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신기록 비결 ‘50일 집중 훈련’

입력 2008.04.1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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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19.단국대)이 '50일 집중훈련'의 효과를 다시 봤다.
박태환은 18일 울산 문수실내수영장에서 열린 자유형 400m에서 3분43초59로 터치패드를 찍어 자신이 갖고 있던 아시아신기록을 1년여만에 0.71초 줄였다.
기존 아시아기록은 작년 3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제12회 세계선수권대회때 박태환이 세운 3분44초30으로 우승과 함께 한국 수영의 역사를 다시 쓰게 했다.
기록경신은 한 달 이상 훈련을 쉬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50일 동안 집중 훈련을 한 결과였다.
박태환은 아시안게임 직후 태릉선수촌을 나오며 스피도와 후원계약을 했고, 박석기 전 경영대표 감독이 이끄는 전담팀과 함께 괌과 호주에서 50일간 맹훈련에 들어갔다.
컨디션이 '0'에 가까운 상태에서 훈련에만 매진했고, 우상이었던 그랜트 해켓(호주) 등 세계 강자를 모두 물리치고 기어코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박석기 감독과 결별하고 태릉선수촌 재입촌을 결정하며 옛 스승 노민상 경영대표팀 감독 밑으로 들어갔지만 몸 상태는 최악이었다. 지난 2월 고교 졸업식과 대학 입학식, 스피도 새 수영복 런칭 행사, 대통령 취임식 등 각종 행사에 불려다니며 운동을 게을리한 탓이었다.
1년 전만 해도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박태환의 메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염려가 이곳저곳에서 나왔다.
박태환은 2월26일부터 말레이시아에 전지훈련을 떠난 대표팀에 합류했고 이 때부터 지옥훈련이 시작됐다.
노민상 감독은 면담을 통해 박태환의 정신력부터 다잡았고, 평소 하고 다니던 귀걸이를 빼고 훈련에만 전념했다.
아시아신기록을 세우기까지 정확히 52일이 지났는데 휴식은 전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지훈련에서 돌아온 뒤에도 곧바로 태릉선수촌에 들어갔고 주말 외박을 딱 한 번만 나갔을 정도로 박태환의 일상은 오로지 훈련이었다.
초반에는 힘들었지만 컨디션을 찾은 뒤 훈련에는 가속도가 붙었고 성과도 차츰 나타났다.
노민상 감독은 "태환이가 다시 돌아왔을 때는 도하아시안게임 때보다 기록이 많이 떨어졌다. 이를 체육과학연구원과 협력해 끌어올렸고 불과 2주전 훈련 때 자기 페이스를 잡기 시작했다. 사실 그때 이번 대회에서 기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감지했다"고 말했다.
맹훈련으로 기록을 단축한 박태환은 자신감도 다시 되찾았다.
지난달 제주 한라배수영대회 자유형 200m에서 기록 단축에 실패한 뒤 "제 기사 좀 잘 써달라"고 취재진에게 부탁할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박태환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환한 얼굴로 "앞으로 좋은 성적을 내 기자회견도 자주 했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제 베이징올림픽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112일.
집중훈련으로 기록 단축에 성공하고 자신감도 찾은 박태환이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은 훈련 뿐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깨달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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