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쓰레기의 나라]② 농공단지까지 침투한 쓰레기…전국 120만톤
입력 2019.03.31 (09:01) 수정 2019.04.14 (07:18) 취재K
동영상영역 시작
[쓰레기의 나라]② 농공단지까지 침투한 쓰레기…전국 120만톤
동영상영역 끝
지난달 27일 강원도 영월군 북면 서강 인근에 자리 잡은 영월 농공단지. 서울에서 차로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곳입니다.

농공단지는 농어촌 지역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조성한 곳입니다. 입주 기업에게 세금 혜택 등을 줍니다. 그런데 이곳에 '쓰레기산'이 몇 년째 방치돼 있다고 합니다.

◆침출수에 역한 냄새까지

쓰레기로 가득한 공장 내부쓰레기로 가득한 공장 내부

영월 농공단지 안쪽으로 이동하자 사방을 둘러싼 울타리가 보입니다. 울타리가 에워싼 곳은 한때 폐기물처리업을 했던 한 업체입니다. 공장 부지만 2천8백여 평(9256㎡ 이상)에 달합니다.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높게 쌓인 폐기물 더미가 눈에 들어옵니다. 크고 작게 쌓인 '쓰레기산'이 공장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바닥 한쪽에는 침출수가 새어나와 흐르고 있습니다. 정체 모를 푸른색 침출수가 눈에 들어옵니다. 곳곳에서 역한 냄새가 풍겨 숨쉬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곳곳에 배어있는 침출수곳곳에 배어있는 침출수

쓰레기 더미를 둘러봤습니다. 비닐부터 금속류, 마대자루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공장 한쪽에 자리잡은 건물 안쪽에도 자루에 담긴 폐기물이 가득합니다. 성인 남성 키를 훌쩍 넘을 정도로 쌓여 있습니다. 쓰레기 자루들이 모두 합하면 족히 수백 개는 되어 보입니다.

자루 틈으로 조금만 손을 대도 분진 가루가 흩날립니다. 이런 쓰레기 가루들은 몇 년 동안 얼마나 많이 주변 주민들에게 흘러들어 갔을까요?

건물 내에 쌓여 있는 쓰레기 자루들건물 내에 쌓여 있는 쓰레기 자루들

악취와 먼지에 시달려온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마을 주민 장병철 씨는 "비가 오면 제품이 씻겨서 물로 내려가니까 하천 오염이 우려된다"며 "이른 시일 내에 조치가 취해졌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십수 년째 3만 톤 쌓여

이 공장에 방치된 폐기물만 무려 3만여 톤에 달합니다. 이 폐기물은 어디서 왔을까요.

이 업체는 2000년 영업허가를 받았습니다. 폐기물 재활용이 본업이었지만, 수익이 나지 않자 다른 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폐기물 쌓아 뒀습니다. 폐기물 소각 등으로 처리하지 않고, 무단 적치가 이어지자 점점 '쓰레기산'은 커져만 갔습니다.

결국, 영월군은 3년 전 업체의 영업허가를 취소했고, 업체 대표는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현재 남은 건 산더미 같은 폐기물과 텅 빈 사무실뿐입니다.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해야 하는 군의원들로선 애가 탈 수밖에 없습니다. 신준용 영월군의원은 "당초 목적은 콘크리트 블록을 만드는 공장으로 허가를 냈었는데, 콘크리트 블록 생산은 안 하고 방치 폐기물을 받아왔던 것"이라며 "십수 년 동안 3만 톤의 방치 폐기물이 쌓여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영월군은 우선 자체 처리한 뒤 업체 측에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처리 비용입니다.

추산되는 필요 비용만 수십억 원에 달하지만 영월군이 확보한 비용은 보증보험 보증금 5억 6400만 원 뿐입니다. 답답하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전국 쓰레기 120만 톤

문제는 쓰레기 대란으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이곳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전국에 쌓여 있는 쓰레기만
백20만 톤에 육박합니다. 당장 처리해야 하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방치되고만 있습니다.

쓰레기 문제가 커지자 지난달 정부는 3년 안에 전국의 불법 쓰레기 120만톤을 모두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부랴부랴 전국의 불법폐기물 실태를 전수조사한 뒤였습니다. 지자체별로 행정 대집행 등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추가 불법폐기물을 막기 위해 폐기물 처리 전 과정의 공공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결국, 담당 인력과 비용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시민단체는 정부의 일괄 처리 방침을 일견 환영하면서도 실효성에는 의문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인력 확충과 예산 지원 방안이 핵심인데 이 부분이 빠졌다는 겁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인력과 재원, 권한 이양 없는 정부 대책만으로 지역에서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며 "점검 인원 확대 의무화와 환경사법경찰 권한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관기사]
[쓰레기의 나라]① 명산 자락에 썩어가는 폐기물 6천톤
[쓰레기의 나라]② 농공단지까지 침투한 쓰레기…전국 120만톤
[쓰레기의 나라]③ 지도로 보는 우리동네 쓰레기 현황
[쓰레기의 나라]④ 우리는 어쩌다 ‘쓰레기 대한민국’이 되었나?
[쓰레기의 나라/번외편] 우리 동네 불법 쓰레기를 찾아라
[쓰레기의 나라]⑤ 배달 음식, 도시락 포장재…1인 가구가 부른 쓰레기의 비극
[쓰레기의 나라]⑥ 수천억 원 오가는 불법폐기물 ‘쩐의 전쟁’
[쓰레기의 나라]⑦ 그들은 왜 ‘쓰레기 산’ 남긴 채 떠났나?
[쓰레기의 나라]⑧ 치워도 또 생긴다…시험대 오른 쓰레기 대한민국
  • [쓰레기의 나라]② 농공단지까지 침투한 쓰레기…전국 120만톤
    • 입력 2019.03.31 (09:01)
    • 수정 2019.04.14 (07:18)
    취재K
[쓰레기의 나라]② 농공단지까지 침투한 쓰레기…전국 120만톤
지난달 27일 강원도 영월군 북면 서강 인근에 자리 잡은 영월 농공단지. 서울에서 차로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곳입니다.

농공단지는 농어촌 지역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조성한 곳입니다. 입주 기업에게 세금 혜택 등을 줍니다. 그런데 이곳에 '쓰레기산'이 몇 년째 방치돼 있다고 합니다.

◆침출수에 역한 냄새까지

쓰레기로 가득한 공장 내부쓰레기로 가득한 공장 내부

영월 농공단지 안쪽으로 이동하자 사방을 둘러싼 울타리가 보입니다. 울타리가 에워싼 곳은 한때 폐기물처리업을 했던 한 업체입니다. 공장 부지만 2천8백여 평(9256㎡ 이상)에 달합니다.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높게 쌓인 폐기물 더미가 눈에 들어옵니다. 크고 작게 쌓인 '쓰레기산'이 공장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바닥 한쪽에는 침출수가 새어나와 흐르고 있습니다. 정체 모를 푸른색 침출수가 눈에 들어옵니다. 곳곳에서 역한 냄새가 풍겨 숨쉬기조차 쉽지 않습니다.

곳곳에 배어있는 침출수곳곳에 배어있는 침출수

쓰레기 더미를 둘러봤습니다. 비닐부터 금속류, 마대자루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공장 한쪽에 자리잡은 건물 안쪽에도 자루에 담긴 폐기물이 가득합니다. 성인 남성 키를 훌쩍 넘을 정도로 쌓여 있습니다. 쓰레기 자루들이 모두 합하면 족히 수백 개는 되어 보입니다.

자루 틈으로 조금만 손을 대도 분진 가루가 흩날립니다. 이런 쓰레기 가루들은 몇 년 동안 얼마나 많이 주변 주민들에게 흘러들어 갔을까요?

건물 내에 쌓여 있는 쓰레기 자루들건물 내에 쌓여 있는 쓰레기 자루들

악취와 먼지에 시달려온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마을 주민 장병철 씨는 "비가 오면 제품이 씻겨서 물로 내려가니까 하천 오염이 우려된다"며 "이른 시일 내에 조치가 취해졌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십수 년째 3만 톤 쌓여

이 공장에 방치된 폐기물만 무려 3만여 톤에 달합니다. 이 폐기물은 어디서 왔을까요.

이 업체는 2000년 영업허가를 받았습니다. 폐기물 재활용이 본업이었지만, 수익이 나지 않자 다른 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폐기물 쌓아 뒀습니다. 폐기물 소각 등으로 처리하지 않고, 무단 적치가 이어지자 점점 '쓰레기산'은 커져만 갔습니다.

결국, 영월군은 3년 전 업체의 영업허가를 취소했고, 업체 대표는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현재 남은 건 산더미 같은 폐기물과 텅 빈 사무실뿐입니다.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해야 하는 군의원들로선 애가 탈 수밖에 없습니다. 신준용 영월군의원은 "당초 목적은 콘크리트 블록을 만드는 공장으로 허가를 냈었는데, 콘크리트 블록 생산은 안 하고 방치 폐기물을 받아왔던 것"이라며 "십수 년 동안 3만 톤의 방치 폐기물이 쌓여있는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영월군은 우선 자체 처리한 뒤 업체 측에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처리 비용입니다.

추산되는 필요 비용만 수십억 원에 달하지만 영월군이 확보한 비용은 보증보험 보증금 5억 6400만 원 뿐입니다. 답답하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입니다.

◆전국 쓰레기 120만 톤

문제는 쓰레기 대란으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 이곳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전국에 쌓여 있는 쓰레기만
백20만 톤에 육박합니다. 당장 처리해야 하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방치되고만 있습니다.

쓰레기 문제가 커지자 지난달 정부는 3년 안에 전국의 불법 쓰레기 120만톤을 모두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부랴부랴 전국의 불법폐기물 실태를 전수조사한 뒤였습니다. 지자체별로 행정 대집행 등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추가 불법폐기물을 막기 위해 폐기물 처리 전 과정의 공공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결국, 담당 인력과 비용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시민단체는 정부의 일괄 처리 방침을 일견 환영하면서도 실효성에는 의문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인력 확충과 예산 지원 방안이 핵심인데 이 부분이 빠졌다는 겁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인력과 재원, 권한 이양 없는 정부 대책만으로 지역에서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며 "점검 인원 확대 의무화와 환경사법경찰 권한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관기사]
[쓰레기의 나라]① 명산 자락에 썩어가는 폐기물 6천톤
[쓰레기의 나라]② 농공단지까지 침투한 쓰레기…전국 120만톤
[쓰레기의 나라]③ 지도로 보는 우리동네 쓰레기 현황
[쓰레기의 나라]④ 우리는 어쩌다 ‘쓰레기 대한민국’이 되었나?
[쓰레기의 나라/번외편] 우리 동네 불법 쓰레기를 찾아라
[쓰레기의 나라]⑤ 배달 음식, 도시락 포장재…1인 가구가 부른 쓰레기의 비극
[쓰레기의 나라]⑥ 수천억 원 오가는 불법폐기물 ‘쩐의 전쟁’
[쓰레기의 나라]⑦ 그들은 왜 ‘쓰레기 산’ 남긴 채 떠났나?
[쓰레기의 나라]⑧ 치워도 또 생긴다…시험대 오른 쓰레기 대한민국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

    KBS사이트에서 소셜계정으로 로그인한 이용자는 댓글 이용시 KBS회원으로 표시되고
    댓글창을 통해 소셜계정으로 로그인한 이용자는 소셜회원으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