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 도착한 야구대표팀 주포 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이 "베이징올림픽에서 목표는 금메달"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10일 대표팀과 함께 오후 3시께 서우두공항 청사에 들어선 이승엽은 "좋은 결과를 위해 동료, 선후배가 뭉친 만큼 돌아가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마지막에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중국에서 야구하기는 처음"이라는 이승엽은 "기온과 습도가 높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상대팀도 똑같이 느낄 것이기에 환경은 신경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는 우승이다. 우리 전력이 강한지 약한지 장담할 수 없으나 예선 7경기와 준결승, 결승까지 총 9경기를 모두 이기고 싶다. 13일 미국과 첫 경기가 무척 중요한데 준비를 많이 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에서 시즌 초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뒤 지난달 하순 100여일 만에 1군에 올라온 이승엽은 "컨디션은 좋은 편이다. 감각도 이상이 없고 동료와 호흡을 맞추는 데도 전혀 문제 없다"며 팬들에게 믿음을 줬다.
미국, 일본, 쿠바 등이 금메달을 다툴 경쟁국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승엽은 "한국에서 라이벌팀 경기가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봤다. 오늘 선수촌에 들어가면 더욱 열심히 공부를 해야겠다. 일단 약팀은 없는 것 같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오전 '마린보이' 박태환(19.단국대)이 남자 수영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딴 소식까지 알고 있던 그는 "올림픽 야구에서 대표팀의 가장 좋은 성적이 동메달인데 경기 당일 컨디션을 최대한 끌어 올려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며 힘줘 말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나 뿐 아니라 선수단 모두가 한국에서 연습할 때와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마음 가짐이 서로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 오후부터 우커송 구장에서 간단하게 훈련을 한다. 준비를 잘 해 13일 미국과 첫 경기를 꼭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9일 간 합숙 기간 선수들이 한국 특유의 형-동생 문화로 화기애애하게 분위기를 조성하고 조직력을 탄탄하게 가다듬은 것에 만족한다. 이젠 대표팀이 하나로 뭉쳐서 팬 성원에 보답하는 길만 남았다"고 말했다.
올림픽 본선 경기는 단판 승부이므로 정규 시즌과 달리 꼭 잡을 수 있는 경기에 투수를 몽땅 투입할 수 있도록 마운드를 운용하겠다고 밝힌 김 감독은 "미국과 경기에서 우리 기량만 발휘한다면 충분히 승산 있다고 본다. 투수들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기에 잘 막아준다면 우리 타자들이 잘 때려줄 것"이라며 특히 타선에 강한 신뢰를 보냈다.
대표팀 왼손 선발투수 류현진(21.한화)은 "도착하고 보니 날씨가 무척 덥다. 하지만 대표팀 분위기가 괜찮아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며 "사흘간 날씨에 적응을 잘해 본선 경기를 대비하겠다"고 말했다.