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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의 나라]⑧ 치워도 또 생긴다…시험대 오른 쓰레기 대한민국
입력 2019.04.14 (07:05) 수정 2019.04.14 (21:21) 취재K
시대가 변했다…불편하지만 가야 할 길
분리수거는 정말 재활용이 맞을까?
통계부터 개선 필요…입법부도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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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의 나라]⑧ 치워도 또 생긴다…시험대 오른 쓰레기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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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일곱 편에 걸쳐 불법 쓰레기 문제의 실태와 현황, 원인을 살펴보았습니다. 소위 '쓰레기 산'이 한국 사회를 위협하는 중대한 위험 요인이라고 생각해 시리즈를 연재했는데 어떻게 보셨나요.

이제 마지막으로 대안을 소개할 차례입니다.

■ 소각시설 늘릴 것이냐 불편함 감수할 것이냐


우선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꼽은 방법이 소각로 증설입니다.

분리수거를 하더라도 재활용이 안 되는 쓰레기가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태우거나(소각) 땅에 묻어야(매립) 합니다. 쓰레기가 계속 늘고 있으니 거기에 맞춰 소각로 증설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겁니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소각시설을 늘리자면 누군가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손해를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역 이기주의라고도 하지만, 국토가 좁고 인구 밀도가 높아서 벌어진 자연스러운 현상은 아닐까요. 내 집 앞에 기피시설 들어선다는 데 좋아할 사람 있을까요.

▲지난 3월 충남 천안시청 앞에서 소사리 주민 등이 폐기물 처리업체의 소각시설 증설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지난 3월 충남 천안시청 앞에서 소사리 주민 등이 폐기물 처리업체의 소각시설 증설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게다가 미세먼지 때문에 기존에 있던 발전시설 돌리는 것도 제한하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소각로 증설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선택의 문제입니다. 모두가 편할 수 있게 어딘가에 기피시설을 설치할 것이냐, 아니면 모두가 조금씩 불편함을 감수할 것이냐는 문제입니다.

■ 갈 길은 정해졌는데…준비는 되셨나요?

2017년 가을 촉발된 중국발 쓰레기 대란으로 판이 바뀌었습니다.

필리핀 환경단체들이 지난해 11월 ‘한국산 플라스틱 쓰레기’의 조속한 반송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 : 그린피스])필리핀 환경단체들이 지난해 11월 ‘한국산 플라스틱 쓰레기’의 조속한 반송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 : 그린피스])

세계의 가장 큰 쓰레기 수입국을 잃은 서구권 국가들은 대체시장을 찾느라 북아프리카, 동남아, 남미 시장을 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만 한 곳이 없다고 합니다. 동남아에서는 쓰레기가 몰리자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베트남)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처럼 땅이 넓지도 인구 밀도가 낮지도 않습니다.

정부도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봄 쓰레기 대란을 겪은 후 그해 9월에 '제1차 자원순환기본계획'이라는 걸 발표했습니다. 쓰레기 문제에 대해 10년 간(2018~2027년)의 중장기 로드맵을 담은 정부의 역작입니다. 정부 혼자서 만든 건 아니고, 시민사회와 머리를 맞대서 내놓은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정부는 여기서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가 끝났다고 말합니다. 패러다임 전환이 불가피한 현실임을 역설한 겁니다. 그래서 지금 있는 매립, 소각 시설을 더 줄여나가겠다는 목표도 밝혔습니다.

맞는 방향입니다. 하지만 불편함이 따르는 일입니다. 여러분은 그 불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셨나요?

■ 늘어가는 쓰레기…줄이는 게 답이다

우리나라 쓰레기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우리나라 쓰레기 발생량은 2010년 36만 톤이던 게 2015년에는 40만 톤, 2017년에는 41만 톤으로 계속 늘었습니다. 경제 규모가 커진 것도 있지만, 1인 가구가 늘면서 소비 흐름도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한 오피스텔 1층에 입점해 있는 편의점 입구, 1인 가구에서 수요가 많은 생필품들이 진열돼 있다한 오피스텔 1층에 입점해 있는 편의점 입구, 1인 가구에서 수요가 많은 생필품들이 진열돼 있다

우리가 자부하는 분리수거 실태부터 뒤돌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재활용된다는 믿음에 더 쉽게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죄책감도 함께 분리수거함에 버리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재활용은 말은 쉽지만, 각론으로 가면 머리가 아파집니다. 일례로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려면 상태가 깨끗해야(이물질이 적어야)하고, 성상이 단일하고(플라스틱도 종류가 많습니다. PP, PE, PET, PVC 등), 색상이 균일해야 합니다.

수십 번이고 재활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재활용할수록 품질이 떨어져 새로 만드는 게 저렴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결국, 소각하거나 매립해야 될 운명을 맞이하는 겁니다.

이런 점들을 소비자들이 더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음식물 쓰레기가 묻은 채 분리수거함에 들어갔다가 소각장을 찾지 못해 '쓰레기 산'을 이루게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다행히 우리 국민들, 수준이 높습니다. 시민단체 그린피스가 최근 쓰레기 대란 1년을 맞아 (주)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설문조사(성인남녀 1천여 명)를 했는데 응답자 95%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 57%는 지난 1년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고도 답했습니다. 인식이 행동을 바꾼 겁니다.

■ 재활용 인프라 개선, 잘못된 통계도 바로잡아야

쓰레기 문제가 '공공의 영역'인 만큼 정부·지자체도 제대로 해야 합니다.

실태 파악을 위한 통계부터 개선해야 합니다. 정부는 발생 쓰레기 중 86%(2017년 기준)를 재활용하고 있다고 발표합니다.

실은 매립하거나 소각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재활용 업자가 갖고 가는 비율을 말합니다. 풀어서 말하자면 폐기물 수집운반업자, 선별업자, 중간처리업자, 재활용업자들이 일차적으로 가져가는 물량이 86%라는 겁니다.

서울 강서구의 한 건설폐기물 처리 사업장서울 강서구의 한 건설폐기물 처리 사업장

민간처리업자가 가져가면 모두 재활용되는 게 아닙니다. 개중에 재활용되지 못하는 잔재물이 나오기 마련이고 다시 또 소각장, 매립장으로 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 쓰레기 중 얼마가 정말로 재활용되고 얼마만큼의 잔재물이 발생하는지 물어봐도 환경부가 대답을 못 합니다. 잔재물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내는 일은 실질 재활용률을 높이는 길입니다.

선별장에서 인력이 부족해 재활용할 것도 쓰레기로 분류되는 문제도 개선해야 합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처리업자는 쓰레기 더미에 섞여 있던 이동식 장바구니를 가리키며 "알루미늄 축은 재활용할 수 있지만, 해체를 해야 하기에 인건비가 부족하면 그냥 버리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환경이라는 것은 공공재인데 공무원들이 예산 중심으로 문제를 보다 보니 재활용할 수 있는 것도 버리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 꼬집었습니다.

'쓰레기 산'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는 올 초 "3년 안에 전량 처리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의지는 표명했는데 구체적인 실천이 따르는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 불법이 돈이 되는 구조…입법부도 나서야

치우는 사람만 있으면 될까요? 불법 쓰레기를 양산하는 브로커도 엄벌해야 합니다.

전국 불법 쓰레기 120만 톤 중 30% 정도가 무단으로 투기한 것이거나 불법적으로 수출한 경우입니다.

처벌을 받을 때 치르는 기회비용보다 수익이 높으니 벌어지는 일입니다. 쓰레기를 받으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인데, 톤당 10만 원 정도 받고 투기하는 게 돈이 되다 보니 조폭까지 나설 정도로 조직화되고 있습니다.

억대의 돈이 오가고 한 번 생겨난 쓰레기 산은 치우는 데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데, 처벌은 어떨까요. 1편에 나왔던 무허가 업자의 불법 폐기물 처벌은 1심에서 징역 2년을 받았습니다. 그나마도 항소해 장기 소송전으로 가고 있습니다. 로펌 내세워 징역 얼마 살고 나오면 된다는 식이 되면 곤란합니다.


특별법을 도입하는 등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범법자에 대한 국고 환수 규정도 필요합니다.

폐기물관리법의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쓰레기 문제를 수년간 연구해왔던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1997년 금융위기 즈음 개정됐던 낡은 폐기물관리법이 제 기능을 다한 상황"이라며 "법 개정을 통해 정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지금의 '쓰레기 산' 문제는 이렇게 정부나 지자체뿐 아니라 국민이 참여하고 입법부가 법을 개정하는 등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여러분은 그 길을 함께 갈 준비가 되셨나요?


[연관기사]
[쓰레기의 나라]① 명산 자락에 썩어가는 폐기물 6천톤
[쓰레기의 나라]② 농공단지까지 침투한 쓰레기…전국 120만톤
[쓰레기의 나라]③ 지도로 보는 우리동네 쓰레기 현황
[쓰레기의 나라]④ 우리는 어쩌다 ‘쓰레기 대한민국’이 되었나?
[쓰레기의 나라]⑤ 배달 음식, 도시락 포장재…1인 가구가 부른 쓰레기의 비극
[쓰레기의 나라]⑥ 수천억 원 오가는 불법폐기물 ‘쩐의 전쟁’
[쓰레기의 나라]⑦ 그들은 왜 ‘쓰레기 산’ 남긴 채 떠났나?
[쓰레기의 나라]⑧ 치워도 또 생긴다…시험대 오른 쓰레기 대한민국

[쓰레기의 나라/번외편] 우리 동네 불법 쓰레기를 찾아라
  • [쓰레기의 나라]⑧ 치워도 또 생긴다…시험대 오른 쓰레기 대한민국
    • 입력 2019.04.14 (07:05)
    • 수정 2019.04.14 (21:21)
    취재K
시대가 변했다…불편하지만 가야 할 길
분리수거는 정말 재활용이 맞을까?
통계부터 개선 필요…입법부도 나서야
[쓰레기의 나라]⑧ 치워도 또 생긴다…시험대 오른 쓰레기 대한민국

지금까지 일곱 편에 걸쳐 불법 쓰레기 문제의 실태와 현황, 원인을 살펴보았습니다. 소위 '쓰레기 산'이 한국 사회를 위협하는 중대한 위험 요인이라고 생각해 시리즈를 연재했는데 어떻게 보셨나요.

이제 마지막으로 대안을 소개할 차례입니다.

■ 소각시설 늘릴 것이냐 불편함 감수할 것이냐


우선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꼽은 방법이 소각로 증설입니다.

분리수거를 하더라도 재활용이 안 되는 쓰레기가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태우거나(소각) 땅에 묻어야(매립) 합니다. 쓰레기가 계속 늘고 있으니 거기에 맞춰 소각로 증설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겁니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소각시설을 늘리자면 누군가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손해를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역 이기주의라고도 하지만, 국토가 좁고 인구 밀도가 높아서 벌어진 자연스러운 현상은 아닐까요. 내 집 앞에 기피시설 들어선다는 데 좋아할 사람 있을까요.

▲지난 3월 충남 천안시청 앞에서 소사리 주민 등이 폐기물 처리업체의 소각시설 증설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지난 3월 충남 천안시청 앞에서 소사리 주민 등이 폐기물 처리업체의 소각시설 증설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게다가 미세먼지 때문에 기존에 있던 발전시설 돌리는 것도 제한하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소각로 증설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선택의 문제입니다. 모두가 편할 수 있게 어딘가에 기피시설을 설치할 것이냐, 아니면 모두가 조금씩 불편함을 감수할 것이냐는 문제입니다.

■ 갈 길은 정해졌는데…준비는 되셨나요?

2017년 가을 촉발된 중국발 쓰레기 대란으로 판이 바뀌었습니다.

필리핀 환경단체들이 지난해 11월 ‘한국산 플라스틱 쓰레기’의 조속한 반송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 : 그린피스])필리핀 환경단체들이 지난해 11월 ‘한국산 플라스틱 쓰레기’의 조속한 반송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 : 그린피스])

세계의 가장 큰 쓰레기 수입국을 잃은 서구권 국가들은 대체시장을 찾느라 북아프리카, 동남아, 남미 시장을 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만 한 곳이 없다고 합니다. 동남아에서는 쓰레기가 몰리자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베트남)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처럼 땅이 넓지도 인구 밀도가 낮지도 않습니다.

정부도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봄 쓰레기 대란을 겪은 후 그해 9월에 '제1차 자원순환기본계획'이라는 걸 발표했습니다. 쓰레기 문제에 대해 10년 간(2018~2027년)의 중장기 로드맵을 담은 정부의 역작입니다. 정부 혼자서 만든 건 아니고, 시민사회와 머리를 맞대서 내놓은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정부는 여기서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가 끝났다고 말합니다. 패러다임 전환이 불가피한 현실임을 역설한 겁니다. 그래서 지금 있는 매립, 소각 시설을 더 줄여나가겠다는 목표도 밝혔습니다.

맞는 방향입니다. 하지만 불편함이 따르는 일입니다. 여러분은 그 불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셨나요?

■ 늘어가는 쓰레기…줄이는 게 답이다

우리나라 쓰레기는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우리나라 쓰레기 발생량은 2010년 36만 톤이던 게 2015년에는 40만 톤, 2017년에는 41만 톤으로 계속 늘었습니다. 경제 규모가 커진 것도 있지만, 1인 가구가 늘면서 소비 흐름도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한 오피스텔 1층에 입점해 있는 편의점 입구, 1인 가구에서 수요가 많은 생필품들이 진열돼 있다한 오피스텔 1층에 입점해 있는 편의점 입구, 1인 가구에서 수요가 많은 생필품들이 진열돼 있다

우리가 자부하는 분리수거 실태부터 뒤돌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재활용된다는 믿음에 더 쉽게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죄책감도 함께 분리수거함에 버리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재활용은 말은 쉽지만, 각론으로 가면 머리가 아파집니다. 일례로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려면 상태가 깨끗해야(이물질이 적어야)하고, 성상이 단일하고(플라스틱도 종류가 많습니다. PP, PE, PET, PVC 등), 색상이 균일해야 합니다.

수십 번이고 재활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재활용할수록 품질이 떨어져 새로 만드는 게 저렴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결국, 소각하거나 매립해야 될 운명을 맞이하는 겁니다.

이런 점들을 소비자들이 더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음식물 쓰레기가 묻은 채 분리수거함에 들어갔다가 소각장을 찾지 못해 '쓰레기 산'을 이루게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다행히 우리 국민들, 수준이 높습니다. 시민단체 그린피스가 최근 쓰레기 대란 1년을 맞아 (주)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설문조사(성인남녀 1천여 명)를 했는데 응답자 95%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 57%는 지난 1년간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고도 답했습니다. 인식이 행동을 바꾼 겁니다.

■ 재활용 인프라 개선, 잘못된 통계도 바로잡아야

쓰레기 문제가 '공공의 영역'인 만큼 정부·지자체도 제대로 해야 합니다.

실태 파악을 위한 통계부터 개선해야 합니다. 정부는 발생 쓰레기 중 86%(2017년 기준)를 재활용하고 있다고 발표합니다.

실은 매립하거나 소각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 재활용 업자가 갖고 가는 비율을 말합니다. 풀어서 말하자면 폐기물 수집운반업자, 선별업자, 중간처리업자, 재활용업자들이 일차적으로 가져가는 물량이 86%라는 겁니다.

서울 강서구의 한 건설폐기물 처리 사업장서울 강서구의 한 건설폐기물 처리 사업장

민간처리업자가 가져가면 모두 재활용되는 게 아닙니다. 개중에 재활용되지 못하는 잔재물이 나오기 마련이고 다시 또 소각장, 매립장으로 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 쓰레기 중 얼마가 정말로 재활용되고 얼마만큼의 잔재물이 발생하는지 물어봐도 환경부가 대답을 못 합니다. 잔재물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내는 일은 실질 재활용률을 높이는 길입니다.

선별장에서 인력이 부족해 재활용할 것도 쓰레기로 분류되는 문제도 개선해야 합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처리업자는 쓰레기 더미에 섞여 있던 이동식 장바구니를 가리키며 "알루미늄 축은 재활용할 수 있지만, 해체를 해야 하기에 인건비가 부족하면 그냥 버리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환경이라는 것은 공공재인데 공무원들이 예산 중심으로 문제를 보다 보니 재활용할 수 있는 것도 버리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고 꼬집었습니다.

'쓰레기 산'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는 올 초 "3년 안에 전량 처리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의지는 표명했는데 구체적인 실천이 따르는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 불법이 돈이 되는 구조…입법부도 나서야

치우는 사람만 있으면 될까요? 불법 쓰레기를 양산하는 브로커도 엄벌해야 합니다.

전국 불법 쓰레기 120만 톤 중 30% 정도가 무단으로 투기한 것이거나 불법적으로 수출한 경우입니다.

처벌을 받을 때 치르는 기회비용보다 수익이 높으니 벌어지는 일입니다. 쓰레기를 받으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인데, 톤당 10만 원 정도 받고 투기하는 게 돈이 되다 보니 조폭까지 나설 정도로 조직화되고 있습니다.

억대의 돈이 오가고 한 번 생겨난 쓰레기 산은 치우는 데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데, 처벌은 어떨까요. 1편에 나왔던 무허가 업자의 불법 폐기물 처벌은 1심에서 징역 2년을 받았습니다. 그나마도 항소해 장기 소송전으로 가고 있습니다. 로펌 내세워 징역 얼마 살고 나오면 된다는 식이 되면 곤란합니다.


특별법을 도입하는 등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범법자에 대한 국고 환수 규정도 필요합니다.

폐기물관리법의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쓰레기 문제를 수년간 연구해왔던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1997년 금융위기 즈음 개정됐던 낡은 폐기물관리법이 제 기능을 다한 상황"이라며 "법 개정을 통해 정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지금의 '쓰레기 산' 문제는 이렇게 정부나 지자체뿐 아니라 국민이 참여하고 입법부가 법을 개정하는 등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여러분은 그 길을 함께 갈 준비가 되셨나요?


[연관기사]
[쓰레기의 나라]① 명산 자락에 썩어가는 폐기물 6천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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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의 나라]④ 우리는 어쩌다 ‘쓰레기 대한민국’이 되었나?
[쓰레기의 나라]⑤ 배달 음식, 도시락 포장재…1인 가구가 부른 쓰레기의 비극
[쓰레기의 나라]⑥ 수천억 원 오가는 불법폐기물 ‘쩐의 전쟁’
[쓰레기의 나라]⑦ 그들은 왜 ‘쓰레기 산’ 남긴 채 떠났나?
[쓰레기의 나라]⑧ 치워도 또 생긴다…시험대 오른 쓰레기 대한민국

[쓰레기의 나라/번외편] 우리 동네 불법 쓰레기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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