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의식불명 최요삼, “반드시 일어난다”

입력 2007.12.28 (09:56)

수정 2007.12.28 (11:19)

<앵커 멘트>

지난 크리스마스에 경기 직후 쓰러진 복싱 최요삼 선수가 나흘째 혼수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최영은 기자! 손발도 다시 따뜻해지고 맥박도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하던데요, 현재 어떤 상탠가요?

타이틀을 지키고 쓰러져서 더욱 안타까운데요, 최요삼 선수의 복싱에 대한 애정은 열정을 넘어 사명감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리포트>

최 선수는 지난 1999년에 세계 챔피언이 됐지만 제대로 된 지원 한 번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복싱을 중흥 시키겠다는 사명감 때문에 34살의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링에 올랐는데요, 끝까지 챔피언 자리를 지키고 쓰러진 최 선수의 병실에는 쾌유를 비는 애타는 발길이 줄을 이었습니다.

경기도중 뇌출혈로 쓰러진 최요삼 선수, 벌써 나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경호 (최 선수 동생): “쓰러졌을 때... 아닐거야. 그런데 갈수록 혀가 꼬이고 말을 못하고 하는 것이... 이거 정말 자기 피가 안 섞인 사람은 그 심정을 모를 거예요.”

애타는 가족들과 팬, 복싱계 관계자들은 병실 앞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사고 뒤 병원으로 옮겨진 최 선수는 두 시간여에 걸쳐 뇌수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왼쪽 뇌에 부종이 가라앉지 않아 나흘째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형기 (순천향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뇌가 지금처럼 계속 붓게 되면 거의 뇌사 상태로...”

최 선수의 소속사 대표이자 친 동생인 최경호씨는 늘 최선수와 함께 해 왔기에 이번 사고에 대한 충격이 더욱 커보였습니다.

<인터뷰> 최경호 (최 선수 동생): “다시 형이 이긴 걸 볼 수 있다면 같이 살아서 제 옆에서 같이 봤으면 좋겠어요. 사랑해요. 사랑하고... 같이 살아서 사랑한다는 말을 제일 많이 못했는데 사랑해요.”

최 선수는 지난 9월 WBO 인터콘티넨탈 플라이급 챔피언을 따낸 뒤 석 달 만인 지난 25일에 도전자인 인도네시아 선수를 맞아 첫 방어전을 치뤘습니다.

당시 경기 모습인데요, 시종일관 공격에 나서며 불타는 의지를 보였던 최 선수는 11라운드까지 세 차례나 슬립다운을 뺐어냈습니다. 12라운드만 버티면 타이틀 방어가 확정적인 상태, 하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종료 10여초를 남겨두고 불의의 일격을 맞고 쓰러졌습니다. 꼭 KO승을 거두겠다며 자신했기 때문인지 한참 점수에서앞서가고 있었지만 최선수는 끝까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김승관 (최 선수 매니저) : “꼭 KO만 시켜야 이기는 게임이 아니잖아요. 판정에서 이기는 거나... 이미 이긴 게임인데, 욕심이 많아요. 상대방을 꼭 KO로 이기려는 욕심...“

쓰러진지 5초 만에 일어나 심판전원일치로 판정승을 거뒀지만 곧 바로 실신해 아직까지 의식이 없는 상태입니다. 다행히 손발이 따뜻해지고 맥박도 정상으로 돌아와가족들의 표정은 조금은 밝아졌습니다. 가족과 관계자들은 최 선수가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깨어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승관 (최 선수 매니저) : “주치의한테 듣지는 못했지만 반드시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깨어날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최 선수가 소속돼 있는 서울 모진동의 한 복싱체육관입니다. 사고 소식에 함께 운동했던 선수들 역시 충격에 휩싸여 있었는데요, 34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최 선수의 복싱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인터뷰> 장병인 (체육관 부관장) : “최요삼 선수 같은 경우는 진짜 복싱을 사랑하고 진짜 열정적으로 하는 선수에요. 그리고 모든 우리 운동하는 후배들도 마찬가지지만 최요삼 선수를 참 본받으려고 많이 하고... 복싱에 대해서 그만한 열정을 가진 사람은 없어요.“

최 선수는 침체돼 있는 복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고 하는데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복싱이 외면당하고 열악한 환경 때문에 K-1으로 등을 돌리는 선수들이 많아지는 현실을 무척이나 안타까워 했다고 합니다. 이번 경기 역시 침체된 복싱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 하나로 불과 3백만원의 대전료를 받으면서도 최선을 다했습니다.

<인터뷰> 장병인 (체육관 부관장) : “뭐 일부 선수들은 이제 복싱이 프로복싱이 어렵다고 해서 K-1 이나 그런 쪽으로 많이 가는데 최요삼 선수는... 자기 나름대로 복싱을 살리고자하고 다시 붐을 일으키겠다고 해서 이번 시합하고 다음에 미국 시합해서 계속...그 시합을 마지막으로 하려고 했죠“

6남매 가운데 다섯째인 최요삼은 대전료 등을 모아 어머니에게 아파트를 장만해줬을 정도로 소문난 효자였습니다. 쇼핑유통회사에 다니며 권투를 하지 않고 월급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복싱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권투장갑을 다시 꼈습니다.

<인터뷰> 김중천 (체육관 관원) : “뭐 다른 것은 필요 없고, 빨리 쾌유해서 전처럼 같이 열심히 운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관원들의 바람이고...“

이번 사고를 계기로,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복싱 선수들의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다시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1982년 라스베가스에서 스러진 고 김득구 선수처럼 심한 경우 숨지기도 하고, ‘전설의 복서’ 알리처럼 지속적인 뇌 손상이 기억력을 떨어뜨리고 손을 떨게 하는 파킨슨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한국 권투 위원회는 경기안전에 힘을 쏟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복싱경기를 하면서 안전에만 전적으로 매달리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한보영 (한국권투위원회 부회장) : “그러니까 선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만 위주로 할 것이냐, 안전문제만 전전긍긍 할 것이냐 그 갈등을 느끼는 것처럼 그런 양극성이 좀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안전이 제일입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어떠한 의미에서 그건 상당히 현실적인 말이 아니지 않나...“

시민들은 앞으로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최 선수의 쾌유를 빌었습니다.

<인터뷰> 송진영 (시민) : “진짜 빨리 괜찮아졌으면 좋겠고, 빨리 회복돼서 좋은 소식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신의주 (시민) : “7전 8기가 있으니까 여하튼 한번 성공한 모습을 보고 싶고, 빨리 일어나서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스포츠에는 위험이 따릅니다. 더욱이 격렬한 주먹다짐이 오가는 복싱경기는 항상 부상의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데요, 최요삼 선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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