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삼, ‘컨디션 최악 상태’ 링 올랐다

입력 2008.01.01 (19:06)

수정 2008.01.0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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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삼이가 '너무 힘들다'고 호소할 정도였다. 경기 전에 잠도 전혀 못 잤다"
최요삼(35.숭민체육관)이 지난달 25일 경기전 보양식('개소주') 부작용과 감기ㆍ몸살, 체중 감량 등으로 인해 전혀 잠을 못 자는 등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었지만 경기 전 마지막 안전판이라고 할 수 있는 메디컬테스트에서는 '정상'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가족과 지인들에 따르면 최요삼은 경기 30∼40일 전 '개소주'를 먹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등 고통을 호소했다.
지인들이 나이를 먹을 수록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최요삼을 걱정해 마련해준 것이었지만 이게 역효과가 난 것.
최요삼에게 평소 조언을 해주곤 하던 D한의원 의사는 진찰 후 그의 체질상 개소주를 먹으면 머리가 오히려 맑아져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며 약을 처방해줬다.
이 한의사는 지난 달 31일 인터뷰에서 "최요삼이 이번 경기를 앞두고 처방 없이 보약을 먹다가 몸을 망친 상태였다"고 확인했다.
최요삼은 한의사가 처방해준 약을 보름 가까이 복용한 뒤 컨디션을 회복했지만 경기 일주일을 앞두고는 체중 감량 과정에서 심한 감기.몸살까지 앓았다.
당시 최요삼은 플라이급 한계체중(50.8㎏)보다 5㎏ 정도 더 나가는 55∼56㎏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었다.
복서들은 흔히 경기 7∼10일을 남겨놓고 한계체중에 맞춰 급격히 몸무게를 줄인 뒤 경기 전까지 2∼3㎏ 내외로 체중을 조절하곤 한다.
하지만 이번엔 몸이 견디질 못했다. 이틀간 운동을 쉴 정도로 심한 감기ㆍ몸살에 시달린 그의 몸무게는 지난달 24일 계체량 하루 전날(23일)까지도 한계체중보다 500g 더 나가는 51㎏300g에 이르러 이후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채 경기 직전까지 감량에 온 힘을 기울여야 했다.
23일 밤 경기도 포천 광릉수목원에서 동생, 조카와 함께 운동을 하기도 한 최요삼은 컨디션은 회복했지만 밤에 한 숨도 잠을 이루지 못한 채 계체량과 조인식 장소인 프레스센터로 향했다.
하지만 경기 당일 메디컬테스트에선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한국권투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인정료(150만원)를 받고 경기를 승인하면서도 진단서 등은 요구하지 않았고, 메디컬테스트는 경기 직전에야 현장에 나와있던 순천향대학병원 의사 A씨에 의해 이뤄졌다.
메디컬테스트라고 해도 개안(開眼) 검사를 하고 혈액.맥박을 측정했을 뿐이었고 결과는 `정상'으로 나왔다.
순천향병원측은 "규정대로 감기는 걸리지 않았는지 컨디션은 정상인지 물어보고 혈압.맥박을 쟀다"고 말했다.
권투위 관계자는 "경기 규칙상 메디컬테스트는 '경기 전'까지만 하면 된다"며 "현행 메디컬테스트가 형식적이라는 점이 이번 일로 확인된 만큼 향후 논의를 거쳐 의무위원회를 신설하고 경기 승인 전 대학병원에서 진단서를 받아오도록 규정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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