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난 성탄절 타이틀 방어전에 쓰러진 프로복서 최요삼 선수는 오늘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권투선수들은 펀치를 정면으로 맞을 경우 순간 정신을 잃는다고 하는데, 머리끼리 부딪힐 때의 충격은 더 무섭다고 합니다.
정지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한 펀치는 복서들에게 생명!
그래서 선수들은 틈만나면 샌드백을 두드립니다.
실제 권투선수의 주먹 세기를 측정해 봤더니 무게 4킬로그램짜리 쇳덩이를 한 곳에 모아서 내려치는 힘과 같았습니다.
이런 주먹을 아무런 방어없이 정면으로 맞게 되면...
<인터뷰>김광선(KBS 복싱 해설위원):"눈 딱 뜨면 2~3초가 지나갈 정도로 정신 잃고 연타 맞으면 KO가 된다."
주먹도 위협적이지만 공격에 나선 선수들의 머리끼리 충돌하거나 교묘하게 머리를 앞세워 파고드는 공격은 선수들에게 더 치명적입니다.
실제로 최요삼 선수도 12라운드 시작과 함께 상대 선수와 머리를 부딪혔는데, 체력이 거의 소진된 상태에서 받은 이때의 충격이 상당했을 것이라는 게 권투 관계자들의 말입니다.
<인터뷰>김광선(KBS 복싱 해설위원):"머리 받히고 아프다 했는데 경기 속개됐고 커버링 떨어진 상태에서 주먹 맞아 더 크게 충격을 받은 것 같다."
머리 보호를 위한 헤드기어를 쓰고 경기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에 비해 보호장구가 전혀 없는 프로 선수들은 더욱 위험한 상황.
프로 무대이다보니 선수의 얼굴을 보여 경기를 더 흥미롭게 하기 위해서라지만, 그만큼 더 위험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의료계의 반응입니다.
<인터뷰>조성연(하늘스포츠 의학클리닉원장):"보호장비인 헤드기어가 없으면 뇌 손상이나 안면 또 치아손상까지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종격투기 등 더 격렬한 경기에 밀려 권투계는 갈수록 침체되고 있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아마추어 선수들까지 헤드기어를 벗게 하는 등 자극적인 변신을 모색하는 관계자들.
이런 상황에 선수들의 안전이 더욱 위협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