중국의 동향을 체크하면서 싸움판을 남중국해로 벌이는 거다. 남중국해에다 올인을 해야 한다.

중국이 남사군도에 군사기지까지 만들었는데, 인도양에서 태평양으로 나오는 길목에 딱 초소를 만들었기 때문에 싸움판을 거기에 만들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도태평양 전략인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아무리 강국이어도 싸움판을 아시아에서 두 곳에 벌일 수 없다. 중요한 곳은 그쪽이다.”

(그 맥락에서 해리스 대사가 온 것을 어떻게 봐야할지?)
“군인 출신을 여기에 둔 것도 군사적으로 한·미 간에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주한미군의 상징적인 인사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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