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스프링캠프 ‘칼바람이 최대 난적’

입력 2008.02.14 (16:10)

5년 만에 재개된 프로야구단의 제주도 스프링캠프에서 최대 난적은 삼다도(三多島)의 무서운 칼바람이었다.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가 주도하는 제8구단이 14일 2003년 한화에 이어 5년 만에 제주도에서 전지 훈련을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거센 칼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바람은 세찼고 체감온도는 영하의 강추위 못지 않았다.
이광환 감독도 "어제는 따뜻했는데 오늘 유독 바람이 분다"며 안타까워했고 어떤 선수는 "(경기도)원당구장보다 더 추운 것 같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2005년 11월 준공된 서귀포 야구장에서 프로팀이 스프링캠프를 차리기는 이번이 처음. 그래서 신생구단의 이번 시도는 여러모로 주목을 받는다. 이전까지 프로팀의 마무리 훈련과 전지훈련은 주로 제주시 오라구장에서 이뤄졌었다.
서귀포 야구장은 홈플레이트에서 가운데 펜스까지 123m, 좌우펜스는 각각 100m에 이르는 메인 구장과 이보다 규격이 약간 작은 리틀 야구장, 내야 수비와 주루 플레이를 위한 인조보조구장 등 운동장 세 면으로 이뤄졌다.
해외에서 겨울을 나는 각 구단이 운동장 세 면 이상을 쓸 수 있는 구장을 캠프지로 물색하는 점에 비춰보면 서귀포야구장은 조명탑이 없어 야간 훈련을 치를 수 없는 점을 빼고 모든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1982년부터 서귀포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이광환 감독은 제주도 한 가운데 버틴 한라산을 기준으로 북쪽의 제주시와 남쪽의 서귀포시는 날씨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주시가 비, 바람이 심해 종잡을 수 없는 제주 특유의 날씨를 보인다면 서귀포는 한라산을 넘은 바람이 고온 건조해지는 푄 현상 덕분에 제주시보다 기온도 높고 바람만 거세게 불지 않는다면 1년 내내 야구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는 것.
게다가 야구장은 한라산 기슭 해발 200m 고지에 위치해 제주 앞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탁 트인 전망이 매력적인데다 인근에는 마라톤 코스가 조성돼 크로스컨트리로 하체를 단련할 수도 있고 웨이트트레이닝장도 있어 훈련하는 데 부족함은 없다.
그러나 바람이 불 때는 서귀포 역시 제주시 사정과 똑같아 3월1일까지 이 곳에서 머물 선수단은 추위에 대한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불구, 이 곳에는 탐라대학교와 호원대 야구부가 전훈 캠프를 꾸렸다. 신생구단은 양팀과 스케줄을 조정, 그나마 바람이 덜 부는 오전부터 오후 2시까지 구장을 쓰기로 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