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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의 나라]④ 우리는 어쩌다 ‘쓰레기 대한민국’이 되었나?
입력 2019.04.03 (07:00) 수정 2019.04.14 (07:16) 취재K
[쓰레기의 나라]④ 우리는 어쩌다 ‘쓰레기 대한민국’이 되었나?
언제부터일까요. 우리나라 쓰레기 문제가 이토록 심각해진 게 말입니다. 온종일 쓰레기 문제를 다루는 뉴스로 가득합니다.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는 1995년 쓰레기 종량제를 도입했습니다. 2013년에는 음식물 쓰레기 분리 배출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노력하는데도 우리는 왜 '쓰레기의 나라'가 된 건지 짚어봤습니다.

◆ 중국이 쏘아 올린 대란


지난해 1월, 전 세계 폐기물 시장을 뒤흔드는 조치가 시행됐습니다. 중국이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 24종 수입을 중단한 겁니다. 중국은 폐기물 전 세계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폐기물 수입대국이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자국의 환경 오염을 넘겨버릴 수 없다는 겁니다.

중국이 담당하던 폐기물 수요가 줄자 재활용 쓰레기 가격이 급락했습니다. 2017년 9월 148원이던 폐지 값이 6개월 만에 90원으로 40%가량 폭락했습니다. 재활용 폐기물을 수거해도 수익이 남지 않게 된 겁니다.


결국, 중국의 수입중단 조치 한 달 만에 전국 곳곳에서 재활용 업체들의 수거 중단 사태가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민간 수거 업체들이 "손해를 보느니 수거를 아예 하지 않겠다"고 한 겁니다. 소위 '쓰레기 대란'의 발발입니다.

◆ 하루 폐기물 발생 41만 톤

우리나라의 '쓰레기 대란'은 비단 중국만의 영향은 아닙니다. 이미 포화 상태에 다다르고 있던 국내 쓰레기 문제가 중국의 수입금지 조치로 일시에 터져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럽 플라스틱·고무 협회(EUROMAP)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kg으로 세계 최대 수준입니다. 한국보다 소비량이 많은 국가는 벨기에와 대만뿐입니다.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자 우리나라가 허덕인 이유입니다.

전체 폐기물로 범위를 넓혀 볼까요. 환경부 자료를 보면 2017년 기준 국내서 발생한 폐기물은 하루에 41만 톤가량입니다. 5년 전보다 3만 톤가량 뛰었습니다.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폐기물 발생 요인이 커진 만큼, 앞으로도 폐기물 발생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 갈 길 잃은 쓰레기

중국 수출 길이 막히자 갈 곳을 잃은 국내 쓰레기는 동남아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동남아도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필리핀으로 수출된 불법 쓰레기가 현지 시민단체에 적발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국제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위신이 크게 깎인 겁니다.


동남아의 주요 폐기물 수입국인 베트남은 2025년부터 폐플라스틱 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로서는 또 다른 쓰레기 대란을 우려할 요인이 생긴 셈입니다.

◆ 외신에 보도된 '한국 쓰레기'

현재 국내에 쌓인 불법 폐기물은 120만 톤. 소위 '쓰레기 산'이라 불리는 쓰레기 더미는 전국에 2백 곳이 넘습니다. 이것도 정부의 현장조사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확인된 숫자이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쓰레기 산이 얼마나 더 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한국 플라스틱 문제는 엉망진창이다(South Korea's plastic problem is a literal trash fire)."

지난달 CNN이 보도한 경북 의성 쓰레기 산 리포트의 제목입니다. CNN은 우리나라가 플라스틱 최대 소비국이며 처리를 제대로 못 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북 의성의 쓰레기 산은 17만여 톤. 외신까지 주목할 정도로 국내의 쓰레기 문제가 커진 겁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20여 년째 그대로인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하는 등 국내 폐기물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우리나라 불법 폐기물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연관기사]
[쓰레기의 나라]① 명산 자락에 썩어가는 폐기물 6천톤
[쓰레기의 나라]② 농공단지까지 침투한 쓰레기…전국 120만톤
[쓰레기의 나라]③ 지도로 보는 우리동네 쓰레기 현황
[쓰레기의 나라]④ 우리는 어쩌다 ‘쓰레기 대한민국’이 되었나?
[쓰레기의 나라/번외편] 우리 동네 불법 쓰레기를 찾아라
[쓰레기의 나라]⑤ 배달 음식, 도시락 포장재…1인 가구가 부른 쓰레기의 비극
[쓰레기의 나라]⑥ 수천억 원 오가는 불법폐기물 ‘쩐의 전쟁’
[쓰레기의 나라]⑦ 그들은 왜 ‘쓰레기 산’ 남긴 채 떠났나?
[쓰레기의 나라]⑧ 치워도 또 생긴다…시험대 오른 쓰레기 대한민국
  • [쓰레기의 나라]④ 우리는 어쩌다 ‘쓰레기 대한민국’이 되었나?
    • 입력 2019.04.03 (07:00)
    • 수정 2019.04.14 (07:16)
    취재K
[쓰레기의 나라]④ 우리는 어쩌다 ‘쓰레기 대한민국’이 되었나?
언제부터일까요. 우리나라 쓰레기 문제가 이토록 심각해진 게 말입니다. 온종일 쓰레기 문제를 다루는 뉴스로 가득합니다.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는 1995년 쓰레기 종량제를 도입했습니다. 2013년에는 음식물 쓰레기 분리 배출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노력하는데도 우리는 왜 '쓰레기의 나라'가 된 건지 짚어봤습니다.

◆ 중국이 쏘아 올린 대란


지난해 1월, 전 세계 폐기물 시장을 뒤흔드는 조치가 시행됐습니다. 중국이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 24종 수입을 중단한 겁니다. 중국은 폐기물 전 세계 수입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폐기물 수입대국이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은 자국의 환경 오염을 넘겨버릴 수 없다는 겁니다.

중국이 담당하던 폐기물 수요가 줄자 재활용 쓰레기 가격이 급락했습니다. 2017년 9월 148원이던 폐지 값이 6개월 만에 90원으로 40%가량 폭락했습니다. 재활용 폐기물을 수거해도 수익이 남지 않게 된 겁니다.


결국, 중국의 수입중단 조치 한 달 만에 전국 곳곳에서 재활용 업체들의 수거 중단 사태가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민간 수거 업체들이 "손해를 보느니 수거를 아예 하지 않겠다"고 한 겁니다. 소위 '쓰레기 대란'의 발발입니다.

◆ 하루 폐기물 발생 41만 톤

우리나라의 '쓰레기 대란'은 비단 중국만의 영향은 아닙니다. 이미 포화 상태에 다다르고 있던 국내 쓰레기 문제가 중국의 수입금지 조치로 일시에 터져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럽 플라스틱·고무 협회(EUROMAP)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1인당 연간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kg으로 세계 최대 수준입니다. 한국보다 소비량이 많은 국가는 벨기에와 대만뿐입니다.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하자 우리나라가 허덕인 이유입니다.

전체 폐기물로 범위를 넓혀 볼까요. 환경부 자료를 보면 2017년 기준 국내서 발생한 폐기물은 하루에 41만 톤가량입니다. 5년 전보다 3만 톤가량 뛰었습니다.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폐기물 발생 요인이 커진 만큼, 앞으로도 폐기물 발생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 갈 길 잃은 쓰레기

중국 수출 길이 막히자 갈 곳을 잃은 국내 쓰레기는 동남아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동남아도 환경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필리핀으로 수출된 불법 쓰레기가 현지 시민단체에 적발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국제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위신이 크게 깎인 겁니다.


동남아의 주요 폐기물 수입국인 베트남은 2025년부터 폐플라스틱 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로서는 또 다른 쓰레기 대란을 우려할 요인이 생긴 셈입니다.

◆ 외신에 보도된 '한국 쓰레기'

현재 국내에 쌓인 불법 폐기물은 120만 톤. 소위 '쓰레기 산'이라 불리는 쓰레기 더미는 전국에 2백 곳이 넘습니다. 이것도 정부의 현장조사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확인된 숫자이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쓰레기 산이 얼마나 더 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한국 플라스틱 문제는 엉망진창이다(South Korea's plastic problem is a literal trash fire)."

지난달 CNN이 보도한 경북 의성 쓰레기 산 리포트의 제목입니다. CNN은 우리나라가 플라스틱 최대 소비국이며 처리를 제대로 못 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북 의성의 쓰레기 산은 17만여 톤. 외신까지 주목할 정도로 국내의 쓰레기 문제가 커진 겁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20여 년째 그대로인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하는 등 국내 폐기물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우리나라 불법 폐기물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연관기사]
[쓰레기의 나라]① 명산 자락에 썩어가는 폐기물 6천톤
[쓰레기의 나라]② 농공단지까지 침투한 쓰레기…전국 120만톤
[쓰레기의 나라]③ 지도로 보는 우리동네 쓰레기 현황
[쓰레기의 나라]④ 우리는 어쩌다 ‘쓰레기 대한민국’이 되었나?
[쓰레기의 나라/번외편] 우리 동네 불법 쓰레기를 찾아라
[쓰레기의 나라]⑤ 배달 음식, 도시락 포장재…1인 가구가 부른 쓰레기의 비극
[쓰레기의 나라]⑥ 수천억 원 오가는 불법폐기물 ‘쩐의 전쟁’
[쓰레기의 나라]⑦ 그들은 왜 ‘쓰레기 산’ 남긴 채 떠났나?
[쓰레기의 나라]⑧ 치워도 또 생긴다…시험대 오른 쓰레기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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