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상된 체력’… 출격만 남았다!

입력 2006.06.09 (22:11)

수정 2006.06.09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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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m 셔틀런 27.5회.. 4년전,3개월전보다 향상

딕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얼굴이 한층 밝아졌다.
9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의 대표팀 훈련장 '바이 아레나'에서 훈련이 끝난 뒤에는 반쯤 자청해서 인터뷰장에 나왔고 "내가 바로 (인터뷰를 할) 선수"라며 농담도 건넸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얼굴이 확 핀 것은 태극전사들의 체력 테스트 결과가 흡족할 만한 수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골키퍼 3명을 빼고 필드 플레이어 20명이 20m 셔틀런(왕복달리기) 체력 테스트를 했다. 하프라인을 기준으로 마이크 장비에서 나오는 신호에 따라 양쪽 10m씩 오가며 뛰는 방식이다.
선수들은 먼저 가슴에 띠 모양의 '심박 측정기'를 빙 둘러 맸다.
그리곤 총 27.5회 왕복달리기가 이어졌다. 처음엔 6초, 그 다음엔 5.5초, 5초로 구간 속도가 빨라졌고 두 번 반 또는 세 번 구간을 오갈 때마다 15초씩 휴식이 주어졌다.
거리로는 20m를 55회 달린 셈이니까 합쳐서 1천100m다. 훈련이 아니라 테스트이기 때문에 굳이 거리를 늘릴 필요는 없었다.
아드보카트호는 지난 2월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진행된 앙골라전 대비 훈련에서도 똑같은 방식의 셔틀런 테스트를 한 적이 있다.
네덜란드 출신의 닐스 드브리스 트레이너가 갖고 온 장비로 선수들의 심박 속도를 재는 것이었는데 당시에는 20m 왕복을 35.5회 소화했다.
이 테스트는 왕복달리기 이후 심박이 정상 수치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함으로써 해당 선수의 체력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
이는 4년 전 히딩크 사단에서도 똑같이 적용했던 체력 측정법이다. '공포의 삑삑이'로 불린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트레이너는 핌 베어벡 코치와 마찬가지로 히딩크호에도 있었고, 현재 아드보카트호에도 몸담고 있다.
테스트 결과에 대한 아드보카트 감독의 설명을 풀이해보면 이렇다.
일단 전체 선수를 대상으로 봤을 때 지난 2월27일 실시한 테스트 결과보다는 확실히 향상된 수치가 나왔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난 번과 비교했을 때 매우 뛰어난 것 이상"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또 2002년 한일월드컵에 뛴 선수들을 대상으로 4년 전과 수치를 비교했을 때는 "상당수가 더 좋아졌다"는 것이다.
박지성, 이영표, 김남일, 송종국 등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90분 간 쉴새없는 압박을 가하며 강철 체력을 과시했던 태극전사들이 4년이 지난 지금 더 강한 체력으로 무장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는 뜻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구체적인 비교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 대표팀의 체력 수준이 과연 어디까지 도달해 있는지 정확히 진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코칭스태프의 설명대로라면 최소한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경기 흐름을 빼앗기거나 밀리는 상황은 그다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기대감으로 연결할만 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더 이상 체력 훈련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체력을 완성 단계로 끌어올린 아드보카트호에 남은 과제는 전술적으로 세밀한 부분을 완벽하게 보완해 오는 13일 토고전에 출격하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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