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의 나라]⑦ 그들은 왜 ‘쓰레기 산’ 남긴 채 떠났나?

입력 2019.04.13 (07:07) 수정 2019.04.14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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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부도나거나 보관량 초과로 영업 중단…수천 톤 쓰레기만 남아
사업장 방치 폐기물, 4년 새 11배 급증
중국 수출길 막히고, 미세먼지 탓에 발전시설 연료화 방안 난항
전문가들 "전국 쓰레기 산 계속 생겨난다"

서울에서 차를 기준으로 1시간 30분 남짓 떨어진 수도권 외곽.

고속도로 근방 삼삼오오 공장이 모여있는 곳 한쪽에 어른 키 높이 4배는 넘어갈 정도로 높은 펜스가 쳐져 있습니다. 지대가 높은 데다 울타리가 제법 꼼꼼히 처져 있어 바깥에서는 안을 볼 수 없습니다.


■ 8m 높이 가림막 안에 숨겨진 수천 톤 쓰레기 산

어렵게 찾은 입구로 100m 정도를 걸어가니 엄청난 규모의 쓰레기 산이 나타납니다.

만평은 됨직한 부지에 수천 톤 쓰레기가 방치돼 있습니다. 환경부에서 낸 자료를 보면 6천 톤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보니 그것보다 2배는 많아 보입니다.


공사장에서나 썼을 폐자재, 비닐류, 벽돌, 타일 같은 것들이 마구 쌓여 있습니다. 재활용되기 어려운 상태처럼 보입니다.

사업장에는 아무도 없고, 사무실로 썼을 가건물도 텅 비어 있습니다. 재활용 업체가 있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해주는 폐기물 처리 설비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불과 1년이 채 안 되는 시기에 만들어진 쓰레기 산입니다. 재활용 업자는 잠적한 상태. 인근 주민에 물어보니 커다란 트럭 수십 대가 수시로 오가며 쓰레기를 옮겨다 놨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차로 20여 분 떨어진 곳에 있는 또 다른 사업장.

야산 한가운데 엉킨 머리카락 같은 폐전선 수천 톤이 방치돼 있습니다.


이곳 역시 재활용업체가 운영하던 사업장입니다. 빚에 몰린 사업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조업도 중단된 상황. 창고 겸 사무실로 썼을 법한 가건물도 텅 비었습니다.


남은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던 토지주 남 모 씨를 만났습니다. 남 씨는 "쓰레기 처리 비용만 10억 원이 넘을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두 곳 모두 재활용 사업자가 운영하다 수천 톤의 방치 폐기물만 남긴 채 사업을 접은 곳입니다.

■ 폐기물 사업장 방치 쓰레기, 3년 새 10배 급증

이런 폐기물 사업장의 방치 쓰레기는 전국에 45곳, 83만 톤에 이릅니다(2018년 12월 기준 환경부).

방치 폐기물은 불법 폐기물과는 성격이 조금 다른데, 저희가 1편에서 다룬 불법 폐기물(무단 투기)과 달리 정식으로 영업 허가를 받은 쓰레기 처리업자가 영업활동을 하다가 문제(폐업 또는 행정처분 등)가 생겨 처치 곤란한 쓰레기가 발생한 겁니다.


이런 방치 폐기물은 2015년까지만 해도 8만 톤 수준이었지만, 이듬해 73만 톤으로 급증했습니다.


83만 톤 중 62.2%(52만 톤)가 허가취소 등 행정처분을 받은 사업장에서 나왔습니다. 대부분 적정 보관량을 초과해 폐기물 반입이 금지된 상황으로 전해집니다. 이어 부도 등 경영악화(33.3%)가 두 번째로 많습니다.

쓰레기는, 버리는 사람에게는 지불해야 할 비용이지만, 폐기물 업자에게는 돈입니다.

배출자로부터 폐기물을 받으면 돈을 버는 구조. 넘겨받은 쓰레기를 재생원료로 가공해 판매하거나, 더 적은 비용으로 처분해 이익을 남겨야 합니다.

그런데 사업성이 날로 나빠지다 보니 쓰레기만 받고 제대로 처리를 못 해 이런 사달이 난 겁니다.

■ 수출길 막히고, 발전시설 연료화 방안도 난항…사업성 악화

쓰레기 처리 시장에도 수요 공급 법칙이 작동합니다. 최근 가장 큰 시장이 막혔습니다. 전 세계 쓰레기의 절반을 수입해가던 중국이 2018년 1월부로 폐플라스틱 등 고체폐기물 24종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기로 한 겁니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이르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쓰레기를 수입해 자원으로 쓸 필요성도 줄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로선 중요한 수출길이 막혔습니다. 수요가 줄어드니 공급 과잉 현상도 나타납니다. 재생 원료 가격이 폭락합니다. 충북 청주에서 재활용업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중국으로 향하던 물량이 막히니 예전엔 재활용하던 쓰레기가 상품성이 떨어져 태워 없애야 하는 상황"이라며 "물량이 몰리다 보니 소각단가도 치솟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폐기물 순환과정이 엉키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수년 전부터 정부가 추진해왔던 고형 연료화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물질재활용이 안 돼 소각해야 할 자원을 모아 발전시설에서 태워 에너지로 만들자는 건데, 지역민 반대로 사업 진행에 제동이 걸린 상황. 여기에 미세먼지 논란 때문에 화력발전도 줄이는 것도 악재입니다. 난항이 예상됩니다.

가연성 폐기물로 만든 고형 연료. 발전시설에서 소각해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지만, 지역민 반대로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가연성 폐기물로 만든 고형 연료. 발전시설에서 소각해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지만, 지역민 반대로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땅은 좁고 인구 밀도가 높아 더 이상의 매립지 확보나 소각로 증설도 어려운 상황.

수년간 쓰레기 문제를 연구해 온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그간 중국이라는 든든한 수요처가 있다 보니 우리나라의 열악한 쓰레기 처리 인프라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라며 "쓰레기 처리를 시장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전문가들 '쓰레기 동맥경화'…"쓰레기 산 계속 생겨난다"

전문가들은 작금의 문제를 쓰레기 처리 시스템의 '동맥경화'로 진단합니다.

오세천 공주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작년 봄 폐비닐 대란의 경우 당장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수거거부 움직임이 일어나니까 즉각 발견이 됐던 것"이라며 "폐기물 업계의 동맥경화 현상은 주로 사업장 폐기물에서 나타나고 있어서 눈에 띄지 않게 곳곳에 숨어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체감하게 되는 순간은 이미 처치가 곤란해질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당장의 방치폐기물을 치우는 것보다 쓰레기 처리 시장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당장 불거진 120만 톤(방치 폐기물과 불법 폐기물 합친 양)을 치우는 것도 문제지만 거기에만 치우쳐 방치 폐기물이 생겨나는 구조를 못 바꾸게 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 쓰레기 산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을지 모를 일"이라고 말합니다.

이와 관련해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수도권의 폐기물처리 사업자는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여줄 것이 있다며 저를 사업장 뒤편 공터로 데려갔습니다. 거기에는 소파나 의자 등 재활용하기 불가능한 폐기물 십여 톤이 쌓여 있었습니다. 그는 "소각장에 물량이 넘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모아 둔 것"이라며 "이런 쓰레기들이 사업장마다 거의 다 있다고 보면 된다"라고 귀띔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로 삼기 시작하면 모든 폐기물 처리업자가 다 처벌되기 때문에 어쩌면 지자체에서도 쉬쉬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쓰레기 수천 톤만 남기고 조업을 중단한 한 폐기물 사업장쓰레기 수천 톤만 남기고 조업을 중단한 한 폐기물 사업장



우리 동네 불법 쓰레기를 공개 수배합니다!

'쓰레기의 나라'는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입니다. 4월 15일까지 저희가 공개한 지도(아래 링크 참조)를 참조하셔서 저희가 가보지 못한 현장의 사진이나 영상을 byun@kbs.co.kr로 보내주시면 시리즈 말미에 완성본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지도에 반영 될 경우 소정의 상품도 드릴 예정입니다)

**불법 쓰레기 좌표**
https://bit.ly/2TOHc6A

- KBS 디지털뉴스제작부 '쓰레기의 나라' 제작진 -

[연관기사]
[쓰레기의 나라]① 명산 자락에 썩어가는 폐기물 6천톤
[쓰레기의 나라]② 농공단지까지 침투한 쓰레기…전국 120만톤
[쓰레기의 나라]③ 지도로 보는 우리동네 쓰레기 현황
[쓰레기의 나라]④ 우리는 어쩌다 ‘쓰레기 대한민국’이 되었나?
[쓰레기의 나라]⑤ 배달 음식, 도시락 포장재…1인 가구가 부른 쓰레기의 비극
[쓰레기의 나라]⑥ 수천억 원 오가는 불법폐기물 ‘쩐의 전쟁’
[쓰레기의 나라/번외편] 우리 동네 불법 쓰레기를 찾아라
[쓰레기의 나라]⑦ 그들은 왜 ‘쓰레기 산’ 남긴 채 떠났나?
[쓰레기의 나라]⑧ 치워도 또 생긴다…시험대 오른 쓰레기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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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기의 나라]⑦ 그들은 왜 ‘쓰레기 산’ 남긴 채 떠났나?
    • 입력 2019-04-13 07:07:17
    • 수정2019-04-14 07:16:43
    취재K
부도나거나 보관량 초과로 영업 중단…수천 톤 쓰레기만 남아<br />사업장 방치 폐기물, 4년 새 11배 급증<br />중국 수출길 막히고, 미세먼지 탓에 발전시설 연료화 방안 난항<br />전문가들 "전국 쓰레기 산 계속 생겨난다"
서울에서 차를 기준으로 1시간 30분 남짓 떨어진 수도권 외곽.

고속도로 근방 삼삼오오 공장이 모여있는 곳 한쪽에 어른 키 높이 4배는 넘어갈 정도로 높은 펜스가 쳐져 있습니다. 지대가 높은 데다 울타리가 제법 꼼꼼히 처져 있어 바깥에서는 안을 볼 수 없습니다.


■ 8m 높이 가림막 안에 숨겨진 수천 톤 쓰레기 산

어렵게 찾은 입구로 100m 정도를 걸어가니 엄청난 규모의 쓰레기 산이 나타납니다.

만평은 됨직한 부지에 수천 톤 쓰레기가 방치돼 있습니다. 환경부에서 낸 자료를 보면 6천 톤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보니 그것보다 2배는 많아 보입니다.


공사장에서나 썼을 폐자재, 비닐류, 벽돌, 타일 같은 것들이 마구 쌓여 있습니다. 재활용되기 어려운 상태처럼 보입니다.

사업장에는 아무도 없고, 사무실로 썼을 가건물도 텅 비어 있습니다. 재활용 업체가 있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해주는 폐기물 처리 설비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불과 1년이 채 안 되는 시기에 만들어진 쓰레기 산입니다. 재활용 업자는 잠적한 상태. 인근 주민에 물어보니 커다란 트럭 수십 대가 수시로 오가며 쓰레기를 옮겨다 놨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차로 20여 분 떨어진 곳에 있는 또 다른 사업장.

야산 한가운데 엉킨 머리카락 같은 폐전선 수천 톤이 방치돼 있습니다.


이곳 역시 재활용업체가 운영하던 사업장입니다. 빚에 몰린 사업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조업도 중단된 상황. 창고 겸 사무실로 썼을 법한 가건물도 텅 비었습니다.


남은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던 토지주 남 모 씨를 만났습니다. 남 씨는 "쓰레기 처리 비용만 10억 원이 넘을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두 곳 모두 재활용 사업자가 운영하다 수천 톤의 방치 폐기물만 남긴 채 사업을 접은 곳입니다.

■ 폐기물 사업장 방치 쓰레기, 3년 새 10배 급증

이런 폐기물 사업장의 방치 쓰레기는 전국에 45곳, 83만 톤에 이릅니다(2018년 12월 기준 환경부).

방치 폐기물은 불법 폐기물과는 성격이 조금 다른데, 저희가 1편에서 다룬 불법 폐기물(무단 투기)과 달리 정식으로 영업 허가를 받은 쓰레기 처리업자가 영업활동을 하다가 문제(폐업 또는 행정처분 등)가 생겨 처치 곤란한 쓰레기가 발생한 겁니다.


이런 방치 폐기물은 2015년까지만 해도 8만 톤 수준이었지만, 이듬해 73만 톤으로 급증했습니다.


83만 톤 중 62.2%(52만 톤)가 허가취소 등 행정처분을 받은 사업장에서 나왔습니다. 대부분 적정 보관량을 초과해 폐기물 반입이 금지된 상황으로 전해집니다. 이어 부도 등 경영악화(33.3%)가 두 번째로 많습니다.

쓰레기는, 버리는 사람에게는 지불해야 할 비용이지만, 폐기물 업자에게는 돈입니다.

배출자로부터 폐기물을 받으면 돈을 버는 구조. 넘겨받은 쓰레기를 재생원료로 가공해 판매하거나, 더 적은 비용으로 처분해 이익을 남겨야 합니다.

그런데 사업성이 날로 나빠지다 보니 쓰레기만 받고 제대로 처리를 못 해 이런 사달이 난 겁니다.

■ 수출길 막히고, 발전시설 연료화 방안도 난항…사업성 악화

쓰레기 처리 시장에도 수요 공급 법칙이 작동합니다. 최근 가장 큰 시장이 막혔습니다. 전 세계 쓰레기의 절반을 수입해가던 중국이 2018년 1월부로 폐플라스틱 등 고체폐기물 24종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기로 한 겁니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이르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쓰레기를 수입해 자원으로 쓸 필요성도 줄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로선 중요한 수출길이 막혔습니다. 수요가 줄어드니 공급 과잉 현상도 나타납니다. 재생 원료 가격이 폭락합니다. 충북 청주에서 재활용업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중국으로 향하던 물량이 막히니 예전엔 재활용하던 쓰레기가 상품성이 떨어져 태워 없애야 하는 상황"이라며 "물량이 몰리다 보니 소각단가도 치솟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폐기물 순환과정이 엉키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수년 전부터 정부가 추진해왔던 고형 연료화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물질재활용이 안 돼 소각해야 할 자원을 모아 발전시설에서 태워 에너지로 만들자는 건데, 지역민 반대로 사업 진행에 제동이 걸린 상황. 여기에 미세먼지 논란 때문에 화력발전도 줄이는 것도 악재입니다. 난항이 예상됩니다.

가연성 폐기물로 만든 고형 연료. 발전시설에서 소각해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지만, 지역민 반대로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해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땅은 좁고 인구 밀도가 높아 더 이상의 매립지 확보나 소각로 증설도 어려운 상황.

수년간 쓰레기 문제를 연구해 온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그간 중국이라는 든든한 수요처가 있다 보니 우리나라의 열악한 쓰레기 처리 인프라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던 것"이라며 "쓰레기 처리를 시장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전문가들 '쓰레기 동맥경화'…"쓰레기 산 계속 생겨난다"

전문가들은 작금의 문제를 쓰레기 처리 시스템의 '동맥경화'로 진단합니다.

오세천 공주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작년 봄 폐비닐 대란의 경우 당장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수거거부 움직임이 일어나니까 즉각 발견이 됐던 것"이라며 "폐기물 업계의 동맥경화 현상은 주로 사업장 폐기물에서 나타나고 있어서 눈에 띄지 않게 곳곳에 숨어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체감하게 되는 순간은 이미 처치가 곤란해질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일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당장의 방치폐기물을 치우는 것보다 쓰레기 처리 시장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배재근 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당장 불거진 120만 톤(방치 폐기물과 불법 폐기물 합친 양)을 치우는 것도 문제지만 거기에만 치우쳐 방치 폐기물이 생겨나는 구조를 못 바꾸게 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또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 쓰레기 산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을지 모를 일"이라고 말합니다.

이와 관련해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수도권의 폐기물처리 사업자는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여줄 것이 있다며 저를 사업장 뒤편 공터로 데려갔습니다. 거기에는 소파나 의자 등 재활용하기 불가능한 폐기물 십여 톤이 쌓여 있었습니다. 그는 "소각장에 물량이 넘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모아 둔 것"이라며 "이런 쓰레기들이 사업장마다 거의 다 있다고 보면 된다"라고 귀띔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제로 삼기 시작하면 모든 폐기물 처리업자가 다 처벌되기 때문에 어쩌면 지자체에서도 쉬쉬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쓰레기 수천 톤만 남기고 조업을 중단한 한 폐기물 사업장


우리 동네 불법 쓰레기를 공개 수배합니다!

'쓰레기의 나라'는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입니다. 4월 15일까지 저희가 공개한 지도(아래 링크 참조)를 참조하셔서 저희가 가보지 못한 현장의 사진이나 영상을 byun@kbs.co.kr로 보내주시면 시리즈 말미에 완성본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지도에 반영 될 경우 소정의 상품도 드릴 예정입니다)

**불법 쓰레기 좌표**
https://bit.ly/2TOHc6A

- KBS 디지털뉴스제작부 '쓰레기의 나라' 제작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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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의 나라]① 명산 자락에 썩어가는 폐기물 6천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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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의 나라]⑥ 수천억 원 오가는 불법폐기물 ‘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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